지난 9월 10일, 총학생회장이 7일간의 노숙 단식을 해제했다. 이러한 총학생회의 행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지지도 물론 존재하나,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이기도 하며, 과연 학생이 목숨을 걸고 투쟁을 할 만큼의 일이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 의문에 대해 답하기 이전에, 우선 현재 총장선출방식에 대해서 고찰이 필요할 듯하다.

  현재의 총장 선출은 총장후보자선출위원 회의에서 최종 후보자의 순위를 정한 다음, 이사회의 최종결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사회의 결정은 정해진 순위와 무관하며, 이사회의 결정을 견제할 수단 역시 없다. 또한, 총장후보자선출위원회에는 학생이 단 3명만 포함되어 있어, 학생 대다수 의견을 전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국, 지금의 방식으로는 학생들의 의견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총장이 선출될 수밖에 없다. 학교는 학습의 공간인 동시에 학생들의 생활공간이고, 따라서 학생들이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면 학생들의 삶의 질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현재의 총장선출방식은 확실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그렇다면 총학생회가 현재 총장선출방식의 대안으로 요구하는 총장직선제는 과연 학생에게 어떤 의미인가. 투표권은 피선거인에게 경고, 또는 견제의 의미다. 투표권을 가진 이들이 여론을 가장 직접 나타낼 수 있는 수단이 바로 투표다. 따라서 총장직선제를 통해 학생들이 직접 총장 선출에 개입할 수 있는 것은 곧 학생들의 의견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학생들의 존재감을 총장후보자에게 알리는 것이다. 결국, 구조적인 견제수단이 항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학생들이 요구할 수 있는 것, 혹은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의 범위가 넓어지게 된다.

  다만, 아직 남아있는 의문은 그러한 총장직선제를 끌어내기 위해서 학생이 목숨을 걸고 노숙, 단식까지 할 일이었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 질문에 대해서, 그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을 따지기보다는 ‘불가피했다’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올해 초부터 총학생회 측에서는 ‘이만총총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지만, 학교 측과의 대화에 있어 큰 진전이 없었다. 올해 12월에 당장 총장선거가 있기에, 이런 상황에서는 하루빨리 대화를 끌어내는 것 자체가 급선무였을 것이다. ‘대화의 시작’이라는 결과를 도출해냈다는 것만으로도 그 행보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시작이고,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그러나 이 시작이 긍정적인 나비 효과를 일으켜, 학교에 2만 학우의 실질적 존재감을 펼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김혜지(문과대 영문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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