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 포인터! 전현우!” 화정체육관에서 농구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고려대 대학농구 기획팀 ‘어흥’(팀장=조은비) 배현호(문과대 영문14)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린다. 본부석에서 마이크를 쥐고 관중에게 경기 상황을 안내하는 배현호 씨는 화정체육관의 장내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다.

 

  음악으로 선수들 사기 드높이는 아나운서

  학생 13명으로 구성된 ‘어흥’은 고려대 농구부의 프론트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시합 전엔 SNS를 통해 경기를 홍보하고 경기가 있는 날에는 관중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홈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사운드, 스크린 운영부터 관중 관리, 이벤트 진행까지 전반을 담당하고 있어요.” 배현호 아나운서는 각종 홍보멘트와 선수소개를 비롯해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득점, 파울, 심판진 의논상황에 대한 아나운싱을 책임지고 있다. “다른 대학에선 근로장학생을 고용해 경기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고려대는 ‘어흥’ 아나운서가 직접 진행해요. 더 자유롭게 아나운싱을 할 수 있는 만큼 잘 하고 싶다는 욕심이 나기도 하죠.”

  배현호 아나운서는 원래부터 농구에 관심이 많았다. 진로 역시 스포츠 관련 분야로 생각하고 있었다. 때문에 본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농구경기를 찾아다니며 관련해 할 수 있는 일을 알아보게 됐다. 그러던 중 ‘어흥’을 알게 됐고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와 입단 면접을 봤다. “휴가를 나와 면접을 볼 정도로 하고 싶었어요. 아나운서 면접을 본 건 홈경기를 볼 때마다 저만의 아나운싱 색깔을 입혀보고 싶어서였죠.”

  활동을 시작하고는 자신의 아나운싱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그 결과로 배현호 아나운서는 음향팀과 협업해 고려대가 공격할 때만 신나는 음악을 트는 응원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 선수들 사기가 올라갈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프로농구처럼 경기 중 음악을 트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죠.” 더불어 멘트를 통해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고 분위기를 띄우려 노력한다. “실제로 고려대 선수가 득점했을 때만 선수 이름과 득점 정보를 말하고, 원정팀이 득점했을 때는 별도의 언급 없이 ‘고려대학교! 공격!’이라는 멘트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해요.”

 

  “승패와 관계없이 선수들에게 박수를”

  지금은 탁월한 장내 아나운서지만, 처음부터 잘했던 건 아니었다. “처음 경기에서 아나운서를 맡게 됐을 때 너무 긴장한 나머지 선수 소개에서 말문이 막혔어요. ‘넘버 투웨니쓰리 박준영’과 ‘이십삼번 박준영’ 중 고민을 하다가 얼버무린 적이 있었죠.” 그 경기에서 박준영 선수가 득점했을 때 ‘박정현 선수’로 잘못 멘트를 했던 기억도 있다. “나중에 어흥과 농구부 선수들이 다 같이 식사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때 사과했죠. 박준영 선수가 괜찮다며 고맙다고 말해줬던 기억이 있네요. 하하”

  배현호 아나운서는 고연전을 직접 운영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어흥’의 일원으로서 홍보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고연전은 그야말로 축제잖아요. 더 많은 학생들이 축제를 잘 즐기도록 해야죠.” 배 아나운서는 고연전 승패와 관계없이 선수들을 응원한다. “어흥 활동을 하면서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알게 됐어요, 승리할 거라고 믿지만 승패를 떠나서 선수들의 노력에 대해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다치지 않고 준비한 모든 것을 후회 없이 다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부담 없이 잘 놀고 오길 바라요!”

 

글·사진│권병유 기자 uni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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