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동국 트레이너가 선수의 무릎에 얼음봉지를 고정하고 있다.

  고연전에서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주인공은 단연코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다. 선수들은 정기 고연전이 시작되기 전까지 수많은 연습과 대회를 치르며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다. 하지만 그 과정은 크고 작은 상처와 부상을 만들기도 한다. 이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있다. 바로 건강을 책임지는 트레이너다. 본교 체육위원회 소속의 트레이너 3명은 선수들의 부상을 예방하고 사후 관리에 힘쓰고 있다. 고연전을 앞두고 선수들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트레이너들을 따라가 봤다.

 

  시합 전에도 부상 예방·관리에 철저히

  “여기로 와서 앉아봐. (발목을 짚으며) 여기 괜찮아? 조금 나아진 것 같아?” 9월 4일 오후 체육위원회 연수관 2층은 트레이너들을 찾아오는 선수들로 북적거렸다. 이날 오후에 열리는 고려대 축구부와 경기국제사이버대의 U리그 11라운드 경기 때문이다. 트레이너 황상욱(남·28) 씨는 경기 전 선수들의 부상 부위에 테이핑을 하고 있었다. “한번 부상을 당하면 같은 부위에 또 부상을 당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발목 부상이 있는 선수들에게는 테이핑을 해주죠. 그 테이핑이 발목을 더 확실하게 잡아줍니다.”

  트레이너 이진용(남·32) 씨는 경기에 출전하는 이건호(사범대 체교17, GK) 선수의 발바닥에 적당한 크기로 스펀지를 잘라 붙이고 있었다. “점프를 많이 하는 골키퍼 포지션의 특성상 발바닥을 평평하게 맞추고 착지할 때의 충격은 완화시키기 위한 조치입니다.” 트레이너들은 각 선수들의 상황을 세심히 파악해 개인 별로 적합한 조치를 취해준다. 이진용 트레이너는 허리 쪽을 테이핑하면 더 자유로운 퍼포먼스가 나온다며 선수의 허리에 몇 겹의 테이프를 붙였다. 경기 전에 부상을 예방하고 선수들이 더 좋은 플레이를 하도록 고민하는 트레이너들의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경기장 밖에서 같이 뛰는 트레이너

  오후 3시 녹지운동장 한쪽 천막에서는 작전 회의를 하고 경기 준비를 하는 선수들 사이로 트레이너 우동국(남·33) 씨가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아이스박스만큼 큰 응급처치함에는 붕대, 테이프 등 많은 물품이 들어 있다. 축구 경기 중에는 다른 종목에 비해 부상이 적게 발생하는 편이지만, 발목 부상이 빈번해 에어파스도 마련돼 있었다. 황상욱 트레이너는 “시합 중 부상이 발생하면 병원을 보내야 할지 말지 순간적으로 판단한다”며 “심하면 병원을 보내지만 그렇지 않으면 직접 치료를 하기 위해 응급처치함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반전 45분이 큰 부상 없이 마무리되고, 쉬는 시간이 시작되자 선수들이 천막 밑에 마련된 의자로 돌아와 하나둘씩 앉았다. 우동국 트레이너는 휴식을 취하는 선수들 사이를 이리저리 다니며 선수들의 부상 상황을 기억하고 그에 맞는 처치를 해줬다. 아이스박스에 들어있는 얼음을 퍼내 비닐봉지에 담은 뒤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 선수의 발을 넣어 비닐봉지를 단단히 고정시켰다. “이 선수는 발바닥이 안 좋은데 피부 온도가 올라갈수록 피로도가 높아져서 얼음물로 발바닥을 식혀주고 있어요.” 부상이 있던 선수들은 후반전에 더 자유롭게 활약할 수 있도록 테이핑을 해줬다. “이 친구는 원래 무릎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부상이 악화될 우려가 있어요. 더 심해지면 안 되니까 부상 부위를 단단히 잡아주기 위해 테이핑을 해줍니다.”

  이날 고려대는 경기국제사이버대를 상대로 8대 1 대승을 거뒀다. 종료 휘슬이 울리고 선수들과 트레이너, 코치, 감독까지 운동장 한 쪽에 한데 모였다. 우동국 트레이너는 마지막까지 선수들의 몸 상태를 체크했다. 90분 경기를 뛴 후 지쳐 잔디밭에 앉아있는 선수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무릎, 발목 등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테이핑을 반복했다. 얼음이 한가득 담긴 비닐봉지에서 공기를 빼내 단단하게 만든 뒤 안은산(사범대 체교 15, MF) 선수 무릎에 얼음 봉지를 고정해줬다.

  시합이 끝나고도 컨디션과 부상 관리는 계속된다. “트레이너들은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을 위해 도와줍니다. 선수들의 몸 상태를 살피고 근육 이완을 위한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좋은 경기를 펼친 선수들은 시합이 끝난 후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한다. 황상욱 트레이너는 선수들이 고마움을 표현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선수들이 제 치료 덕분에 경기를 잘 끝냈다며 고맙다고 말해줄 때가 가장 뿌듯하죠. 아이들을 위해서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느낍니다.”

 

글·사진│곽민경 기자 zu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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