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연세대 양교 선수들은 모든 것을 걸고 고연전 경기에 임한다. 덕분에 치열한 승부 속 멋진 경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승리를 위해 선수들이 투지를 발휘하는 과정에서 안타까운 부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로 고려대는 대부분의 종목에서 주전선수 일부가 부상당하며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운동 종목별 부상의 종류

  고연전 5개 종목 중 가장 부상빈도가 높은 종목은 럭비다. 고려대 럭비부는 올해 최문혁(사범대 체교15, 플랭커)과 이승훈(사범대 체교16, 아웃사이드센터), 김창대(사범대 체교17, 아웃사이드센터)가 부상당하며 대통령기전국종별럭비선수권대회 출전을 고사해야 했다. 럭비는 종목 특성상 선수들끼리 부딪히는 등 과격한 플레이가 경기 내내 지속된다. 때문에 기본적인 타박상이 늘 선수들을 따라다닌다. 상체 충돌이 많다 보니 쇄골 부상도 자주 일어난다. 달리고 넘어지고 부딪히는 동작이 많아 발목의 인대가 손상되는 발목 염좌와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부분 근육과 힘줄) 파열도 잦다.

  아이스하키도 선수들 간의 충돌이 잦아 럭비 못지않게 부상위험이 큰 종목이다. 아이스하키에서 가장 자주 일어나는 부상은 인대의 한 종류인 회전근개 부상이다. 어깨에 힘을 주고 스틱을 휘두를 때 어깨에 타격이 가기 때문에 회전근개가 손상되기 쉽다. 회전근개가 손상될 경우 만성적인 통증이 유발돼 경기력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격한 충돌과 무릎의 뒤틀림도 잦기 때문에 허벅지와 종아리 사이에 위치한 내반 반월상 연골의 손상도 자주 발생한다.

  야구의 경우 포지션별로 부상 양상이 다르다. 타자는 타석에서 스윙 동작을 반복할 때 손목에 높은 하중이 가해져 손목 관절이 자주 손상되고, 투수가 던진 공에 맞아 신체 부위 곳곳에 항상 멍을 달고 산다. 자칫 투수가 던진 직구에 손가락과 같은 약한 부위가 맞을 경우엔 골절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잦다.

  투수는 공을 던지는 동작을 반복하므로 어깨충돌증후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어깨충돌증후군이란 힘줄, 어깨근육, 뼈가 부딪혀 통증을 유발하는 부상이다. 더불어 싱커(sinker), 스플리터(splitter)와 같은 변화구를 자주 던지는 투수의 경우 팔꿈치와 손목에 무리가 가 항상 부상위험에 처해 있다. 포수의 경우 10kg에 육박하는 보호장비를 찬 채로 앉고 서는 동작을 반복하기 때문에 무릎관절에 큰 무리가 간다. 무릎 슬개골 옆에 있는 인대에 염증이 생기는 무릎 슬개건염을 앓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고려대 주전포수 장태웅(사범대 체교15, 포수)도 심각한 무릎부상으로 현재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급성손상 부상엔 응급처치 빨라야

  종목과 부상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부상은 응급처치가 가장 중요하다. 빠른 응급처치가 재활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호(국제스포츠학부 스포츠과학전공) 교수는 “스포츠 경기 현장에서 발생하는 급성손상은 응급처치에 따라 치료가 필요한 수준과 재활 효과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급성손상 부상을 응급처치하기 위해선 ‘PRICE 원칙’을 지켜야 한다. PRICE 원칙은 보호(Protection), 휴식(Rest), 얼음(Ice), 압축(Compression), 고도(Elevation) 5가지 항목을 부상 발생 후 24~72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차가운 ‘얼음’은 부상 부위의 신진대사 속도를 줄임으로써 세포 괴사 위험을 줄이기에 아주 중요하다. 손상된 부위에 압박을 가해 팽창하는 신체의 양을 최소화하는 ‘압축’, 부상 부위를 높은 곳에 있게 함으로써 중력이 부상 부위의 유체를 배출하도록 하는 ‘고도’의 단계도 통증 감소와 빠른 회복에 필수적이다. 김상호 교수는 “부상 시 빠른 응급처치도 중요하지만 부상 이전에 부상을 예방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워밍업이라고 불리는 예열 단계와 충분한 휴식, 반복적인 마사지, 충분한 영양 섭취 등 여러 방법을 통해 부상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권병유 기자 uniform@
일러스트│주재민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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