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4 16:41 (수)
“이번 고연전은 영상도 신나게 이기겠습니다!”
“이번 고연전은 영상도 신나게 이기겠습니다!”
  • 김인철 기자
  • 승인 2018.10.01 2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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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BS ‘대연영상’ 제작현장 스케치
▲ KUBS 부원들은 재치있는 연기력으로 대연영상 더빙을 한다.

 

  고연전마다 전광판에 상영되는 영상은 본격적인 경기에 앞서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한다. 전광판 영상은 일명 ‘대연영상’으로 불리며 익살스러운 자막과 재치 있는 편집으로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하고 승리의 자신감을 표출한다. 어느덧 고연전을 즐기는 하나의 콘텐츠로 자리 잡은 대연영상, 올해는 어떤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까. 고려대 교육방송국 KUBS 대연영상 팀은 뮤직비디오, 광고 등 다양한 소재들을 바탕으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대연영상을 약속했다.

 

  웃음을 위한 사투…소수자 배려도 잊지 않아

  “제작 기간엔 TV도 마음 편히 못 보죠. 대연영상에 쓰일 수 있을지를 항상 고민합니다. 온 머릿속이 대연영상으로 가득하다니까요.” 지난 8월, 여름방학임에도 홍보관 2층 KUBS 제작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대연영상 기획에 몰두하는 KUBS 부원들로 북적였다. 고연전이 두 달여 남은 시기지만, 좋은 결과물을 위해 개강 전부터 대연영상 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선 것이다. 고은비 대연영상 팀장은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였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연영상은 저희가 최고입니다. 연세대 영상에 절대로 지지 않을 거예요!”

  재밌는 대연영상의 첫걸음은 소재 선정이다. 얼핏 보기엔 유치하고 사소한 소재라도 놓치지 않는다. 서울에서 먼 연세대 송도캠퍼스를 짓궂게 표현하거나 “고려대로 재수하라”는 식으로 신경전을 벌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오대빵’은 2014년 역사적인 전승 이후 본교만의 전유물이었지만, 작년의 참패로 다시는 쓸 수 없는 카드가 됐다. 하지만 선후배의 정을 상징하는 밥약 문화, 열정이 가득한 응원가 등 고려대만의 강점으로 그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웃음’을 과도하게 넘어선 비난, 혐오가 들어가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 쓴다. 고은비 팀장은 “불편한 재미는 지양한다”며 재미와 더불어 소수자 인권을 고려한 제작 기조를 강조했다. “인권감수성을 담아 비하 여지가 있는 표현은 자제하고 있어요. 대연영상 제작의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충분한 회의를 걸쳐 최종본을 추려내고 있습니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대연영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소재 찾기가 끝나면, 이에 어울리는 영상소스를 유튜브, 페이스북에서 찾고 자막과 녹음본을 입혀 각색한다. 고려대는 빨간색, 연세대는 파란색 바탕의 자막이 화면 하단을 채운다. 빨간색 자막엔 고려대의 자신감이 넘치는 반면, 파란색 자막은 허무맹랑한 이야기와 연세대 학생들의 ‘자조’를 슬며시 넣어 웃음 포인트를 더한다. ‘웃겨야 산다’는 사명감으로 머리를 짜내지만, 마냥 쉽지만은 않다. KUBS 영상부로 활동 중인 김혜수(사범대 지교18) 씨는 유머러스한 자막을 고안하느라 종일 미간을 찌푸렸다. “영상을 찾고 재치 있는 자막을 입히는 작업이 정말 어려워요. 하지만 많은 분이 제 영상을 보고 좋아할 생각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긴 연습의 반복, “재밌게 봐주세요!”

  자막으로만 표현하기 힘든 영상은 KUBS 부원들이 직접 녹음한 목소리와 함께 재탄생한다. 연기력과 톤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순간이다. KUBS를 대표하는 아나운서 부원들이 최우선으로 꼽히지만, 영상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소유했다면 누구나 성우로 참여해 힘을 보탠다.

  문제는 연기력이다. 성우로 뽑혔다면 어설픈 연기를 극복하기 위해 부끄러움은 잠시 접어둬야 한다. 목소리를 높인 채 고된 연기 연습의 과정이 반복된다. 중후한 목소리를 가진 덕에 여러 캐릭터를 맡은 박태웅(미디어18) 씨도 영상에 입모양을 맞추며 연신 자신의 대사를 되뇌었다. “같은 공간에서 연습할 때면 부끄럽기도 하죠. 하지만 그것도 하나의 추억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서로의 목소리를 피드백해주면 더욱 실감 나는 대연영상을 만들 수 있어요.”

  올해도 KUBS 대연영상은 유명 영화·애니메이션 패러디, 광고 각색 등의 다양한 영상으로 고연전을 맞이할 준비를 끝마쳤다. 방학부터 시간을 쏟은 부원들은 경기장 전광판에 자신의 영상이 틀어지는 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교우인 아버지와 어렸을 적부터 고연전에 참여했다는 홍예표(문과대 중문18) 씨도 설레는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이전에 보고 웃으며 즐겼던 대연영상을 막상 제작해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고려대만의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는 영상을 영화 예고편에 녹여냈으니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글│김인철 기자 charlie@

사진│조은비 기자 juli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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