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 우승부터 대학농구 U-리그 1위까지 고려대는 올해도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두 대회에서 19연승을 기록한 고려대에 ‘패배’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올해 연세대와의 비정기전에서 2전 2승을 기록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는 고려대 농구부는 5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작년의 패배를 만회할 예정이다.

 

  경기 조율의 핵심, 가드진

  가드진에서는 고려대의 장태빈(사범대 체교15, G), 김진영(사범대 체교17, G)과 연세대의 김무성(연세대16, G), 박지원(연세대17, G) 듀오의 대결 구도가 예상된다. 장태빈은 3학년까지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올해 출전 시간을 보장받으며 본인의 실력을 드러내고 있다. 경기 속도와 템포를 조절하는 포인트가드 장태빈은 팀 내에서 사령관 역할을 한다. 자신이 직접 득점을 하기보다 팀원들에게 기회를 주는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준다.

  김진영은 스피드와 탄력이 좋은 장신 가드다. 2학년인 김진영은 속도를 이용한 과감한 돌파로 적의 수비를 당황시키는데 능하다. 돌파뿐 아니라 외곽슛에도 강하다. 단점으로 꼽히는 웨이트만 보강한다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욱 폭발적인 기량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다. 농구전문지 ‘점프볼’ 김용호 기자는 “김진영은 장신 가드로서의 잠재력이 충분한 선수”라며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주목 받은 이후 기회를 부여받는 만큼 결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김진영과 정면으로 맞붙는 포지션에 박지원이 있다. 박지원은 현재 U-리그 어시스트 1위에 올라 경기를 주도하는 능력이 좋고 상당한 득점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고연전 출전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장태빈과 맞서는 포지션에 누가 출전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까지는 김무성과 이정현(연세대18, G) 모두 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꼽힌다. 김무성은 시즌 평균 10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평균 연령이 낮은 연세대에서 고참 가드로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해결사 역할을 한다.

  올해 있었던 MBC배 토너먼트 맞대결에는 김무성이 출전했고, 정규리그 맞대결에는 신입생 이정현이 출전했기에 고연전 당일 누가 선발 출전할지 확실치 않다. 이정현은 신입생이지만 팀 내 득점 2위와 어시스트 2위를 기록하며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가드진 싸움은 연세대가 조금 더 우위라는 평가가 많지만 차이가 크진 않기에 고연전 당일의 컨디션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대학리그 정상’ 팀간의 ‘트윈타워’ 대결

  고려대와 연세대 양 팀 모두 골밑을 지키는 ‘빅맨’ 2명이 있다. 골밑을 지키는 두 선수를 가리켜 ‘트윈타워’라 하는데, 고려대와 연세대는 트윈타워 구조가 명확한 팀이다. 박준영(사범대 체교15, F), 박정현(사범대 체교16, C)으로 구성된 고려대의 트윈타워는 명실상부 대학 최강이다. 둘은 작년 고연전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박준영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팀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준다. 다양한 공격루트를 가지고 있는 박준영은 포스트업과 공격 리바운드에 매우 강하다. 점프볼 김용호 기자는 “박준영은 현재 대학 무대에서 손에 꼽히는 기술과 공격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박정현은 현재 대학 농구 최고의 센터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정현은 204cm의 빅맨임에도 정확한 미들레인지 슛과 부드러운 포스트업을 보유하고 있다. 점프볼 임종호 기자는 박정현을 “골 밑 기술과 파워가 으뜸”이라며 “센터치고 슛 거리가 길어서 수비 입장에서 아주 까다로운 선수”라고 평했다.

  연세대의 한승희(연세대17, F)는 박준영과 같은 포지션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한승희는 박준영처럼 파워풀한 공격을 펼친다. 중거리 이상의 슛이 가능한 것도 둘의 공통점이다. 전체적인 플레이스타일이 비슷한 둘이지만 계속된 맞대결에선 박준영이 기록상, 플레이 내용상 앞서는 경우가 많았다. 김경원(연세대16, C)은 박정현과 함께 현 대학 농구의 탑 급 센터 목록에 이름을 올린다. 김경원의 신장은 198cm로 204cm인 박정현에 비해 작지만, 엄청난 윙스팬으로 그 차이를 커버한다. 김경원은 수비, 박정현은 공격이라는 확실한 강점이 있어 이 둘의 대결 구도는 경기 중에 더욱 두드러질 예정이다.

 

  경험으로 맞붙는 최고참 주장들

  가드와 트윈타워 대결도 중요하지만, 양 팀 주장들의 맞대결도 눈여겨 볼만하다. 고려대의 주장인 전현우(사범대 체교15, F)는 2018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변준형(동국대15, G)과 함께 가장 유력한 1순위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만큼 현 대학 농구에서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4학년으로서 팀을 이끌고 있다. 전현우의 장기는 3점슛이다. 점프볼 임종호 기자는 “전현우는 현재 대학 농구 최고의 슈터로 분위기 전환이 필요할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라며 “자주 발생하는 부상 관리에 주의한다면 제 기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주장 천재민(연세대15, F)도 4학년으로, 현재 연세대에서 최고참이다. 천재민은 동료 선수들과의 연계 플레이가 위협적이다. 하지만 스몰포워드 위치에 천재민이 출전할 것인지, 양재혁(연세대16, F)이 출전할 것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양재혁은 수비적이고 이타적인 플레이에 강점을 지닌 포워드다. 수비에 특화된 모습을 보여주며 팀에 안정감을 더한다.

 

  전문가들 “고려대 우세”

  두 팀의 특성을 요약하자면 ‘높이 vs 속도’다. 고려대는 박준영-박정현 트윈타워의 높이와 신체 능력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간다. 고려대는 식스맨도 하윤기(사범대 체교18, C), 이우석(사범대 체교18, G) 등 신체조건이 좋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반면 연세대는 박지원을 중심으로 한 가드진의 속도를 이용해 경기를 진행한다. 식스맨 이정현, 양재혁 역시 빠르고 간결한 돌파로 경기를 풀어나간다.

  전문가들은 양 팀의 특성을 고려하면 팽팽한 승부가 예상되지만, 전력 상 고려대가 우세하다고 평가했다. 김용호 기자도 고려대의 우세를 예상했다. 김용호 기자는 “고려대는 골 밑, 연세대는 가드진이 우세하다는 평이 많지만 고려대의 가드진도 연세대에 뒤지지 않는다”며 “고려대가 약간 우세에 있지만 전력차이가 크지 않아 결국 승부는 집중력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종호 기자도 고려대의 우세를 점쳤다. 임종호 기자는 “양 팀 전력엔 큰 차이가 없지만 고연전에서는 경험이 승부를 좌우할 것”이라며 “저학년 위주인 연세대보다 신·구조화가 잘 이뤄진 고려대가 우세를 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미들레인지 슛 – 3점슛 라인과 제한구역(골대 밑 반원 라인) 사이 공간에서 던지는 슛

*포스트업 – 상대 수비를 등지고 등을 맞댄 채 힘있게 골대를 향해 밀고 들어가는 방식의 공격

*윙스팬 – 양팔을 벌렸을 때의 손끝에서 끝의 길이

*식스맨 – 후보 선수 중 기량이 뛰어난 선수. 대체 투입 1순위 후보 선수를 가리킨다.

 

글 | 권병유 기자 uniform@

사진 | 고대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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