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4 16:41 (수)
그라운드를 장악하는 팀이 경기를 지배한다
그라운드를 장악하는 팀이 경기를 지배한다
  • 김인철 기자
  • 승인 2018.10.02 0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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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잔디에서 천연잔디로
▲ 올해 정기전 축구가 열릴 잠실주경기장. 작년 개최지인 목동주경기장과 달리 천연잔디 구장이다.

  “잔디 상태가 안 좋아 제대로 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축구감독들이 열약한 잔디 상태에서 경기를 마친 후 흔히 하는 인터뷰다. 축구 전술이 현대에 이르러 기술적이고 세밀해지면서 잔디의 중요성도 날로 커지고 있다. 이번 정기전 축구 경기에서도 잔디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개최지가 목동주경기장에서 잠실주경기장으로 바뀌면서 필드의 잔디가 인조잔디에서 천연잔디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인조잔디 VS 천연잔디

  인조잔디와 천연잔디는 공의 움직임에서 명확한 차이를 드러낸다. 잔디가 짧을수록 공과 잔디 사이 마찰력이 줄어 공은 더 빠르고 멀리 움직인다. 따라서 같은 힘으로 공을 차더라도 천연잔디보다 짧은 인조잔디에서 공이 잘 뻗어 나간다. 볼이 바운드되는 양상도 다르다. 인조잔디 주재료인 합성섬유는 살아있는 잔디에 비해 충격을 덜 흡수한다. 즉 인조잔디 필드에선 공이 튈 때 공에 남는 에너지가 많아지면서 볼 바운드가 상대적으로 높게 된다.

  양교 모두 인조잔디 구장에서 훈련하는 가운데, 이처럼 패스 거리, 볼 바운드 등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선 천연잔디에 맞춰 공의 움직임을 달리 예상해야만 한다. 한국스포츠잔디연구소 이재필(건국대 골프산업학과) 교수는 “천연잔디는 인조잔디보다 뻣뻣하게 서 있기 때문에 마찰력이 커 공이 덜 굴러간다”며 “충격흡수력도 천연잔디가 뛰어나 볼 바운드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잔디 변화로 이번 고연전은 작년보다 격렬한 경기가 될 전망이다. 인조잔디와 비교하면 천연잔디에서의 부상위험이 적어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치기 쉽기 때문이다. 인조잔디에선 태클 중 피부가 쓸려 화상을 입거나, 딱딱한 바닥으로 발목과 무릎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반면 미끄럽고 푹신한 천연잔디에선 과감한 태클에도 무리가 없어 적극적인 플레이를 수행할 수 있다.

  고려대에겐 천연잔디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보통 공이 굴러가는 속도가 느린 천연잔디는 힘이 좋고 느린 팀에, 공이 빠르게 굴러가는 인조잔디는 스피드와 패스 능력이 좋은 팀에 유리하다. 대학팀 중 몇 안 되게 패싱게임을 추구하는 고려대 역시 천연잔디보다는 인조잔디가 유리하다.

  반면 올해 힘과 개인기로 밀어붙이는 선 굵은 축구를 선보인 연세대는 고려대보다 천연잔디에서 장점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대학축구 전문가 ‘헤럴드경제’ 정종훈 기자는 “몇 년간의 정기전처럼 천연잔디가 고르지 못하면 볼이 불규칙적으로 튀면서 실수가 발생해 골로 연결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최근 흐름을 짚어보면 이정문(연세대17, CMF)을 중심으로 제공권이 좋은 연세대가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맞춤형 전략으로 철저히 대비 중

  천연잔디가 어느 팀에게 더 유리하느냐를 떠나, 양 팀이 모두 인조잔디에서 훈련했기 때문에 새로운 잔디 환경에서 제 기량을 발휘할지가 관건이다. 이재필 교수는 “인조잔디에서 훈련한 선수들은 천연잔디에서 실수할 확률이 높다”며 “고려대, 연세대 모두 천연잔디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고려대는 잠실경기장 천연잔디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이기 위해 맞춤 대비를 하고 있다. 천연잔디 환경에 맞춰 일부 선수들을 중심으로 원래 신던 축구화를 대신해 맞춤형 축구화를 신는다. 고려대는 인조잔디 구장인 녹지운동장에서 훈련할 때는 대부분 인조잔디용 축구화(AG)를 신는다. 하지만 몇몇 선수들은 AG보다 스터드(축구화 밑창에 징 모양으로 돌출된 부위)가 깊어 천연잔디에서도 속도를 낼 수 있는 천연잔디용 축구화(FG)를 착용할 가능성이 있다. 고려대 축구부 서동원 감독은 “방향 전환이 중요한 수비를 중심으로 FG로 바꿔 신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훈련 과정에서도 세밀한 준비를 했다. 최근 고려대는 슬라이딩 태클, 패싱, 크로스 등 천연잔디에서의 공 움직임을 예상하고 그에 맞춰 플레이를 가져가는 훈련에 집중했다. 서동원 감독은 “반복 훈련을 통해서 천연잔디에 맞게 훈련 중”이라며 “우리 선수들이 천연잔디 경기장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기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글│김인철 기자 chralie@

사진제공 | 서울체육시설관리사업소 시설개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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