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4 16:41 (수)
함성 속 90분,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하라
함성 속 90분, 마지막 순간까지 집중하라
  • 김인철 기자
  • 승인 2018.10.02 0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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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시즌 고려대 축구부의 성적은 초라했다. 특히 작년 최초로 2연속 우승을 달성한 U리그에서 지역예선(2권역) 4위에 그치며 왕중왕전 진출에 실패하는 굴욕을 맛봤다. 어느 때보다 고연전 승리라는 유종의 미가 절실한 이유다. 치열한 공방전으로 고연전의 대미를 장식할 축구에서 고려대는 영광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창은 날카롭지만 방패는 허술해

  올해 고려대 축구부의 공격진은 막강한 화력을 뽐냈다. 촉망받는 대표 공격수였던 조영욱(사범대 체교17)이 프로축구 K리그 FC서울로 떠났지만, 어느덧 축구부 주장이 된 안은산(사범대 체교15, LWF)을 필두로 신재원(사범대 체교17, RFW), 김호(사범대17, CF) 등이 그 빈자리를 메웠다. 특히 안은산과 신재원은 U리그에서만 각자 11골과 10골을 뽑아내며 상대 수비진에 공포를 안겼다. 에이스를 상징하는 ‘10번’의 주인공 박상혁(사범대 체교17, AMF)은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의 메시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발재간과 창의적인 패스로 공격진을 단단히 받쳐줬다. 고연전에서도 이들의 발끝이 불을 뿜는다면 가공할 만한 위력을 뽐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공격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고려대의 성적은 암울하기만 하다. 2월 전국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선 40강, 8월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에선 16강에서 탈락하며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를 받았다. 연세대와 함께 2권역에 속해 치른 U리그는 더욱 심각했다. 작년 우승팀의 위상은 사라지고 인천대, 연세대, 수원대에 밀려 최종 4위를 기록하며 왕중왕전 진출에도 실패했다. 심지어 두 차례 만난 연세대에 모두 패배해 큰 충격을 안게 됐다. FA컵에서 프로팀인 서울이랜드FC를 물리치고 4라운드에 진출한 이변을 연출한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고려대의 부진은 불안한 수비진 때문이다. 경기를 잘 풀어나가다가도 팀 전체적으로 한순간에 집중력을 잃어 허무하게 실점하는 경우가 잦았다. 고려대는 U리그에서 12경기 동안 24실점으로 경기당 2골이라는 최악의 실점률을 보였다. 이는 2권역 7개 팀 중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따라서 고연전에 선발 출전이 예상되는 센터백 듀오인 이다원(사범대 체교15, CB)과 유승표(사범대 체교15, CB)의 수비라인 조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양쪽 풀백엔 공민혁(사범대 체교16, RB), 박대원(사범대 체교17, LB)이 출전해 포백을 완성하고, 골문은 같은 연령대에서 정상급 골키퍼로 평가받는 민성준(사범대 체교18, GK)이 지킬 것으로 보인다.

 

  조직력의 고려대 VS 개인기의 연세대

  고려대와 연세대 모두 강력한 공격력을 보유했지만, 스타일에서 확연히 차이가 났다.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고려대는 패싱게임을 기반으로 하고 공격진 트리오의 스위칭 플레이로 상대를 교란하는 전술을 펼쳤다. 김호가 제로톱으로서 수비수를 끌어내면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이 뛰어난 안은산과 신재원이 골문을 위협한다. 세 명이 끊임없이 위치를 바꿔가며 상대 수비에 균열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특히 양발을 모두 잘 사용하는 안은산은 어느 위치에서든 슈팅을 가져가 상대 수비에 큰 부담을 준다. 신재원도 빠른 스피드로 빈 공간을 파고들어 상대 골문을 위협한다. 194cm의 우월한 높이를 가진 이다원의 머리에서도 세트피스 득점을 기대할 수 있다.

  연세대는 에이스 하승운(연세대17, FW)과 중원사령관 이정문(연세대17, CMF)의 개인 기량을 최대로 살리는 전술이 인상적이다. 연령별 국가대표를 두루 거친 하승운은 개인 기량이 출중해 저돌적인 돌파와 정확한 슈팅으로 고려대의 골문을 노린다. 이번 U리그에서 열린 두 번의 비정기전에서 모두 골맛을 봤을 정도로 고려대에 강한 선수다. 작년 고연전에서 헤더로 선제골을 기록한 이정문도 지난 5월 U리그 비정기전에서 골을 기록하는 등 올해도 고려대만 만나면 펄펄 날고 있다. 키 194cm의 압도적인 피지컬로 제공권을 확보하면서도 공을 다루는 기술이 능해 연세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연세대 전담키커인 최준(연세대18, RB)도 정확한 킥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자랑해 견제가 필요하다. 이들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한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

  고려대 축구부 서동원 감독은 “전방 압박이나 측면에 상대방을 몰아넣는 전술 등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며 “하승운, 이정문 등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들을 압박과 협력플레이로 통제할 것”이라고 대비책을 밝혔다. 또 서 감독은 “U리그에선 연세대에 전술적으로 부족하기보다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승리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패배했다”며 “선수들이 전술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정신적 훈련도 많이 했기 때문에 이번 고연전은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문가들 예상은 ‘막상막하’

  이번 정기전 축구는 어느 한쪽이 유리하다 할 수 없을 만큼 승부예측이 어렵다. 최근 흐름은 연세대가 좋지만, 변수가 많은 정기전에서 고려대가 저력을 발휘한 경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대학축구 전문가들도 백중세를 예상했다. U리그에서 양교에 모두 승리를 거뒀던 인천대 축구부 김시석 감독은 “최근 고연전은 초반 득점보단 후반에 득점이 터지는 장면이 많았다”며 “야구가 9회말 2아웃부터 시작하듯 이번 축구도 끝날 때까지 긴장하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고려대가 스위칭 플레이와 같은 트릭 전술을 다듬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축구 전문가 ‘헤럴드경제’ 정종훈 기자는 당일 경기장 분위기를 변수로 꼽았다. 정 기자는 “경기장 분위기에 압도당하면 저학년 선수들이 흔들려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더불어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는 팀이 승리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기자는 “고연전은 한 시즌 상대 전적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고, 실제로 매 정기전에서 예상을 뒤엎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며 “올해 고려대, 연세대 모두 중요한 순간 집중력을 잃고 실점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한 팀이 정신을 놓는 순간 경기의 흐름이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김인철 기자 chralie@

사진│고대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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