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성적 1:3로 고려대가 정말 아쉽게 패배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분투한 우리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수고했다는 박수를 보낸다. 또 매 경기마다 손에 땀을 쥐는 승부를 보여준 연세대 선수들에게도 질투 어린 축하를 전한다.

  고연전 첫날, 아이스하키 중계를 보다가 들었던 해설위원의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항상 정기전 경기는 열기가 대단해 정빙 작업 후에도 얼음이 얼기까지 시간이 비교적 더 걸린다고 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고대생, 연대생이라면 정기전이 열린다는 말에 괜스레 속에서 뜨거워지는 무언가가 있다. 쉽사리 정의할 순 없지만, 라이벌 학교에 대한 질투와 애정이 뒤섞여 만들어내는 어떤 열렬하고 묘한 감정이리라. 그렇게 한껏 달궈진 붉고 푸른 물결은 각 학교의 승리를 위해 치열한 응원으로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그리고 학생들의 그 열기는 곧 정기전의 상징이자 의미가 됐다.

  짜릿한 뒤집기를 보여준 아이스하키부터 한 점 차로 아쉽게 패배한 축구까지 이번 고연전은 박진감 넘치는 승부의 연속이었다. 졌지만 ‘볼 맛 나는’ 경기를 선물해준 양교 선수 모두에게 감사하다.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선수들에게 응원과 환호를 보내준 양교 학생들은 이제 서로 어깨를 걸고 우정을 다진다.

  고려대는 이번 정기전에서도 종합우승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번까지다. 내년엔 붉은 함성으로 가득 찬 잠실종합운동장에 승리의 뱃노래가 울려 퍼질 것이라 믿는다.

 

 박형규 취재부장 ta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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