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맹추격에도 벌어진 격차를 따라잡긴 역부족이었다. 최종 스코어는 15-31. 고려대의 패배였다. 고려대는 전반에 3점밖에 내지 못했으나, 후반에는 12점을 몰아내며 앞서가는 연세대를 상대로 맹추격했다. 하지만 경기 도중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해 힘이 부친 모습이었다. 전반 최문혁(사범대 체교15, 플랭커)이 뇌진탕 부상을 당하며 남은 경기를 다 뛰지 못했고, 남재현(사범대 체교16, 후커)도 옆구리 부상을 당했다.

  고려대의 킥오프 실책과 함께 전반이 시작됐다. 하프라인에서 스크럼으로 공격권을 가져온 연세대는 초반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선취점을 가져간 것도 연세대였다. 전반 3분, 연세대 인골라인 안에서 볼 경합이 있었고 심판은 연세대의 트라이를 인정했다. 이어 연세대 전담 키커 신현민(연세대 스레15, 센터)이 컨버전킥까지 성공시키며 연세대는 7점을 가져갔다.

  고려대도 가만히 있진 않았다. 전반 7분, 연세대의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손민기(사범대 체교16, 플랭커)가 성공시키면서 3점을 획득했다. 하지만 전반 16분 이용운(연세대 스레16, 윙)이 수비진을 돌파해 성공시킨 트라이와 컨버전킥으로 점수가 11점 차까지 벌어졌다. 이후 피지컬을 앞세운 연세대가 스크럼을 유리하게 갖고 가며 고려대에 불리한 상황이 이어졌다. 전반 33분엔 유재훈(연세대 체교15, No.8)이 연세대 인골라인까지 경기장 절반 거리를 돌파해 김성현(연세대 체교15, 스크럼하프)에게 볼을 패스했고, 김성현이 트라이에 성공하며 추가점수를 획득했다.

  전반을 3-19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 맞이한 후반에도 끌려다니는 흐름은 계속됐다. 후반 2분 연세대 신현민이 스크럼 직후 킥을 통해 패스를 우측면으로 찔러주자 김영환(연세대 16, 윙)이 공을 잡아 트라이에 성공했다. 이어 컨버진킥까지 성공하며 3-26까지 달아났다. 연세대는 5분 뒤에도 한 차례 트라이를 성공시켰고, 점수는 3-31까지 벌어졌다.

  시종일관 끌려다니던 고려대는 뒤늦게 절치부심했다. 후반 13분, 고려대는 주장 조선호(사범대 체교15, No.8)를 중심으로 몰을 밀고 올라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이어 공격 주도권을 가져온 고려대가 몰을 진영까지 밀고 올라가 손민기가 트라이와 컨버전킥까지 잇따라 성공시켰다. 후반 27분에 이경환(사범대 체교15, 풀백)이 트라이를 성공시키며 명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고려대가 단체로 러크를 끼고 올라오며 몰 대형을 짜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중 순간적으로 이경환이 몰 대형에서 나와 터치다운에 성공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부족했고 추격은 15점에서 그치고 말았다.

  경기가 마친 후 럭비부 주장 조선호는 “비라는 변수로 준비한 패턴을 미처 다 보이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고려대 럭비부 이광문 감독은 “잘 싸웠지만 전반 초반에 득점을 많이 당하는 게 3년째 반복됐던 점이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앞으로 경기 초반에서 상대를 리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글│이현수 기자 hotel@

사진│류동현 기자 p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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