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이공캠 산학관 1층 구내식당이 갑작스레 영업을 중단했다. 굳게 닫힌 문에는 업체의 부실운영으로 한시적으로 식당 운영을 중지한다는 공지문만 크게 붙어 있었다. 평소처럼 산학관 식당을 찾았던 학생들은 걸어 잠긴 문 앞에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 12월 애기능생활관 식당의 폐쇄에 이어 산학관 식당까지 영업을 중단하게 되면서, 현재 이공캠에서 운영 중인 학내식당은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 지난 10일 산학관 식당이 돌연 운영을 중단했다.

 

  위탁업체의 임금체불로 인한 노사갈등이 원인

  산학관 식당의 폐쇄에 대해 운영주체측은 ‘터질 게 터졌다’는 입장이다. 산학관 식당의 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산학연종합연구재단(산학연) 측은 “단체급식을 위탁했던 ‘케이푸드패밀리’가 상습적으로 근로자들의 임금을 체불하고 국민연금을 미납해 수차례 갈등을 겪었다”며 “기존 계약을 지속하는 것이 근로자와 식당 이용자 모두에게 피해가 된다는 판단에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임금체불로 인한 식당 근로자들의 파업으로, 실제로 지난 1년간 산학관 식당은 네 차례나 운영을 중단했다. 또 업체 측의 부실 운영으로 세 차례의 파업이 발생하며 계약사항을 위반해, 계약해지 요건은 사전에 충족된 상태였다. 산학연 측은 “다만 갑작스런 식당 폐쇄가 초래할 불편을 우려해 내년 1월까지였던 계약기간은 보장해주려 했다”며 “하지만 임금체불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10일 4차 파업까지 진행돼 최종적으로 계약해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내식당이 예고 없이 폐쇄돼 학생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최현욱(이과대 화학16) 씨는 “학교 내에서 간단하고 저렴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 아예 사라졌다”며 “시험기간에도 굳이 학교 바깥으로 나가 비싼 음식을 사 먹어야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재학생 A 씨는 “주머니 사정 때문에 학식을 주로 이용했었는데, 사전 예고도 없이 문을 닫아버리니 당황스럽다”며 “미리 구매해 놓은 선불카드도 환불받지 못해 막막하다”고 난처해했다.

 

  애생관에 이어 산학관까지 중단…학생들 불만 폭주

  산학연 측은 “영업중지 기간엔 한시적으로 도시락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현재 업체를 선정 중이고 이르면 다음 주부터 포털을 통해 도시락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리 결제한 선불카드를 환불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기존 업체 사장을 직접 불러 일괄적으로 정산하게 하는 방법을 고려 중”이라며 “구매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여러 방안들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산학관 식당의 갑작스런 폐쇄를 계기로, 이공계 학생들에 대한 복지 향상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과대 12학번 김 모씨는 “과학도서관 지하에 있던 각종 편의시설도 몇 개월째 운영이 중단된 데다 하나 남았던 학생식당마저 사라져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며 “현재 이공캠의 복지 수준은 최악”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생명대 13학번인 이 모씨도 “학식을 비롯한 이공계 전반의 복지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운영 측은 이공캠 내 학생식당 공백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산학관 식당의 경우 내달 중순에는 재가동되도록 단체급식 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곧바로 게시할 계획이다. 또한 애기능생활관 학생식당의 경우 이미 업체선정을 완료하고 내부 인테리어 공사 중에 있어 11월 초에는 오픈할 예정이다.

 

글·사진| 박진웅 기자 queb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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