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르겐 레온하르트 학장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위르겐 레온하르트(Jürgen Leonhardt) 튀빙겐대 인문대학 학장의 ‘독일 인문학의 역사와 미래(Geschichte der Geisteswissenschaften in Deutschland mit einem Blick in die Zukunft)’ 강연이 8일 국제관 214호에서 열렸다. 본교 독어독문학과와 독일어권문화연구소가 주최한 이번 강연엔 100여 명의 학생이 참석했다. 라틴어 및 그리스어 문학 분야의 저명한 학자인 레온하르트 교수는 이 강연을 통해 독일 대학 내 인문학의 역사를 살펴보고 인문학의 현주소를 짚었다.

  레온하르트 교수는 중세 말기에서 18세기까지는 대학 내에 의학부, 법학부, 신학부, 철학부 네 개의 학부가 있었으며 철학부는 인문학뿐 아니라 자연과학과 사회과학도 포괄적으로 다뤘다고 설명했다. 본래 철학부의 역할은 대학생에게 필요한 일반적인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었다. 레온하르트 교수는 토론술, 수사학, 천문학 등 당시 철학부 강의 분야의 예시를 들며 “철학부는 원래 다른 학부들의 하위에 있었으며 대학생이 학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들었던 수업”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레온하르트 교수는 18세기 이후 철학부 내부에서 일어난 학문 분야의 확장과 학과 신설을 이야기하며 주제를 옮겼다. 그는 “18세기 말과 19세기에 학부들의 구성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고 전하며 철학부 내에서도 학문 영역의 분열이 일어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레온하르트 교수는 “역사, 문학사, 미술사 등 인문학을 대표하는 과목들은 오히려 대학에서 가장 늦게 생긴 과목들”이라며 “이들은 오로지 19세기에만 존재했던 특수한 환경에서 태동했다”고 말했다.

  레온하르트 교수는 독일 인문학의 최근 경향을 짚으며 강연을 이어갔다. 우선, 독일에선 문법과 논리학이 부상하고 있으며 대학 외부의 후원자가 대학 연구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역사적인 대상들을 현재의 맥락 속에서 보는 것이 최근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레온하르트 교수는 “인문학 내에서 한 과목으로의 엄격한 제한이 점점 해체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한국 내 인문학의 상황과 비교하는 것은 흥미진진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황두현(문과대 한문10) 씨가 ‘인문학 학습을 위한 대학의 역할’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에 레온하르트 교수는 “텍스트의 독해 방법과 전반적인 소통의 기술을 전달하는 것이 교양수업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문학과 역사를 연구하고 그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것이 대학의 역할”이라고 답했다. 강연에 참석한 곽민준(문과대 독문14) 씨는 “독일 내 인문학의 형태가 근래에 구체화 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흥미로웠다”며 “최근 세분화되고 있는 독일의 인문학 발전 양상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글·사진│곽민경 기자 zu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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