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교내 온라인 커뮤니티는 ‘노쇼’ 논란으로 뜨거웠다. 온통 어느 학과가 노쇼를 했는지 눈에 불을 켜고 비난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한 일간지에서도 ‘고대생 600명이 노쇼에 분노했다’는 헤드라인으로 기사가 나갔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이게 진정 ‘노쇼’ 사건이 맞는지는 확인하려 하지 않았다. 노쇼 사태를 최초로 규탄했던 고파스의 한 게시물은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채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노쇼가 아니었다. 11일 수학교육과의 입장문이 올라오고 예약 취소 날짜가 문자 내역으로 드러나자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사전취소 연락도 없이 예약 날짜에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그저 고연전 뒤풀이 2주 전에 정상적으로 예약이 취소된 것이었다.

  발 없는 말은 천 리를 간다 하는데, 인터넷에서 공유되는 게시물은 그 이상을 간다. 사실관계에 대한 파악은 기본이며, ‘노쇼’라는 단어 자체가 전달하는 의미와 그 파급력을 고려해서라도 신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상에선 특정 글을 퍼 나르는 사람이 많으면 많아질수록 마치 그 내용이 사실인 것처럼 둔갑하기 쉽다. 이 사람도, 저 사람도 모두 ‘그렇다’고 하면 “그렇겠지 뭐”하는 상황에선 공인되지 않은 정보도 이상한 ‘신빙성’을 얻게 되기 십상이다. 온라인에서의 말과 글은 전파력이 굉장히 크기에 더더욱 그 무게가 상당하다.

  이미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기 힘들다. 그렇기에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말하기 전엔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말의 무게가 가볍지 않듯, 뱉은 말을 수습해야 하는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박형규 취재부장 ta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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