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철하고 따뜻하게 고대의 자부심을 높여주길

고대신문l승인2018.11.05l수정2018.11.0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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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 정의, 진리의 정신으로 ‘교육구국’이라는 민족적 사명을 완수하는데 좋은 반려자가 되고자 고대신문 첫 호를 발간한지 71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고대신문이 고대의 전통과 함께 그 역사적 사명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역대 총장님과 주간 교수님, 그리고 자랑스러운 고대신문 기자들과 동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고대신문을 애독하며 진리를 탐구하고 인격을 연마해 온 모든 고대 가족 여러분들의 마음을 모아 고대신문 창간 7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매주 월요일이 되면 고대신문을 받기 위해 홍보관에 줄을 섰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20세기 후반, 조국의 정치 민주화와 산업 근대화라는 용광로와 같은 열망 속에서 지성인으로서 시대를 앞서나가 고민하는 고대생에게 기성언론은 많은 실망을 던져주곤 했습니다. 그때 고대신문은 학우들에게 진실을 전하며 시대의 고민과 울분을 토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렇게 71년 동안 우리는 강의실, 연구실, 그리고 캠퍼스 곳곳에서 고대신문을 읽으며 지성과 야성의 고대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1세기 문명사적 대전환기의 한 가운데에서 ICT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종이신문은 사건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속도와 양에 있어서 SNS나 온라인 미디어와 경쟁하기 힘들어졌습니다. 불과 십년 전만 하더라도 지하철에서 종이 신문이나 무가지 신문을 펼쳐 보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모두 스마트폰으로 자기 주도적인 검색을 통해 정보를 받아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보다 지식을 새롭게 창조하는 미디어가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의 조화를 표방하는 대학언론에게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이 도전은 이제 대학언론의 사명에 절망스러운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더욱이 고대신문이라면 고려대학교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 위에서 21세기 미래를 개척하고 열어갈 수 있는 대학언론으로서 소명과 기대를 어깨에 짊어지고 나가야 할 것입니다. 고려대학교는 구한말, 우리 민족이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에 처해있을 때, 교육으로 나라를 구해야겠다는 교육구국의 신념으로 설립된 최초의 고등교육기관입니다. 일제강점기를 눈앞에 두고 인재로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민족적 사명이 불타올랐습니다. 고종 황제의 도움으로 개교한 보성전문학교는, 개교 30주년에는 인촌 선생뿐 아니라 전국 방방곳곳에서 온 겨레가 정성어린 소액 기부, 은비녀, 금가락지를 모아주었고 그 정성으로 전국에서 가장 웅장한 석탑인 중앙도서관을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고려대학교는 민족대학, 민립대학으로 불리며 겨레의 보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도 우리는 평생 과일가게를 운영하며 한푼 두푼 절약하여 모은 400억 원의 재산을 기부하여, 고려대학교가 앞으로 더 좋은 인재를 키워줄 것을 당부한 노부부의 고귀한 뜻에 전 고대 가족뿐 아니라 온 나라가 뜨거운 감동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고대를 향한 겨레의 믿음에 힘입어 앞으로 고대신문이 미래를 앞장서서 이끌어가는 고려대학교의 혁신적인 모습을 담아내고, 대학언론으로서 냉철하면서도 따뜻하고 희망적인 시선으로 우리 모두와 겨레에게 고대의 자부심을 높여주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우리의 자랑인 고대신문의 창간 71주년을 축하하며, 오늘의 고대신문이 있기까지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고려대학교 총장 염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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