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의 창간 7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학부 재학시절부터 보아왔던 고대신문은 세월이 흐르면서 외형은 많이 변했어도, 고려대학교 구성원들에게 학내외 이슈를 알리고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은 변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난 71년 동안 고려대를 대표하는 언론 중 하나로서 훌륭한 역할을 해왔듯이 앞으로도 시대적인 변화와 요구에 걸맞은 고대신문의 역할을 기대하며 몇 가지 바람을 적어봅니다.

  고대신문은 기성언론과는 다른 신문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기성언론은 여러 가지 이유로 기사를 가공하고 자극적인 제목으로 독자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언론사의 사상적인 정체성에 따라 동일한 사안이 아주 다른 뉘앙스의 기사로 독자에게 제공됩니다. 심지어는 사실의 전달에 치중하여야 할 앵커가 개인의 사족을 뉴스해설이라는 형태로 제공하여 독자의 판단에 영향력을 행사하기까지 합니다. 고대신문의 정체성은 오로지 고려대학교 구성원의 지성과 야성입니다. 고대신문은 가공되지 않고 꾸밈없는 형태의 기사를 제공함으로써 사실전달에 충실하고 독자에게 그 판단을 맡기는 신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고대신문은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신문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대학은 교육, 연구, 봉사를 위해 설립된 기관입니다. 교수는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의 육성, 사회가 요구하는 문제해결형 연구 또는 창의적인 연구의 수행, 그리고 학내외 봉사를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는 핵심구성원입니다. 학생은 피교육자의 신분이지만 앞으로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이며, 교우로서 고려대와 평생 관계를 유지할 특별한 구성원입니다. 또한 직원은 대학의 기본적인 기능이 원활히 유지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구성원입니다. 이러한 학내의 주요 구성원은 학내의 주요이슈에 대한 시각이 상이할 수 있습니다. 고대신문은 이러한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표출되면서도 균형 잡힌 논의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의견의 다름이 옳고 그름이나 진영논리가 되기보다는 다양한 의견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성숙한 논의의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난 71년간 많은 사회적 및 정치적 변화에서도 그 자리를 훌륭하게 지켜온 고대신문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앞으로의 71년도 그 구성원들에게 더 큰 존재감을 갖는 고대신문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우진 교수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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