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1주년 특집호를 맞은 고대신문에 축하를 보내며 시작한다. 그러나 직전 호는 이번 호의 거창한 축하가 무색하리만큼 초점을 잃은 모습이다.

  #1 우선 첫 면부터 부산했다. 의도한 바일 수는 있으나, 홍보관을 담은 사진들은 크기가 제각각이었고 정렬 없이 나열해 놓은 것처럼 보였다. 지난 1857호 첫 면 또한 홍보관 내 학생자치공간 이동과 그의 철거를 다뤘었다. 그때 지적했던 사진에서 묻어나는 딱딱함은 확실히 사라졌다. 하지만 그 자리는 어설픈 레이아웃과 산만한 구성이 대신했다.

  #2 이어진 보도 면에서는 문과대 어문계열 학생들의 졸업과 취업을 위한 고군분투와 고연전 예약 노쇼 기사가 눈에 띄었다. 어문계열 학생들의 졸업을 위해서는 자격증과 관련 언어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이다. 굳이 이 내용을 지면 반 이상을 채워야 할 만큼 가치 있는 정보인지는 의문이다. 그들에게 졸업이 달갑지만은 않은 또 다른 이유를 발굴해 내는 것이 학내 언론의 임무가 아닐까. 오히려 4면 하단에 있던 노쇼 논란 관련 기사를 견해를 넓혀서 썼으면 어땠을까. 집단 내에서의 마녀사냥의 위험성이라던 지, 일반식당에서의 노쇼가 가지는 의미를 포괄적으로 지닌 기사가 쓰였으면 독자들의 의견과 공감을 더 끌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3 항상 고대신문이 받아 오고 있는 지적 중 하나인 기삿거리의 ‘비틀기’는 여전히 부족하다. 밍밍한 전개와 진부한 기삿거리는 아무리 좋은 솜씨를 가진 기자가 다루더라도 평면적일 수밖에 없다. 5면의 카공족에 대한 기획보도가 바로 그것이다. 왜 고대신문이 학보사로써 이 내용을 꼭 다뤄야 할까. 물론 대학생들이 지니는 핫이슈를 가져다 쓰는 것이 안전한 방법일 수는 있다. 그렇지만 이런 식의 소재로 기사를 나열하다 보면 자칫하다가는 밋밋하다 못해 독자들은 고대신문을 읽고 있다는 사실조차 잠시 잊을 수도 있다. 실제로 읽다 보니 얼마 전 읽었던 기성 기사와 내용도 비슷하고 구성도 다른 바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오디오북 또한 일반적인 소재이지만 단순히 오디오북 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과 종이책에 대한 논점보다는 참신한 발상으로 ‘비틀기’를 시도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4 논점을 제시하고 기자의 통찰을 담기보다는 페이지 수를 채우는 데만 급급해 보이는 호였다. 특히 지나치게 정보 나열식의 구성과 눈에 뻔히 보이는 흐름이 아쉽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추궁하는 학내 언론의 본분을 새겨 아쉬움이 아쉬움으로 남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창간 71주년 특집호를 맞은 고대신문, ”부족함은 있을지언정 성의가 보인다“, ”축하가 과하지 않고 ‘마땅하다’“는 평을 들을 수 있는 고대신문이 되었으면 한다.

 

글 | 박세원(생명대 식품공학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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