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 즈음이면 본지는 창간기념호를 준비한다. 어느덧 71주년이다. 축하 글과 그림으로 1면부터 채우고 신문사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기획면, 주제 하나를 잡아 심층적으로 파고드는 특집면을 배치한다. ‘축사 – 선배 기자들과의 만남 – 시사 이슈’로 이어지는 창간기념호의 구성은 하나의 매뉴얼처럼 자리잡은 모양새다. 혹자는 그런 구성에 약간의 진부함을 느끼실지 모르겠다. 하지만 늘 고정된 연사로부터 받는 글(대학언론으로서 역할을 다해달라!)은 우리의 책임을 곱씹게 하고, 선배들의 따끔한 충고와 격려(대학의 변화에 발맞추고 새로운 콘텐츠를 고민하라!)는 현재의 우리를 반성하게끔 한다. 굵직한 시사 이슈를 비교적 넓은 지면에 펼쳐 보일 수 있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앞으로의 70년을 생각한다. 80년대 민주화운동, 90년대 컴퓨터 기술의 도입이 편집실의 풍경을 바꿨던 것처럼, 또 어떤 의제가 학보사의 변화를 요구할지 모른다. 아니, 어쩌면 하나의 ‘의제’보다 ‘다수 개인의 문제’가 더 중시되는 시대로 들어섰다는 느낌도 든다. 학생들은 이제 이데올로기를 공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노래를 부르고 술을 만들며 나의 몸을 단련하기 위해 동아리 활동을 한다. 민족감정에 고취해 부르짖는 통일 담론 같은 것들에 촌스러움을 느낀다. 예전의 공동체 정신과 사회의식이 사라졌다며 나무랄 것이 아니라, 그냥 변화의 흐름이 그런 것이고 학보사도 이에 기민하게 발맞춰야 할 것이다. 독자들의 아낌없는 조언이 더욱 필요한 이유다.

 

글 | 장강빈 편집국장 whi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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