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특집] 우리는 모두 너의 SOULMATE

중앙창작뮤지컬동아리 소울메이트 김태훈 기자l승인2018.11.05l수정2018.11.0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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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하영(문과대 서문15) 씨와 정서진(사범대 국교18) 씨가 서로 마주보며 '잔혹한 꿈'을 부르고 있다
▲ 역동적인 라이토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이재호(문과대 사회18) 씨.

  중앙창작뮤지컬동아리 소울메이트(회장=조병준)는 월말에 올릴 조각공연 <데스노트> 준비에 한창이다. 매해 3월과 9월에 열리는 정기공연에는 창작극을 올리지만, 이번 11월 조각공연에선 기성 뮤지컬 <데스노트>를 각색해 선보일 예정이다. 무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소울메이트 부원의 가쁜 호흡으로 가득 찬 4.18기념관. 그들의 숨소리를 쫓아가 봤다.

 

  연기연습도 기초부터 차근차근

  “보통 호흡할 때 가슴을 쓰잖아요. 뮤지컬을 하기 위해선 배로 호흡하는 법을 익혀야 해요.” 소울메이트는 호흡연습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효과적인 호흡법을 익혀야 좋은 발성을 낼 수 있다. “숨을 배에 가득 담고, 풍선에서 바람 빼듯이 공기를 뺍니다. 40초 동안 빼야 해요.” 30초가 지나자 켁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40초를 버텨낸 조병준(사범대 체교16) 회장도 얼굴이 벌겋게 차올랐다. 서로 헐떡이는 모습이 보이자 연습공간에 조금씩 웃음기가 감돌았다.

  호흡연습이 끝나자 스트레칭과 발성연습이 이어졌다. 체육교육학을 전공하는 조병준 회장이 전공지식을 살려 스트레칭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뮤지컬 연습도 결국 운동이에요. 관절을 잘 풀어주지 않으면 다칠 수도 있죠. 관절은 돌리지 말고 근육을 펴줘야 합니다.” 발성연습을 하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4.18기념관 지하 1층에서 “멈멈멈” 소리, “아아아” 소리가 경쾌히 울렸다. 입술을 부르르 떨며 근육을 푸는 소리까지 합쳐지자 벌써 유쾌한 화음이 완성됐다.

 

  연습실을 가득 채운 작은 거인들의 연기

  대본리딩이 시작되자 4.18기념관에 자그마한 소극장 하나가 마련됐다. 배우들은 대사 한 문장을 읽을 때도 어울리는 목소리와 톤을 살리려고 노력한다. 텍스트뿐만 아니라 서브텍스트(subtext, 대사의 심층에 감추어져 있는 텍스트)도 표현하기 위해서다. “‘나 여기 있는데 못 죽이나 키라?’라는 대사를 야비하게 살릴 수도, 비장하게 살릴 수도 있어요. 캐릭터와 맥락을 잘 파악해서 적절한 서브텍스트를 살려야 해요.” 조병준 회장이 직접 시범을 보이며 설명했다. 단조로운 문장 하나하나에 배우의 감정과 개성이 더해져 풍성한 맛을 낸다. 배우들은 원작 배역에 매몰되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 캐릭터를 해석해냈다.

  연습이 고조되자 이재호(문과대 사회18) 씨가 자리를 박찼다. 대사에 맞는 연기를 선보이며 배역의 내면으로 깊이 몰입한 것이다. 자신이 신세계의 신이라 생각하는 라이토의 자신감이 이재호 씨의 입꼬리에 묻어났다. 라이토를 추적하는 라이벌 엘을 연기하는 조병준 회장은 의자에 쭈그려 앉아 엄지와 검지로 대본을 잡으며 열연을 펼쳤다. 눈을 게슴츠레 떴다가 차츰 감정을 쌓아가더니 이내 폭발하고 만다. 서로에 대한 의심이 극대화된 #11을 연습할 때는 웅장한 전초전이 그려졌다. “비명을 질러 원하고 있어. 너 하나만을 미친 듯이…반드시 끝장을 낸다. 너의 숨통을.” ‘놈의 마음속으로’를 부르는 두 배우의 눈빛은 상대방에 대한 갈망이 가득 담겼다.

  1시간에 걸친 대본리딩이 끝나고 배우들은 서로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조병준 회장은 류크를 분하는 신입 배우 김수은(정경대 통계18) 씨에게 세세한 조언을 전했다. “원작의 류크를 잊어. 마녀 같은 류크, 꼬마악마 같은 류크, 네게 맞는 캐릭터를 만들어 보자.” 칭찬도 잊지 않았다.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에 대한 의견도 오고 갔다. 성량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 노이즈는 얼마나 넣어야 할지, 합창할 때는 어떻게 더욱 다채로운 소리를 낼지, 신(scene) 내용과 캐릭터의 특성을 염두에 두며 모두가 고민을 이어갔다.

 

  직접 창작극을 만들어 올리는 소울메이트

  소울메이트는 3월과 9월 정기공연 때마다 창작극을 만들어 올린다. 소울메이트 부원들은 대본부터 음악까지 직접 창작한다. 조병준 회장도 창작극을 올린다는 자부심을 내비쳤다. “연세대 중앙뮤지컬 동아리와 다르게 저희는 창작극을 올려요. 극을 만드는 대학 동아리 중에선 저희가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연출팀장을 맡고 있는 하은지(미디어18) 씨는 9월에 공연한 ‘꿈 팩토리’의 대본 작성을 지도했다. 꿈 팩토리는 권태기를 겪던 연인이 ‘공주 구출하기’라는 꿈 체험을 하고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내용이다. “한 문장에서 시작했어요. ‘만약에 꿈을 맘대로 꿀 수 있도록 꿈 가루를 사고파는 회사가 있다면 어떨까?’ 여기에 살을 붙이면서 대본을 써 내려갔어요.” 하은지 씨는 창작의 과정은 어렵지만 사소한 장치에 관객과 배우들이 호응해 줄 때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임채문(공과대 전기전자18) 씨는 음악팀장을 담당하고 있다. 음악팀은 뮤지컬에 들어가는 노래를 작곡하고 연출팀이 제시한 주제에 맞춰 가사를 쓴다. “효과음처럼 자잘한 음향도 다 제작해요. 스토리라인을 고민하면서 넘버(뮤지컬에서 한 대목을 차지하는 노래)를 만들어요.”

  방학 중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텐 투 텐’ 연습에 돌입한다. 소울메이트 외 다른 활동을 많이 포기해야 하지만, 부원들에게 소울메이트는 후회 없는 추억이다. 새내기인 정서진(사범대 국교18) 씨는 소울메이트 덕에 즐거운 대학생활을 누리는 중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소울메이트 하려고 고려대에 입학한 것 같아요. 뮤지컬만으로도 행복한 새내기 라이프를 즐기고 있답니다.”

  “소울메이트는 SOULMATE죠.” 이들이 가까이 지내며 만들어 내는 것은 비단 뮤지컬만이 아니다. 소울메이트 부원들은 뮤지컬을 통해 다양한 감수성을 경험한다고 입을 모았다. 배우들은 함께 극을 완성하며 타인을 이해하고,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해 낸다.

 

글·사진│김태훈 기자 foxtrot@

김태훈 기자  foxtrot@kunew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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