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8시, 학생회관 지하 1층 식당에서 학생들이 배식을 받고 있다.
▲ 강승헌(정경대 행정14, 사진 우측) 씨가 친구들과 학생회관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학생, 밥 먹으러 온 거죠? 어서 들어와요.” 1일 오전 8시, 본교 학생회관 지하 1층 식당이 학생들로 붐볐다. ‘마음 든든 아침’ 프로그램이 시작돼 1000원으로 든든한 아침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저렴한 가격에 아침을 먹을 수 있도록 KU PRIDE CLUB의 기금을 지원받아 기획됐다. 입김이 나오는 서늘한 날씨 탓에 학생들은 몸을 잔뜩 웅크리고 식당으로 들어왔다. 몇몇은 1교시 수업이 있는지 한 손에 두꺼운 전공 서적을 들고 있었다. 아직 잠이 덜 깬 듯 부스스한 얼굴로 걸어오던 학생들은 입구에서 맛있는 냄새가 풍겨오자 발걸음을 재촉했다.

  오늘의 메뉴는 어묵볶음과 샐러드, 간장불고기다. 얼어붙은 몸을 녹여줄 뜨끈한 계란순두부국도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계산대에서 학생증을 보여주고 1000원을 결제하면 곧바로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와, 고기도 있어! 일찍 일어나길 잘했네.” 자율 배식대에서 먹고 싶은 반찬을 양껏 담은 학생들은 입꼬리를 슬며시 올리며 자리에 앉았다.

  시끌벅적하고 정신없는 점심시간과 달리, 아침엔 간간이 들려오는 대화소리를 제외하면 고요하다. 텔레비전 뉴스를 보거나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혼밥’하는 학생들이 많아서다. 그래서인지 수저와 식판이 부딪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려 퍼진다. 물론 여럿이 함께 오는 경우도 있었다. 강승헌(정경대 행정14) 씨도 동기들과 아침밥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았다. 테이블 한 쪽에 자리 잡은 강 씨는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식사를 시작했다. “원래는 늦게 일어나서 허겁지겁 등교할 때가 많았어요. 오늘은 아침밥 먹으려고 부지런히 나왔는데, 하루를 일찍 시작하니 기분도 좋네요.” 그는 식판을 깨끗하게 비우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식당을 나섰다.

  아침식사를 거르기 쉬운 자취생들에게도 ‘마음 든든 아침’ 프로그램은 기쁜 소식이다.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 재학생 김 모 씨는 가성비 좋은 아침 식사에 찬사를 보냈다. “학교에서 저렴한 가격에 아침밥을 제공하니 저 같은 자취생들은 삶의 질이 높아진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면 좋겠어요.”

  어느덧 1교시가 다가오자 하나둘씩 식당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시계 한 번, 식판 한 번을 번갈아보며 초조해하던 한 학생은 남은 음식을 입에 우겨넣고선 자리를 떴다. 잠깐 한산해진 식당에는 곧이어 또 다른 이들이 들어와 빈자리를 채웠다. 옷은 두꺼워지고 지갑은 얇아진 학생들에게 학생회관 식당의 따뜻한 한 끼는 그야말로 ‘1000원의 행복’이다.

 

글·사진│정한솔 기자 del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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