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다 보면 때로 나만의 쉼터를 찾고 싶을 때가 있다. 똑같은 일상을 벗어날 만큼은 아니라도 마음을 놓고 쉬고 싶을 때가. 그런 당신을 위해, 익선동 골목을 구석구석 탐험하듯 걷다 보면 발견할 수 있는 카페가 기다리고 있다. 나무로 지은 한옥 구조에 현대적인 인테리어를 한 ‘크레페 한옥’이다.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 나올법한 이름은 방문한 이로 하여금 아늑한 아지트 속으로 빨려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분위기를 띄워주는 잔잔한 재즈, 아담하게 올라 있는 나무 천장, 그 밑에 매달린 자그마한 전구와 화분. 테이블마다 놓인 작은 향초와 열린 문 틈새로 들어오는 서늘한 바람은 카페를 ‘한옥거리’라는 특성에서 벗어나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지게 한다. 카페 내부는 식물의 푸른 향기와 은은한 커피 향이 우아하게 퍼져 있어 후각을 안정시켜준다. 꽃이 수 놓인 쿠션과 선반에 놓인 아기자기한 식기가 시야를 채울 쯤이면, 경직된 몸이 저절로 풀어진다. 벽을 덮은 액자 위로는 형형색색의 꽃 영상이 우아하게 스쳐 지나간다.

  포근한 풍경에 묻혀 따뜻한 커피를 홀짝이다 보면 곧 노란 꽃 같은 크레페가 손에 쥐어진다. 따끈한 크레페엔 하얀 크림 위에 초콜릿 가루가 밤하늘에 가득한 별처럼 뿌려져 있다. 접시엔 사과, 키위, 바나나와 같은 형형색색의 과일이 곁들여져 먹기 아까운 모습마저 연출하기도 한다. 크레페를 한 입 베어 물면 달콤한 초콜릿 칩이 한입 가득 터져 나온다. 입에서 쌉싸름한 커피와 어우러지는 크레페는 마음까지도 녹이는 듯 하다.

  “핫플레이스인 익선동의 특성상 단골이 생기기 힘든데, 손님들이 또 찾아주실 때 보람을 느껴요.” 커피를 내리고 있던 ‘크레페 한옥’의 직원은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었다. 직원은 “손님들이 크레페를 깔끔하게, 맛있게 느껴주실 때 무척 기쁘다”고 말을 이었다. 친구와 함께 크레페 한옥을 찾은 오기와라 미후유(荻原 美冬)는 “카페의 분위기가 독특해서 좋았고, 크레페 덕분에 눈과 입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선영 기자 in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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