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맛일까?' 5일 오픈한 애기능생활관 식당에 많은 학생들이 찾아와 북새통을 이뤘다. 짧은 시간에 인원이 몰리면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작년 12월 영업을 중단했던 애기능생활관(애생관) 학생식당이 11월 5일자로 다시 문을 열었다. 재가동되는 학식에 쏟아지는 학생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이른 점심부터 애생관 식당은 엄청난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새로 설치된 키오스크 판매대 앞은 주문을 기다리는 학생들로 가득했고, 식권을 결제한 후에도 빈자리를 찾느라 넓은 식당 안을 서성여야 했다. 애생관 학식이 재개되면서, 한동안 지속됐던 이공캠의 ‘학식 부재’도 종지부를 찍었다.

 

  1년간 공백 끝에 재단장한 애생관 학식

  재단장한 애생관 학식의 이름은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학생공모를 받아 ‘애휴’로 결정됐다. 당초 9월 오픈으로 예정됐던 애생관 학식은 계획보다 다소 늦은 11월에 오픈하게 됐다. 식당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철저한 설계·시공과 학생여론 수렴을 거치며 개장이 늦어졌다는 것이 건축팀의 설명이다. 건축팀 측은 애생관 학식에 대해 “기존 교내식당과 비교해 보다 양질의 식재료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항상 발전하고 변화하는 식당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시 문을 연 애생관 학식은 운영방식이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 우선 기존의 카페테리아 방식이 전면 푸드코트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푸드코트는 총 세 코너로, 한·중·일식 등 아시아 음식을 제공하는 ‘아시안픽스’, 날마다 바뀌는 단일메뉴를 제공하는 ‘쉐프카운터’, 양식을 제공하는 ‘브라운그릴’로 구성됐다. 총 30가지 이상의 메뉴가 제공돼 선택의 폭도 크게 넓어졌다. 본교 대학사업팀은 “개장 두 달 전부터 총학생회와 협의를 통해 메뉴 선정과 운영방식에 있어 학생의견을 적극 수렴했다”며 “앞으로도 학생 반응을 경청해 식당운영 전반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문을 닫은 산학관 식당도 5일 최종업체선정을 마치고 오픈 준비에 들어갔다. 산학관 식당의 폐쇄 후 한국산학연종합연구재단 측은 이공캠 학식부재를 타개하기 위해 한시적 출장뷔페를 제공해왔다. 9일 출장뷔페 서비스가 종료되는 대로 공사업체를 선정해 내부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산학연 측은 “기존보다 발전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내부협의가 한창”이라며 “12월 초에는 산학관 식당도 재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개된 애생관 학식, ‘가격 저렴 메뉴 다양’

  학생들은 재개장한 애생관 학식에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온 생명대 14학번 나 모씨는 “재개장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학식을 먹으러 왔는데, 기대보다 훨씬 맛있고 식당도 청결해서 좋았다”며 흡족해했다. 김하영(이과대 화학18) 씨도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해 인근 자취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개장을 맞아 수많은 학생들이 몰리며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우선 음식 수령이 지나치게 오래 걸렸다는 반응이 있었다. 실제로 식당 안은 음식이 나오지 않아 불평하는 학생들의 볼멘소리로 가득했다. 30분 째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공과대 13학번 최 모씨는 “음식이 너무 오랫동안 나오지 않아 짜증이 난다”며 “학생들이 몰릴 것을 충분히 대비하지 않은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식당 내 질서가 흐트러지는 문제도 있었다. 생명대 17학번 박 모씨는 “줄이 엉망이었던 데다 주문번호 또한 지켜지지 않아 실망이 컸다”며 “메뉴가 일찍 품절되고 음료기계도 고장이 나는 등 서비스의 허점이 많았다”고 아쉬워했다.

  복지사각지대 여전한 이공캠

  애생관 학식의 재개로 이공캠 내 학식 문제는 해결됐지만, 이공캠 복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제야 캠퍼스 내에 변변한 학생식당이 들어서게 된 것이 서운하다는 반응과 함께, “학교가 이공캠 복지에 무관심하다”는 불만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공캠 내 편의시설의 부재다. 현재 인문캠에는 총 23개의 식음료 편의시설(카페, 편의점, 식당)이 입주해있는 데 반해 이공캠에 입주한 식음료 편의시설은 총 8개에 불과하다. 재학생 A 씨는 “기존 과학도서관(과도관)과 하나스퀘어 지하에 위치했던 편의시설 중 대다수가 예고 없이 사라져버렸다”며 “그 공간이 왜 아직까지도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지 의문이다”며 불평했다. 건축팀은 “당초 과도관 1층 열람실 구역에 식당을 조성하고, 지하1층 편의시설 구역에 열람실 대체공간을 배정할 계획이었다”며 “애생관에 식당을 조성하기로 계획이 최종 변경돼, 편의시설 자리가 공실로 남아있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이공캠 내에 충분한 휴식공간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재학생 B 씨는 “인문캠에 비해 확연히 적은 휴게 공간으로 불편을 겪는 학생들이 많다”며 “하나 남아있던 남학생휴게실도 폐쇄된 후 지금까지 복구되지 않은 상태”라고 섭섭해 했다. “생명대 10학번인 이 모씨는 “그나마 쉴 공간이던 과학도서관 로비의 소파들도 예고 없이 모두 사라진 상태”라며 “이공캠 내에 제대로 된 휴게공간이 간절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과도관 측은 “기존 소파들이 크게 노후화된 데다 청결문제도 심각했다”며 “소파 위에서 취식행위도 빈번해 폐기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낙후된 애기능 농구코트 시설도 지속적인 불만사항이다. 실제로 애기능 농구코트의 우레탄 바닥은 제대로 보수되지 않아 곳곳이 크게 파이거나 뜯어진 상태다. 지난 9월 인문캠 내 농구코트가 대대적인 보수공사로 바뀐 것과 대조적이다. 이준혁(공과대 산업경영14) 씨는 “우레탄 바닥이 훼손된 것은 물론, 미끄럽기까지 해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다분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건축팀은 “애기능농구코트가 사이언스파이파크 사업부지로 예정된 만큼 차후 철거가 불가피해 인문캠과 달리 별도의 보수공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학생 복지 위한 적극적 노력 필요해

  이공캠 복지에 대한 불만 여론이 부상하며, 이공캠 복지확충을 위한 학교당국과 학생단위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과대 14학번인 이 모씨는 “시설의 열악함과 실험자재 부족과 같은 이공캠의 고질적 문제들이 학생회 공약에서는 늘 빠져있었다”며 “학교당국도 의자 등 기초 시설의 교체요구도 제 때 들어주지 않아 실망이 크다”고 전했다. 또한 재학생 A 씨는 “각종 학생복지 사업들이 주로 인문캠 위주로 진행된다는 것 아니냐”며, “이공캠에서 진행되는 사업들은 홍보와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학생들이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학생복지위원회는 이공캠 대상 복지사업의 진행에 있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학복위 측은 “학복위가 인문캠에 위치해 있어, 이공캠 대상 사업을 진행하거나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공캠 학생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모아진다면 연계기관인 학생복지부를 통해 이공캠 복지를 건의해보겠다”고 밝혔다.

  학교당국은 이공계 학생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건축팀은 “비어있는 과도 지하1층의 경우, 학생휴게실과 열린도서관 등 다용도 활용이 가능한 공간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며 “철거예정인 애기능농구코트를 대체할 공간 또한 인근 부지에 설치할 계획”이라 밝혔다. 과도관 측 또한 “이공계 학생들의 휴게 공간 부족에 대해서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차후 공간관리부서와의 협의를 통해 과도관 내부 라운지들에 소파 시설을 비롯한 휴게 공간을 장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 박진웅 기자 queb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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