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채사장 지음

  이 책은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나와 세계, 나와 타인, 나와 나 안의 나의 관계, 이 세 가지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그 중 나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나와 타인과의 관계, 즉 타인과의 만남에 대한 내용을 다룬 부분이었다. 저자의 말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을 하나 인용하겠다. “나는 내가 해석한 세계에 갇혀 살고, 이 세계의 이름이 지평이다. 우리는 각자의 지평에서 산다. 그러므로 만남은 놀라운 사건이다. (중략) 너를 안는다는 것은 나의 둥근 원 안으로 너의 원이 침투해 들어오는 것을 감내하는 것이며, 너의 세계의 파도가 내 세계의 해안을 잠식하는 것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타인과의 관계가 항상 좋을 수 없기에, 가끔 상대방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짜증나고, 그런 감정은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한, 타인과 관계를 아직 맺지 않은 상태에서 그 사람이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이처럼 타인과의 관계는 어렵다. 스무 살의 나는 이제껏 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겪어오면서 생겼던 어려움들에 대해 왜 나만 이렇게 어려울까, 내 성격 탓일까 등의 생각을 하곤 했다. 저자는 그런 나에게 타인과의 만남은 단순히 나와 너의 만남이 아니라 나와 너의 세계의 충돌이기에 결코 쉬운 것이 아니라며 나를 위로한다. 나의 지평에 네가 있다는 것이 사실 그 얼마나 벅찬 일인가? 그리고 다른 사람의 지평에 내가 있다는 것은 또 얼마나 벅찬 일인가? 나의 지평에 네가 있다는 것은 너의 세계가 나의 세계를 침범하여 나의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에 대한 인정이다. 이것은 반대로 말하면 그들 또한 자신의 지평을 나와 함께 공유하며, 그들의 세계가 나로 인해 변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런 관계는 경이로우며, 감사하다.

  진정한 관계는 이렇게 이루어지기에, 그 관계의 균열 또는 헤어짐은 결코 부정적이기만 하지 않을 것이다. 네가 떠난 후에 나의 지평에는 너의 발자국이 남을 것이고, 너로 인해 변한 나의 세계는 변한 모습 그대로 또 다른 누군가가 그 세계를 변화시킬 때까지 남아 있을 것이다. 너와의 만남이 지속되던 끝나던 간에, 나는 너와의 만남 이후 더 나은 모습의 나, 더 성숙한 나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네가 나의 지평에 있다면, 내가 너의 지평에 있다면 그것은 기적이다. 네가 나의 지평에 존재할 때도 그러하며, 네가 나의 지평을 떠난 후에도 그러할 것이다. 나의 지평에 존재하는 모든 소중한 이들에게, 그리고 당신의 지평에 내가 있는 모든 소중한 이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관계를 어려워하고 그 관계의 어려움에 대해 자책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사실 어려워하는 일이기 때문에 당신은 그에 대해 자책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그런 어려운 과정으로 소중한 관계가 형성되었을 때 그 관계는 필연적으로 당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것이다.

 

글 | 신은정(경영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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