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학기 국제 학생 축제가 지난 14일 민주광장에서 진행됐다. 형형색색의 플랑과 북적이는 세계인의 웃음소리가 광장을 가득 채웠고, 부스엔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돼 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고려대학교 교환학생 교류회 KUBA(회장=한준현)’에서 주최한 ISF(International Students Festival) 행사엔 전 세계에서 모인 외국인 학생들과 한국인 재학생, 인근 주민까지 참가해 지구촌의 축제를 함께했다.

▲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네덜란드 부스 이벤트를 즐기고 있다.

  아침 10시, 아직 쌀쌀한 아침 공기가 감도는 민주광장은 지역별 부스에서 준비한 다양한 이벤트들로 북적였다. “50초 안에 성공하면 네덜란드 맥주 드릴게요!” 쿤 슈나이더(Koen Snieder, 에라스무스대 4학년) 씨가 부스를 방문한 학생들에게 네덜란드 전통놀이를 제안했다. 이어 네덜란드 맥주를 맛보겠다고 나선 한 참가자가 바닥에 놓인 소주병에 추를 넣으려고 낑낑거렸다. 엉거주춤한 참가자의 모습에 주변에서는 웃음꽃이 퍼졌다. 10초를 남겨놓고 마침내 추가 병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슈나이더 씨는 축하의 미소를 지으며 컵에 가득 담긴 네덜란드 맥주를 건넸다. “이건 네덜란드에서 큰 축제가 있을 때마다 어린아이들이 즐기는 놀이에요. 성공하면 저희가 준비한 맥주와 음식을 드리고 있어요.” 홍보관 앞에 위치한 중국 부스에서는 장소보(張篠浡, 문과대 일문15) 씨가 중국 전통악기인 고쟁을 연주했다. 고쟁 연주곡인 설산춘효(雪山春曉)의 아름답고 화려한 선율이 울려퍼지자, 북적거리는 광장의 한 편엔 중화풍의 잔잔한 멜로디가 흐르는 작은 콘서트장이 만들어졌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부스에서 준비한 맛있는 음식 냄새가 주변을 지나던 행인들의 발길을 멈춰 세웠다. 햄버거, 팬케이크, 훈제소시지, 파스타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들이 광장을 가득 메웠다. “러시아 부침개 맛있네!” 개운산을 등반하고 시장한 속을 달래러 부스에 방문한 김기웅(남·84) 씨가 러시아 부스에서 팬케이크를 먹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김 씨는 러시아 부스를 시작으로 학생들이 준비한 음식들을 하나하나 맛봤다. “나라마다 음식 맛이 달라서 어디 하나가 맛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다 입맛에 맞네요. 한국 부스에는 우리 집에서 담근 깍두기라도 조금 가져다놓을까 싶어요 하하”

▲ 패션쇼에 참가한 중국 학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어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패션쇼와 장기자랑이 펼쳐졌다. 각 지역의 전통의상을 입은 학생들이 광장 한가운데 놓인 레드카펫에 올라 자신감 있는 워킹을 선보였다. 미국 학생들이 Jay-Z의 노래 ‘Empire State of Mind’에 맞춰 군무를 선보이자 광장 앞을 메운 인파가 노래를 ‘떼창’하며 흥을 돋우었다. 프랑스 학생들의 등장과 함께 오펜바흐의 오페라 ‘천국과 지옥’ 중 ‘캉캉’이 흘러나오자 무대 위와 아래의 학생들이 다 함께 다리를 높게 차올리는 캉캉춤을 췄다. 중국 학생들은 붉고 화려한 한족 전통의상을 입고 전통춤을 선보였다. 무대를 마치고 내려온 고신(高晨, 정경대 정외18) 씨는 잔뜩 상기된 표정이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전통문화를 보여줘 기쁘고, 한국 사람들이 명절에 한복을 입는 것처럼 저도 명절이 되면 이 전통 복장을 입을 생각이에요.”

  매 학기 진행되는 ISF 행사는 이번 학기로 22회째를 맞았다. KUBA 소속 교환학생, 내국인 학생, 외국인 유학생 등 전 세계의 학생들이 모여 행사를 준비했다. 행사를 마친 한준현 회장은 “오늘 열린 ISF 행사가 외국인 학생뿐만 아니라 고려대 전체의 축제가 됐다”며 만족했다. “오늘 날씨가 좋아서 많은 학우들이 줄을 서서 음식을 맛보고 가신 것 같아 기분이 좋고, 예상한 시간보다 빠르게 음식이 동난 것을 보아 모두가 만족한 축제였던 것 같아요. 행사를 통해 KUBA 회원만이 아니라 고대의 모든 학우들이 함께 웃을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글 | 전남혁 기자 mike@

사진 | 류동현 기자 p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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