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인 단속 방법과 처벌 강화 필요해

음주운전 단속 및 처벌 기준 논의 김예진 기자l승인2018.11.19l수정2018.11.1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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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1일,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윤창호 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친구 인생이 박살났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부산에서 발생한 끔찍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매던 윤창호 씨가 지난 9일 끝내 숨을 거뒀다. 40만 명의 동의를 얻은 국민청원 이후 음주운전 단속과 처벌기준 강화를 요구하는 ‘윤창호 법’이 발의됐다.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시점이다.

 

  처벌 강화에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감소

  음주 운전자는 도로교통법에 따라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을 받는다. 2009년 10월 도로교통법 제148조 2항이 개정돼 음주운전 및 음주 측정 불응 처벌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의 벌금’으로 강화됐다. 최석윤(한국해양대학교 해양경찰학과) 교수는 “음주운전과 음주 측정 불응행위의 범죄적 중대성에 비례하도록 처벌이 강화됐다”며 “음주운전에 대한 징역형도 2017년에는 10.7%로 5.2%였던 2012년에 비해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처벌강화에 따라 음주운전 적발과 사고 건수는 감소추세에 있다.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올해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20만5187건으로 2013년 26만9836건에 비해 24%가 줄었고, 2017년 음주 교통사고 발생 현황은 총 19517건으로 2010년에 비해 26% 감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는 상당한 실정이다. 2017년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439명이며 부상자는 3만3364명이다. 하태훈(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14년 이후 음주운전 적발자는 92만 여명에 달한다”며 “매년 20만 명 이상이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아 하루 평균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단속기준 강화만이 능사인가

  최근 음주운전 근절대책으로 단속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하자는 안이 제시되고 있다. 현재 음주운전 단속기준은 소주 2잔 반 정도의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나타나는 수치다. 장현석(경기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1잔만 마신다면 음주단속에 적발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음주운전 하는 운전자들이 많다”며 “단속기준이 0.03%일 경우에는 소주 1잔 또는 맥주 1잔만 마셔도 적발될 가능성이 커져 실질적인 음주운전 억제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은 2002년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0.05%에서 0.03%로 강화한 이후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가 4분의 1로 줄었다.

  단속 기준보다는 단속 방법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최석윤 교수는 “독일연방법원에서 실시한 실험에선 혈중알코올농도가 0.1% 정도가 돼야 운전능력에 영향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단속 기준을 무작정 강화할 것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에 기초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의갑(경기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혈중알코올농도 0.05%는 OECD 국가 평균 수준”이라며 “단속 기준보다는 적절한 적발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도로상을 운행하는 모든 차량을 일시 정지시켜 음주 여부를 단속하는 투망식 일제 음주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자동차 3대당 1대의 기준으로 검문소에서 차량을 정지시킨 후 음주단속을 실시하고 있고, 영국은 법률적으로 일제단속이 불가능해 구체적 음주혐의가 있는 운전자에 대한 개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최석윤 교수는 “무작위로 단속하는 투망식 음주단속은 심각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만취자보다는 사고 위험이 높지 않은 음주운전자를 주로 적발할 가능성이 커서 실효성이 낮다”고 말했다. 최석윤 교수는 “미국이나 독일 같은 경우 직선보행검사, 다리균형 검사, 차렷자세 검사 등의 현장주취검사도 병행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혈중알코올농도 측정뿐만 아니라 부수적인 사항을 함께 고려해 실질적인 사고 위험이 있는 음주운전을 단속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처벌 강화에 대한 논의도 필요해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감소 중이지만 재범률이 높아 대다수 전문가들은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2회 이상 음주단속 적발된 재범률은 2013년 16.7%에서 지난해 19.2%로 2.5% 증가했다. 장현석 교수는 “음주운전 재범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경미한 처벌”이라며 “재범인데도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148조2에 따라 음주운전 3회 적발 시 혈중알코올농도와 상관없이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윤창호법은 해당 가중처벌기준을 ‘3회 위반’에서 ‘2회 위반’으로 강화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음주운전으로 인명 사상 교통사고를 일으켰을 시에는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가중 처벌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특가법)에 의해 처벌받는다. 특가법에 규정된 위험운전치사상죄에 따라, 상해를 입힌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3000만 원의 벌금형,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2017년 기준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비율은 70.9%에 달한다. 대법원의 양형기준도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사람에 대해 최대 4년 6개월을 선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태훈 교수는 “특가법에 의해 음주운전 사망 사고에 최대 30년까지도 선고가 가능하지만 대법원의 양형기준은 이에 한참 못 미친다”며 “피해자와의 합의, 전과유무, 보험가입 등이 감형사유로 고려되고 있는 집행유예 기준과 양형기준 재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의갑 교수는 “우리나라는 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하고 있어 처벌수위가 낮지만 음주를 하고 운전대를 잡은 순간부터 사고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이 단계에서 고의성이 인정될 소지가 있는 만큼, 과실치사가 아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처벌기준 강화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다른 처벌조항과의 비례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장현석 교수는 “음주 사망사고의 형을 높일 경우 비난 가능성이 그보다 높은 다른 범죄행위에 대해서도 처벌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들의 분노는 이해가 가지만 처벌 수위 강화에는 보다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 | 김예진 기자 sierra@

사진제공 | 하태경 의원실

김예진 기자  sierra@kunew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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