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튈지 모르는 기후, 난감한 기상청

김예진 기자l승인2018.11.19l수정2018.11.1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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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여름에 발생한 폭염과 태풍을 일기예보가 정확히 예측하지 못해 기상청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기상청은 기상예보의 오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복잡한 자연현상에 비해 정확한 예보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며 기상예보는 더욱 난항을 겪고 있다.

  수치예보모델 이용한 기상예보

  기상예보는 기간에 따라 크게 단기, 중기, 장기 3단계로 나뉜다. 단기예보는 오늘 날씨를 포함한 3일간의 예보이며, 향후 10일까지의 예보는 중기예보라 한다. 장기예보는 1개월과 3개월 예보로 나뉘는데, 1개월은 주별 평균 기온과 강수량을 예보하고 3개월은 발표일(매달 23일 경) 다음 달부터 석 달간의 월별 평균 기온과 강수량을 예보한다. 3개월 예보 중 다가올 계절의 기후를 예보하는 것을 계절기후전망이라 부르며, 이는 국민들의 관심도가 높아 언론 브리핑을 한다.

  기상예보는 ‘수치예보모델’을 활용해 이뤄진다. 수치예보모델(수치모델)은 우리가 실제로 살고 있는 지구 시스템을 컴퓨터에 구현시킨 가상 세계다. 이 가상세계에는 현재까지 학계에서 연구를 통해 발견한 다양한 대기 흐름과 물리 과정이 적용돼 있다. 수치모델은 각 지역의 기상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 5~10km 정도 길이인 격자를 이용해 전 지구를 수평과 수직 방향으로 세밀하게 나눈다. 성층과 해양 또한 고려해 연직방향으로도 격자를 나눈다. 그 이후 각 격자점에 영향을 미치는 기상 현상에 관련한 여러 방정식을 풀어 대기상황을 예측한다.

  박이형 기상청 대변인은 “가상의 지구 모형에서 방정식을 풀어 특정 시간이 지난 후에 특정 지역에서 대기의 흐름과 물리과정이 어떻게 바뀔지 예상한다”며 “수치모델이 없으면 단기부터 장기까지 모든 예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방대한 양의 방정식을 빠르게 풀어 정해진 시간마다 예보하기 위해서는 슈퍼컴퓨터의 이용이 필수적이다. 현재 기상청이 운영하고 있는 슈퍼컴퓨터 4호기는 1초에 5천800조개의 방정식을 계산할 수 있는 성능을 가졌다.

 

  이상기후로 인해 늘어난 불확실성

  기상청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수치모델과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기상예보를 하는데도 오보가 잦은 이유는 기상현상의 비선형성(non-linearity) 때문이다. 비선형성이란 전체적으로는 정형성을 갖추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같은 변화에도 결과가 달리 나타나는 상태를 의미한다. 기상현상을 비롯한 자연계의 모든 운동은 원인과 결과 사이에 완전한 비례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 즉, 미세한 기온의 변화가 엄청난 기후변화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선형성으로 인해 기후의 정확한 예측은 컴퓨터를 통한 계산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서명석(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동일한 온도가 내려가더라도 각 지역에 존재하는 수증기 양에 따라 안개의 생성 유무가 달라진다”며 “아직 인류가 알지 못하는 기상현상이 많이 존재해 정확한 예측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수치모델이 가진 한계도 예보 정확도 하락에 영향을 준다. 비선형적인 기상현상을 컴퓨터로 계산하기 위해서는 유사한 선형 방정식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근사식을 활용하면 정확한 수치 계산이 불가능하고, 이러한 근사 방정식을 반복할 시 오차는 계속해서 증가한다. 장기예보는 단기예보보다 계산해야 하는 방정식의 수가 많아 오차범위가 더 커진다.

  산업화 이후 심각해진 지구온난화는 장기예보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이다. 향후 3개월 이상의 기상현상을 예측할 때에는 수치모델의 결과뿐 아니라 해빙, 해수면 온도, 눈 덮임 등의 자연현상을 고려해야 한다. 박이형 대변인은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강수량이 적었던 지역에 갑작스럽게 폭우가 내리거나, 유례없는 폭염이 발생하는 등 이상기후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며 “학계에서 연구되지 못한 현상을 고려해 기상예보를 할 수는 없기에 오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장기예보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활발한 연구를 통해 지구온난화가 야기한 기후변화를 정교히 이해해야 한다. 서명석 교수는 “현재와 미래의 기후 시스템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며 “보다 정교한 수치모델을 개발하고,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향상시키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송채현 기자 bravo@

사진제공|기상청

 

 

김예진 기자  sierra@kunew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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