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도 가까운 중국, 시진핑은 어떻게 주석이 됐을까?

Discover KU 교양축제 강연 김태훈 기자l승인2018.11.19l수정2018.11.1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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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로 6년 차를 맞이한 교양축제 ‘Discover KU’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Discover KU는 시민과 대학 구성원에게 본교 교양 강의를 선보이는 행사다. 열린 교육을 통해 대학의 지식 공유 역할을 실천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고자 행사가 기획됐다. 지난 13일에는 이정남(본교·아세아문제연구소) HK교수가 ‘중국의 최고지도자는 어떻게 결정되는가’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강연장을 찾은 약 100명의 학생과 시민들은 백주년기념관 원격회의실을 가득 채웠다.

  이정남 교수는 우선 항간에 알려진 통념을 바로 잡으며 강의를 시작했다. 보통 중국은 주석 개인이 권력을 독점하는 통치체제라고 여기지만, 사실은 다수가 권력을 공유하는 ‘집단지도체제’라는 것이다. 종종 정상급 외교무대에 리커창 총리가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보통 공산당 총서기 포함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을 중국의 최고영도집단이라 한다.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서로 업무를 분담하고 협조해 당과 국가를 이끈다. 중국은 단일정당인 공산당과 국가가 하나로 통합된 ‘당-국가체제’여서 공산당의 권력 서열이 국가권력 서열에 투영된다. 공산당 지도자가 뽑히는 과정이 곧 중국 최고지도자가 결정되는 과정이다. 공산당 총서기인 시진핑이 중국 주석을 맡는 것이 그 방증이다.

  중국 공산당은 복잡한 절차를 통해 최고지도자를 육성한다. 이정남 교수는 그 절차로 예비간부제도를 소개했다. “중국은 젊은 인재를 발굴해 몇 단계의 훈련과정을 거쳐 간부로 키웁니다. 학문후속세대를 양성하는 것과 비슷하죠.” 예비간부는 흔들림 없는 이데올로기, 젊은 나이, 탁월한 업무성과를 갖춰야 한다. 당대회를 통해 예비간부를 조정하며 이 중 3분의 1 정도만이 승진할 수 있다. 다만 능력만큼이나 원로간부의 후원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이정남 교수는 “예비간부들이 ‘꽌시(關係, 호의를 얻기 위한 관계)’를 맺기 위해 뇌물을 쓰는 경우가 많다”며 “물론 당 기율부에서 철저히 감시하기는 한다”고 설명했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도 정치국 상무위원이 되는 길은 쉽지 않다. 최고영도집단이 되기 위해선 성급(省級) 지도자 자리를 거쳐야 한다. 이정남 교수는 “중국의 성은 일반적인 국가 크기”라며 “성을 통치하는 것은 여러 행정운영 경험을 쌓는 기회”라고 전했다. 또 최고영도집단의 주요 조수 직을 수행해야 한다. 이때 최고지도자는 조수에게 조언을 전하는 동시에 후계자 자질을 평가한다. 5만여 명의 예비간부 중 단 7명만이 정치국 상무위원이 될 수 있다.

  이어 이정남 교수는 공산당이 개인 독재를 막기 위해 여러 제도를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대표적인 것이 집단적 권력승계제도다. 최고영도집단은 개인이 아니라 한 집단에 권력을 승계한다. 정치적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또 중앙정치국위원회, 중앙위원회 등까지 전반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진다. 권력승계는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한 번에 최고영도집단 전부가 바뀌지는 않습니다. 계단을 밟아가듯 조금씩 권력을 승계하죠. 이를 통해 조직의 소장화를 꾀할 수가 있어요.” 이정남 교수는 중국의 지도집단이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임기제와 ‘칠상팔하(만67세는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진입할 수 있지만 68세는 그럴 수 없다는 중국 공산당의 규칙)’ 같은 연령제한 역시 독재 출현을 방지하고 조직의 소장화를 돕는다.

  하지만 독재를 예방하기 위한 중국의 제도와 관행은 2017년 19차 당대회를 이후로 퇴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진핑 주석은 ‘국가지도자는 2기를 초과할 수 없다’는 헌법을 개정해 종신집권의 길을 열었다. 또 차기 후계자는 전대 주석이 지명하는 ‘격세지정’의 관행조차 위기라고 덧붙였다. 시진핑 다음 집권자는 전대 주석인 후진타오가 지명해야 관행에 맞으나, 시진핑이 직접 후계자를 물색하고 있다는 풍문이 들린다는 것이다. 이정남 교수는 “시진핑이 3번째 임기를 시작하면 중국의 엘리트 집단이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정남 교수의 강연에는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도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안산에서 온 67세 정 모 씨는 “평소엔 중국에 대해 막연한 인상만을 갖고 있었다”며 “강연 덕에 신문을 읽을 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정남 교수는 “일반 시민에게 교양 강의를 공개하는 것은 뜻깊은 일”이라며 “평화로운 동북아를 위해선 중국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태훈 기자 foxtrot@

 

김태훈 기자  foxtrot@kunew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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