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영화 카페 말고 색다른 걸 원해, 너랑 새로운 걸 해보고 싶어” 가수 레이나의 노래 ‘밥 영화 카페’의 일부분이다. 사람들은 똑같은 공간의 반복에 지쳐가고, 새로운 즐길거리와 경험을 갈망한다. 이런 이들이 찾아가기 좋은 곳, 왕십리역 엔터식스 5층에 자리한 ‘드래곤피쉬 낚시카페’다.

  은은한 조명이 감도는 어두운 카페 내부에는 2000여 마리의 물고기가 헤엄치는 거대한 수조가 자리 잡고 있다. “어서오세요. 낚시 처음이신가요?” 두 손에 낚싯대와 떡밥을 든 직원 송재덕(남·27) 씨가 미끼 끼우는 법과 물고기 낚는 법을 간단히 설명한다. 수조 앞에 앉아 낚싯대를 물속으로 던지자 유영하던 물고기 수십 마리가 찌 사이로 모여들지만, ‘손맛’을 기대하긴 이르다. 애써 뭉쳐 놓은 미끼만 물고 떠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찌가 올라갈 때가 아니라 내려갈 때 건져 내세요” 옆에서 지켜보던 송 씨가 노하우를 전수한다. 20분여 지났을까, 찌가 가라앉고 묵직한 기운이 낚싯대에 전해진다. 600그램이 넘는 붕어가 퍼덕이며 뜰채에 담긴다. 잡은 물고기는 그 무게가 포인트로 합산돼 각종 상품들로 교환이 가능하다.

  “엄마 여기 봐, 두 마리 걸렸어!” 수조 한쪽에서 연신 고기를 낚아채는 이승훈(남·9) 군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가득 차 있다. 옆에서는 어머니 민지현(여·45) 씨가 아들이 낚은 물고기를 뜰채로 건져 낸다. “세 번째 방문하는데, 저는 한 마리도 못 잡았어요. 그런데 아들 녀석은 잘 잡네요, 자주 데리고 와야겠어요.”

  평소 낚시가 취미였던 조영진(남·28) 점장은 미디어에서 시작된 낚시 열풍에 미소가 가득하다. “텔레비전에서 낚시 관련 방송을 보고 저희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요. 진짜 강이나 바다에서 낚시하기가 어려우니까 실내에서 낚시할 수 있는 장소를 찾으시는 거죠.”

  텔레비전 속 낚시꾼들이 느끼는 ‘손맛’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하지만 시간적, 물질적 여유가 없는 사람이라면, 도심 속 낚시터인 ‘드래곤 피쉬 낚시카페’를 방문해 보자. 2000여 마리 중 단 하나, ‘황금 잉어’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전남혁 기자 m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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