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러블리즈(Lovelyz)의 미니1집 <Lovelyz8>에 수록된 ‘Hug Me(제이윤 작사·작곡)’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조금씩 다가가고픈 앳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곡이다. “알 듯한 내 맘 모른척하는” ‘너’가 때론 밉기도 하지만, “한 걸음씩 네게 한 걸음씩 네게” 용기 내 다가가 마음을 전하려는 이가 등장한다. 그 간절한 바람이 이뤄진 걸까. 이윽고 ‘너’도 내게 따뜻한 손을 건네고, “놓치지 말고 두 손 모아 안아줘”라는 소망으로 노래는 끝이 난다. 사랑의 설렘과 떨림을 한껏 담아내는 섬세한 가사는 곡의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이 곡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는 협화음과 불협화음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치밀한 화음구조, 그리고 멜로디라인과 전조(轉調)를 통한 변주이다. 이러한 음악적 장치들은 다채로운 청각적 경험을 선사하면서,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요동치는 감정의 파도를 음악에 옮겨놓은 듯하다. 코러스로 전개될수록 속도감과 무게가 더해지는 비트 또한 사랑 앞에서 고조되는 심장박동의 리듬을 닮았다. 음악 안에 깊이와 풍성함을 불어넣는 정교하고 섬세한 베이스라인, 곡 전반에 경쾌하고 산뜻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현악 반주도 감상 포인트다. 이에 청아함과 호소력을 동시에 갖춘 러블리즈 특유의 보컬색이 입혀지며, ‘Hug Me’는 현 시대 아이돌 팝이 구현할 수 있는 최상 수준의 미감을 선사한다.

  포옹(Hug)을 하면, 일명 ‘사랑호르몬’으로 알려진 옥시토신이 체내에서 분비된다고 한다. 기분을 안정시키고 행복감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스트레스 감소와 상처치유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더없이 편안한 상태에서 서로의 체온을 나눌 수 있는 것은 덤이다. 꼭 연인이 아니더라도, 곁에 있는 사람과 한 번쯤 가벼운 포옹으로 마음을 나눠보면 어떨까. 서로의 온기가 더해진다면, ‘역대 최강한파’가 예고된 올 겨울도 조금은 더 따뜻해질 것이다.

 

박진웅 기자 queb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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