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 진입해 농성 벌인 공대위

교무처장 면담 불발, '노쇼' 아니었다 김태훈 기자l승인2018.11.26l수정2018.11.2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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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사법관련구조조정저지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22일 오후 1시 기자회견을 가진 후 박만섭 교무처장을 만나기 위해 본관으로 진입했다. 시간강사 채용 최소화를 목표로 하는 논의 내용이 담긴 교무처 내부문건이 공개된 후 이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박만섭 교무처장을 만나지 못한 집회 측은 요구안을 교무팀 사무실에 부착한 후 해산했다.

  한편, 집회 측이 박만섭 교무처장을 만나지 못한 것을 두고 ‘교무처장 노쇼’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미 교무처에서 집회 측에 22일 면담이 어렵다는 사실을 사전에 전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 집회 관계자는 “교무처에서 이미 ‘외부인까지 오면 면담이 곤란하다’고 전했지만 시위 참가자의 의견에 따라 본관 진입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공대위 “교육환경파괴 중지하라”

  22일 오후 1시 공대위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고려대는 강사법을 빌미로 한 교육환경파괴를 당장 중지하라”는 내용이 주된 골자다. △시간강사 채용 극소화 △교과목 통폐합 △졸업요건학점수 축소 등의 논의 내용이 담긴 ‘강사법 시행예정 관련 논의사항’ 내부문건이 지난주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이에 반발한 것이다. 기자회견에는 김태구 서울총학생회장, 신승엽 일반대학원 부총학생회장, 강태경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수석부지부장, 김영곤 전국강사노동조합 대표 등 20여 명이 참가했다.

  먼저 김태구 서울총학생회장이 발언을 시작했다. 김태구 서울총학생회장은 “강사법이 도입된다고 졸업요건학점을 낮추고 강좌 수를 줄이는 것은 교육환경을 악화하는 일”이라며 “대학은 교육이라는 본질을 팔아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원생들은 시간강사 채용이 줄면 학문후속세대 양성에 큰 지장을 줄 것이라 우려했다. 문민기 대학원노조 고려대분회장은 “신진연구자는 강의를 통해 지적 자극을 받을 수 있다”며 “강사 자리를 줄여 교육자로서 경험을 쌓을 기회를 제거해버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은 “강사에게 연구와 강의 환경을 보장하는 강사법에 역행하지 말라”는 김영곤 전국강사노조 대표의 발언으로 마무리됐다.

 

  집회 측, 본관에서 강하게 항의해

  집회 측은 오후 1시 40분경 본관으로 진입했다. 박만섭 교무처장을 만나기 위해서다. 본관 1층에는 현계환 총장 비서실장과 이주리 교무팀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신승엽 일반대학원 부총학생회장이 “오늘 면담하기로 한 박만섭 교무처장님은 어디에 계시냐”고 묻자 본부 측은 “교무처장님은 중요 학내 현안 처리를 위한 회의 중”이라 답했다. 집회 측이 “면담을 해주시겠다는 분이 왜 갑자기 안 계시냐”고 하자 본부 측은 재차 “박만섭 교무처장님은 중요 현안 처리를 위해 회의 중”이라며 “미리 면담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달을 드리지 않았냐”고 했다. 이에 집회 측은 “이보다 더 중요한 현안이 어디 있나”며 크게 소리쳤다.

  집회 측은 본부와 대치하다가 총장실과 교무팀 사무실이 있는 본관 2층으로 이동했다. 현계환 총장 비서실장은 “요구안을 전해주면 총장님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회 측은 “서면으로 해서 될 일이면 이메일을 보내고 말았을 것”이라며 “총장님께 면담을 요청했는데 왜 아무런 답변이 없었나”라고 항의했다. 집회 측은 요구안을 낭독한 뒤 총장실 문 앞에 부착했다. 요구안에는 △강사법 시행예정 관련 논의사항 전면 폐지 △학사개편 시 학생과의 의견수렴 △시간강사 감축 반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집회 측은 교무팀 사무실 앞으로 이동해 농성 시위를 이어갔다. 대학원생과 학부생들의 항의 발언이 잇따른 뒤 본관 진입 시위는 오후 3시경에 마무리됐다.

  본부는 “‘강사법 시행예정 관련 논의사항’ 중 결정된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서울총학이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한 ‘강의 수 20% 감축’과 같은 내용에 대해 박만섭 교무처장은 “20% 감축은 일방적인 강제사항이 아니다”라며 “현재 학과의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 말했다. 이주리 교무팀장 역시 “강사 채용 주체는 학과 단위고 학과별 사정은 제각각”이라며 “학과의 의견을 소상히 수렴하는 중”이라 밝혔다.

 

  ‘교무처장 노쇼’ 사실과 달라

  일부 학생이 비판한 ‘교무처장 노쇼’는 사실과 다르다. 집회 측은 박만섭 교무처장과 22일에 만나기 어렵다는 것을 사전에 전달받았음에도 본관에 진입해 항의했다.

  지난 15일 집회 측 일부는 박만섭 교무처장과 면담했다. 집회 관계자는 면담에서 “22일에 본관 진입 시위가 예정돼 있다”며 “이때 처장님께서 직접 대외비문건이 확정된 건 아니라고 말씀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주리 교무팀장은 “교무처장님은 22일 논문심사 일정이 있었지만 ‘학생의 대화 요청에 응해야 한다’며 기꺼이 만나려고 하셨다”고 전했다. 다만 “공공운수노조, 비정규교수노조와 같은 외부인도 온다는 사실을 알고 교무처장님께 면담 취소를 건의했다”고 덧붙였다. 아직 강사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고 관련 시행령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대위와 만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교무팀은 집회 측과 면담 약속을 잡을 때도 “외부인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보장이 없자 박만섭 교무처장은 21일 집회 측에 면담이 불가능하다는 뜻을 전했다. 한 집회 관계자는 “박만섭 교무처장님과 만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당시 집회 분위기상 참가자들의 요구에 따라 본관진입을 결정한 것”이라 말했다. 한편, 이정우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은 “향후 본부와 학생이 만나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자 한다”며 계획을 전했다.

 

김태훈 기자 foxtrot@

김태훈 기자  foxtrot@kunew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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