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에 탈모 산업은 방긋, 탈모인은 울상

박성수 기자l승인2018.11.26l수정2018.11.2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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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용 관련 전문 매장인 '올리브영'에 헤어 관리 코너엔 다양한 탈모 방지 샴푸가 판매된다.

  작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화장품법과 시행령·시행규칙, 기능성 화장품 심사 규정 개정됐다. 이에 따라 기존 탈모 방지 제품이 의약외품에서 기능성 화장품으로 구분돼 시중판매가 쉬워졌다. 덩달아 시장 규모도 증가하는 추세지만, 탈모 제품의 직접적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표현은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허위‧과대 광고 제품도 늘고 있다,

 

  탈모 방지 샴푸부터 부분가발까지

  의료 행위, 탈모 방지 샴푸, 두피 관리 제품, 가발 등 탈모 산업의 범주는 넓다. 청년탈모의 증가로 젊은 층이 탈모 관련 제품을 많이 구매하면서 관련 산업도 성장세다. 특히 탈모 방지 샴푸의 인기는 압도적이다. 유명 연예인이 사용한다고 광고한 탈모 방지 샴푸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탈모 방지 샴푸는 일반 샴푸보다 비싼 가격에도 매출과 관심이 꾸준히 늘고 있다. 미용 관련 전문 매장인 ‘올리브영’이 올해 상반기 매출을 분석한 결과, 남성 전용탈모관리 샴푸 매출이 지난해 대비 280%가 증가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손 모(남‧24) 씨는 “당장은 탈모가 없지만, 아버지의 탈모가 유전될까 봐 걱정돼 탈모 방지 샴푸를 사용한다”며 “비싸지만 탈모를 막을 수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쓸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나이에도 심각하게 탈모가 진행돼 치료가 늦은 사람들은 가발을 쓰기도 한다. 가발전문업체 ‘하이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30대 남성 고객의 비율이 약 20%로 나타났다. 하이모 관계자는 “젊은 고객에겐 간편하게 착용할 수 있고, 원하는 스타일대로 연출할 수 있는 부분가발에 대한 수요가 특히 높다”고 전했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이 모(남‧27) 씨는 “이마가 넓은데 M자 탈모도 심해져 앞머리를 가릴 수 있는 부분가발을 샀다”고 말했다.

  

  탈모에 대한 관심 증가가 원인

  탈모 시장의 성장에는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외모가 중시되는 사회적 분위기에 청년탈모의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허창훈(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갈수록 탈모로 인한 외모 문제에 관심이 늘어나면서 병원을 찾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범준(중앙대 의학과) 교수도 “내원하는 젊은 환자 중에 탈모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며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도 탈모 방지와 치료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탈모 환자들이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을 받지 못하는 탈모 치료 대신, 시중에 출시되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탈모 제품에 손길을 뻗는 것도 원인이다. 대부분의 탈모 치료는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 목적으로 분류돼 국민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미용으로 간주된 탈모 치료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하고, 여기에는 10%의 부가가치세까지 포함된다. 허창훈 교수는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탈모는 어떤 치료 방법이든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샴푸 같은 제품에 의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건강보험에 모든 탈모 치료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군 전역 후부터 탈모 치료를 시작한 김현영(부산대 기계공학14) 씨는 “약국에 파는 탈모 치료약들은 우리 나이대 탈모인들에겐 너무 부담된다”며 “부디 탈모도 건강보험을 적용해 비용 부담을 줄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정적 한계로 보험적용에는 어려움이 있다. 김범준 교수는 “최근 의학계에서도 탈모 치료에 국민건강보험을 적용하라는 요구가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한정된 건강보험 혜택을 모든 탈모 환자들에게 적용하면 재정적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허창훈 교수도 “전 세계적으로도 건강보험이 탈모 치료에 적용되는 나라는 거의 없다”며 “대부분의 탈모가 건강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해 건강보험으로 보장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피부과 전문의 “병원 방문이 가장 최선”

  원래 ‘탈모 방지’로 표시·광고할 수 있는 제품은 의약외품으로 제한됐지만, 작년 5월 법 개정으로 ‘탈모 증상 완화’ 표시가 가능한 기능성 화장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탈모 방지 샴푸를 기능성 화장품으로 전환해 화장품 분류에 대한 국제 흐름에 맞췄다”며 “소비자들을 위한 규제 완화의 일환으로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탈모 관련 제품의 허위, 과대광고가 남발하며 여러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식약처의 발표에 따르면 587개의 탈모 방지 샴푸가 허위 및 과대광고로 적발됐다. 적발된 제품들은 주로 기능성 화장품으로 분류됐는데 의약외품으로 속여 광고한 것들이다. 샴푸의 경우 의학적으로 불가능한 ‘발모 효과’ 등을 광고해 적발된 사례도 있다.

  전문의들은 샴푸로는 탈모를 절대 ‘치료’할 수는 없다고 설명한다. 허창훈 교수는 “현재까지 인정되는 치료법은 네 가지로 먹는 약, 바르는 약, 모발이식 수술, 레이저”라며 “그 외 화장품, 샴푸 등은 정식 치료법으로 인정하지 않으니 최대한 빨리 전문의를 방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탈모 전문 웅선클리닉 홍성재 원장은 “탈모는 의학적으로 검증된 약물로 꾸준히 치료해야 나을 수 있는 피부 질환”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제품 사용은 효과는 없이 정작 치료 시기만 놓치게 해 영구 탈모를 일으키고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천안에 거주하는 하 모(남‧24) 씨는 “머리가 자란다고 광고하는 탈모 샴푸를 반신반의하면서 써봤는데, 역시나 그런 효과는 없었다”며 “거짓 광고로 탈모인을 우롱하는 제품들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탈모 방지와 치료를 위해선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쓰는 것보다는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허창훈 교수는 “영양소를 골고루 먹고, 직접흡연은 물론 간접흡연도 모발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담배는 반드시 끊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홍성재 원장은 “지방이 많은 기름진 음식과 고칼로리의 인스턴트 식품은 지양해야 한다”며 “해당 식품은 혈액을 끈적이게 해 두피의 영양공급을 감소시키고, 탈모를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글 | 박성수 기자 yankee@

박성수 기자  yankee@kunew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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