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세종캠에선 ‘단 하나’의 학생회도 탄생하지 않았고, 서울캠에선 ‘단 하나’의 선본만 남았다. 두 캠퍼스 모두 학생대표자 선출에 극심한 난항을 겪고 있다.

  세종캠 선거결과는 그야말로 처참했다. 총 여섯 단위 중 다섯 단위는 투표율이 낮아 개표하지 못했고, 나머지 한 단위인 공정대에선 단순 착오로 투표자의 소속 단과대를 잘못 확인해 선거가 무효로 처리됐다. 사실 투표율이 낮은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학사회에서 학생회의 역할과 관심이 줄어들었다는 원인분석이 진부하게 들릴 정도다. 하지만 이런 투표율의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공정대에서 벌어진 선거무효 사태는 없었어야 했다. 너무나 미숙했다. 투표율이 충족돼 개표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음에도, 적어도 하나는 선출되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여지없이 깨졌다.

  서울캠의 사정도 좋지 않다. 한 선본의 정후보에 ‘커닝’ 의혹이 제기된 후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공청회에서도 관련한 지적이 이어졌다. 당사자는 “이것이 커닝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 역시, 항상 단위의 학우분들께서 투표로 내려줬다”는 텁텁한 해명을 내놨다. 커닝 행위가 과연 투표로 판단할 사안인지에 대한 의아함과 함께 앞으로 대표자로서의 자질을 꼼꼼히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할 거라는 확신을 남겼다. 또 자질 검증과는 별개로 후보자에 대한 인신공격과 외모 비방도 이어져 아쉬움을 더했다. 이후 해당 선본은 사퇴했고, 총학 선거는 단선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선거가 무산되고 선본이 사퇴하는 등 크고 작은 잡음이 많았다. 단과대 학생회 비대위 비율이 늘었다는 비보도 전해졌다. 어느새 투표결과보단 개표여부가 관건이 되고 경선보단 단선이 익숙해져버린 학생사회의 냉랭한 현실에 씁쓸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

 

박형규 취재부장 twink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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