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후보로 나선 계기는

  “빠르게 변화하는 흐름에서 한국사립대학은 재정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고려대도 예외는 아닙니다. 대학교육과 실제 사회 간의 괴리와 재정적 어려움이 본교가 안고 있는 문제입니다. 10년 이상 학교 경영에 관심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모교의 은혜에 대한 보답하고 후배들에게도 큰 유산을 물려줄 것이라는 마음에 총장후보로 나서게 됐습니다.”

 

  - 가장 중요한 공약 한 가지를 꼽는다면

  “재정인프라 구축을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합니다. 학내 구성원들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소통위원회를 만들 계획입니다. 총장은 가장 낮은 사람으로, 이들을 지지하는 조직 철학을 가져야 합니다.

저는 재정인프라 구축을 위해 ERW 시스템을 제안합니다. 이는 벌고 모으고 연구비를 따오는 3가지 방법을 골자로 합니다. 이를 통해 4년 동안 약 7000억 원 정도 재원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 강사법 시행에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굉장히 어렵고 본질적인 문제입니다. 이를 잘 대처하면서 강의의 질을 하락 시키지 않는 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대학원생의 경우엔 학위를 따도 교수가 되기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본교 박사 과정을 마친 학생이 우리 학교에서 강의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어떤 형태로는 자교 대학원생에게 강의가 배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 학교 박사과정 대학원생들을 외국대학 교수가 되도록 돕는 법도 있습니다. 학교 차원에서 트레이닝 프로그램 잘 구축하면 됩니다.”

 

  - 행정분권화의 방향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학교의 규모가 비대해지면서 이젠 분권화가 필수적이지만 완전히 방임하는 분권화는 아닙니다. 총장은 각 단과대, 학과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합니다. 교원 평가, 교과목 개설·운영 등의 권한은 단과대, 학부로 위임할 것입니다. 학장의 권한을 확대해 배정된 예산을 운용하는 판단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그를 위해선 학과장, 학부장의 임기를 늘려야 한다고 보는데, 현 2년 임기에서 3,4년으로 늘려 보다 책임 있게 맡은 단위를 운영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 재정마련의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비(非)등록금 의존적으로 학교 재정을 이끌어 나가야합니다. 튼튼한 재정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기업과의 협력 사업이나 연구비 지원이 중요한데,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지원 받을 수 있도록 총장이 직접 나서서 연구비 활로를 개척한다면 연구환경도 개선되고 연구성과도 나면서 수입도 발생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또한 비학위과정에서의 수익을 늘려야 합니다. 그 중 하나가 교수님들 보유한 특허입니다. 여러 교수님들이 특허를 가지고 있는데 판매가 안 된다거나 정당한 대가를 못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문제를 해결할 것입니다.

  현재 라이시움에 평생교육원이 있는데 이곳에 (가칭) ‘태학’을 만들 계획입니다. 액티브 실버(Active silver)들은 매우 새롭고 깊이 있는 것을 배우고 싶어 합니다. 이들을 위한 전문교육 프로그램을 별도로 만든다면 노인문제도 해결에 도움을 주고 수입원도 되는 좋은 결과를 낼 것입니다.”

 

  - 줄고있는 정직원 채용에 대한 생각은

  “앞으로 직원들과 잘협의해서 정규직 채용을 부활시킬 것입니다. 정직원 채용을 늘려야 합니다. 구체적인 문제는 직원들과 솔직한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입니다. 교직원에 대한 교육과 자기계발도 매우 중요합니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우수 직원에 한해선 대학원 진학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외국대학의 직원들 능력은 매우 전문화돼 있다고 합니다. 우수한 교직원들에 한해 외국대학을 벤치마킹 하도록 할 것입니다.”

 

  - 국제화 공약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지금 방식은 외국에서 유학 박람회에 참가해 오는 학생을 받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질 높은 국제화’를 위해선 각 나라의 유명 고등학교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스카우트 해 와야 합니다. 이를 통해 유학생의 질과 더 나아가 학교의 질을 높일 것입니다.

  우리가 외국에 진출을 해서 pre-KU 교육원을 만드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 비학위 교육 프로그램은 수입원인 동시에 훌륭한 학생을 선발하는 일련의 절차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업과의 연계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학생 입장에선 졸업 이후 취업도 보장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 세종캠이 발전하기 위한 방안은

  “저는 세종캠 우선주의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서울캠에서 재원이 남으면 지원해주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의 재정도 어려우니 지원이 제대로 안됐죠. 세종의 문제는 고려대학교 전체의 문제입니다. 그러려면 세종캠에 필요한 부분을 먼저 도와 짧은 시간 안에 발전하게 해야 합니다.

  서울캠에 들어오는 기부금 중 비목적성 기부금이 일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비목적성 기부금 중 일부를 세종캠에 지원할 계획도 있습니다. 세종캠 자체도 스스로 버는 조직이 돼야 합니다. 매년 지원금을 준다는 것 아닙니다. 스스로 버는 조직으로 만들어 4년 내에 세종캠을 국내 최고의 학과들이 있는 특화된 캠퍼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 인문계 캠퍼스와 자연계 캠퍼스 간에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자연계는 재정 측면에서 매우 높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높이 평가하며 감사해야 합니다. 자연계는 연구공간의 넓이와 시설의 질에 따라 연구 성과가 많이 좌우됩니다. 그러므로 시설상의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해결해야 합니다.

급한 것은 자연계 교양교육관입니다. 이과대를 위한 제2이학관을 짓고 제2공학관 자리에 1만평 규모로 실험동을 설립할 것입니다. 제도적으론 매트릭스 조직(matrix institute)를 도입해 관련 교수님들이 수평적으로 모여 연구하도록 돕겠습니다.”

 

  - 남은 선거일정에 임하는 각오는

“제가 진짜 고대 총장이 되려는 이유는 무언가의 발판으로 삼고 싶은 게 아니라 모교에 기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단발성 공약보단 보다 장기적인 인프라 구축에 힘쓰겠습니다. 이곳에서 학교의 원천적인 문제를 푸는 것이 제 보람입니다. 자갈밭을 매는 농부의 심정으로 즐겁게 임하겠습니다.”

 

글|진현준 대학문화부장, 변은민 기자 press@

사진|조은비 기자 juli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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