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10월 15일 현지시각 09:00 (0100 GMT)에 중국 간쑤 (甘肅)성 주취안 (酒泉) 발사기지에서 창정 (長征) CZ-2F 발사체에 실려 발사된 선조우 (Shenzhou, 神舟)-5 유인우주선에는 중국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의 양리웨이 (楊立偉, 38세)가 탑승하였다.

중국 최초의 우주인인 양리웨이는 발사 후 21시간동안 지구를 고도 350 km의 원형궤도로 14회 도는 우주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16일 오전 06:00에 네이멍구 (內蒙古) 중부 초원지대인 쓰쯔왕치 (四子王旗)로 무사히 귀환하여 1차 유인우주비행을 대성공으로 완료하면서 13억 중국인의 영웅이 되었다.

이로써 중국은 러시아와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유인우주비행을 성공한 국가가 됨으로써, 2008년 올림픽유치와 더불어 13억 중국인들의 자부심이 한껏 고양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중국이 명실상부한 과학기술의 강대국임을 전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15일 중국이 유인우주선을 발사한 놀라움이 이제 잦아들고 있다. 중국의 유인우주선 발사는 우리들 뿐 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게도 놀라움이었다. 일본에게는 아시아 1위의 우주개발국이라는 자존심이 무너진 것이, 미국에게는 중국이 이제는 우주에서 미국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은 겉으로 축하하고 있지만 내심 우주강국 중국의 부상을 심각히 받아드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중국의 유인우주선발사는 기술적인 성취일 뿐 새로운 군사적인 의미는 없다”라는 미 국무부 대변인 James Rubin의 평가 절하하는 논평과 이례적으로 발사성공 전에 전달된 미국정부의 축하 메시지에서 이러한 미국의 속내를 읽을 수 있다.

<유인우주개발의 중요성>


그렇다면 왜 중국을 비롯한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선진국들은 막대한 지출을 하면서 유인우주계획을 추진하는 것일까? 그것은 유인우주기술이 우주기술 수준은 물론 국력의 바로메터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또한 유인우주기술은 지구의 자원감소, 환경파괴 그리고 인구문제를 해결하는 필요한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고 보며, 장래 세계 각국의 정치, 군사 그리고 경제와 과학기술을 진일보 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유인우주기술은 무인 인공위성에 비하여 기술의 난이도가 한 단계 높을 뿐만 아니라, 전자, 소프트웨어, IT, 생명 등의 새로운 첨단 분야와 아울러 정밀기계, 화공과 공조 등의 재래 산업이 많이 포함되어 전반적인 파급효과가 타 우주산업에 비하여 매우 크다. 따라서 여러 분야의 과학기술 인력이 필요하므로 고용효과 측면에서도 그 중요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신우주전략>


이제 우리는 주변 강대국들의 우주개발 진행상황과 전략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우리의 이에 대한 대응과 우주개발 전략을 깊이 숙고해야할 시점에 와있다. 미국은 자타가 공인하듯이 아직도 세계제일의 우주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아마도 2050년까지 그 지위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미국은 90년대 말부터 우주개발을 자국의 세계 지배력 강화의 중요한 수단의 일환으로 전략적 변화를 꾀하기 시작하였다. 1996년의 미공군 Vision 2020과 2001년의 럼스펠드 보고서에서 그 방향을 언급하였는데, 중세에 유럽이 해양을 지배하여 세계를 지배했던 것처럼, 21세기 미국은 우주를 지배해야만 세계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역설하였고, 우주는 육지, 공중, 바다에 이어 미국 안보와 산업활동에 중요한 마당으로 등장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육해공에 이은 우주군을 창설하여 적의 우주접근을 차단하고 우방의 협조체제를 구축한 뒤 우주를 포함 전지구적인 작전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하였고, 또한 우주의 산업적인 활용이 그 잠재력이 크므로 이를 민간부분에서도 적극 활용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민간∙군사 분야에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수적인 우주수송과 비행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결론적으로 이를 통해 미국은 압도적인 우주에서의 우월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주전략의 핵심임을 분명히 하였다. 미국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 (ISS; International Space Station)과 미사일 방어계획 (MD; Missile Defense)도 이러한 미국의 신우주전략의 일환인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선조우 유인우주선 발사도 이러한 미국의 계획에 대응하고자 하는 전략적 선택인 것이다.


<중국의 유인우주개발 전략>


중국의 선택을 중국은 인민이 굶을 적에도, 문화혁명의 소용돌이에서도, 그리고 당연히 수많았었을 무수한 실패 속에서도 우주계획을 일관되고 줄기차게 진행시켜왔다. 중국은 선조우 우주선 개발과 발사에 23억$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현재의 선조우 5호 이후에는 우주정거장 건설, 유인 달탐사, 2015년 달기지 건설 2040년 화성 유인탐사 등 야심 찬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중국은 이러한 막대한 지출을 하면서 유인 우주 계획을 추진하는 것일까?
냉전시대로부터 현재까지 우주개발 경쟁에서 유인우주 계획의 성공에 따라 국력의 우열이 판가름 나며, 유인우주기술은 우주기술 수준의 바로메터인 것을 중국 정부는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유인우주선의 성공적인 발사가 강대국 중의 하나임을 확실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또한 중국은 선조우 유인 우주선의 개발이 중국 내의 자원감소, 환경파괴 그리고 인구문제를 해결하는 필요한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고 보며, 장래 중국의 정치, 경제, 군사 그리고 경제와 과학기술을 진일보 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의 현대전에서 우주를 활용하지 못하면 아무리 막강한 재래 군사력이라도 무력할 수밖에 없음을 절감하여 자국의 안보확보 차원에서도 유인우주계획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선조우 개발에 주계약자인 중국 항공우주 과학기술 공사 (China Aerospace Science & Technology Corporation)를 비롯한 3,000여개의 공장에서 약  만 명의 과학기술 인력이 고용되어 일하고 있는데 이는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그 중요성이 크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중국당국은 공식 발표를 통하여 이를 바탕으로 우주실험을 위한 자체 우주정거장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언급하였으나, 자국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하여 궤도상 위성 공격기술 등의 군사용도 기술개발에 더욱 집중하여 미국의 NMD와 TMD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선조우 (神舟) 유인우주선 개발은 미국의 MD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인 것이다. 중국이 선조우 1호부터 4호까지 시험한 궤도변경과 지구재돌입 기술은 바로 자국 상공 궤도에 있는 적국의 정찰첩보위성을 요격할 수 있는 기술과 대륙간탄도탄 (ICBM) 공격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MD를 중국이 이미 돌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유인우주개발의 역사와 진행>


중국의 우주개발은 “망명하면 아군 5개 사단과 필적한다”고 평가된 캘리포니아 공대의 천재 우주공학자 첸쉐썬 (Hsue-Shen Tsien; 錢學森)이 1955년 중국으로 귀환하면서부터이다. 이후 중국정부의 각별한 보살핌이 있었는데,  문화혁명과 모택동 사후의 혼란 속에서도 주은래 수상은 우주분야와 관련인재들을 보호하였으며 무수한 실패로 수많은 인명피해도 있었지만 일관되고 줄기차게 추진되었다.
유인우주계획은 70년대부터 추진되었는데, 1974년부터 회수가능 위성 실험을 하였다고 알려지고 있으며, 실제로 위성회수선박을 이용하여 1980년 남태평양에서 위성을 회수하였다. 그러나 1980년 막대한 비용 때문에 유인우주개발계획의 연기를 발표하여 이때부터 중국의 우인우주개발은 잠시 휴식기에 들어갔다. 그 후 본격적인 유인우주계획은 비교적 최근인 1992년에 발표되었는데, 1994년 강택민 주석은 러시아를 방문하여 중-러간의 유인우주분야 협력의 기본 틀에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1995년 양국 사이에 우주분야 협력서가 체결되었다.
이후 러시아의 유인우주기술이 이전되었는데, 우주인 훈련, 소유즈 캡슐과 생명유지장비, 도킹장비 그리고 우주복이 제공되었다. 1996년 2명의 우주인 우 지에 (Wu Jie)와 리 킹롱 (Li Qinglong)이 유리 가가린 우주인 훈련 센터에서 훈련을 마쳤고, 이들이 돌아온 후 12명의 우주인 후보생들을 선발하였다. 이후 급속히 유인우주계획은 추진되어 1999년 11월 19일 선조우 1호가 무인으로 발사 회수되었으며, 2001년 1월 7일에 선조우 2호가 발사되었다.

선조우 2호는 중국이 발사한 우주선들 중에서 가장 진보된 다수의 우주실험 장비들을 탑재하였는데, 원숭이, 개, 토끼를 싣고 생명유지를 시험하였고, 7일간의 비행 중에 3회의 궤도상승 기동을 한 뒤 내몽고에 착륙하였다. 그러나 착륙한 사진의 공개가 미흡하여 혹시 귀환에 실패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도 받고 있다. 선조우 3호는 2002년 3월 25일에 발사되었으며, 선조우 4호는 같은 해 12월 27일 발사되었다. 선조우 4호는 유인 우주비행의 최종 연습으로, 실제 우주인이 발사 직전까지 탑승하여 카운트다운을 수행하였다.

선조우 우주선은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을 모방한 것이 분명하지만 전체적으로 크기가 조금 크고 세부적으로 많은 차이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중국이 많은 부분을 자체 개발내지는 개량한 것으로 보인다. 외견상 소유즈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궤도모듈이 달리 자체의 추진 및 출력 0.43 Kw인 12 m2 크기의 태양전지판이 있다는 점이다.

궤도 모듈 (Orbital Moule)은 주로 과학 탑재체가 실리는 우주실험실로 중국은 장기적으로 이를 바탕으로 자체적인 우주정거장을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선조우 4호에서는 SIGINT 전자전 장비가, 선조우 5호에는 해상도 1.6m의 정찰 카메라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이 탑승한 경우 20일, 무인자동비행인 경우 1년까지 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있다.
선조우 5호의 귀환캡슐이 지구로 귀환한 후에도 궤도 모듈은 지구궤도에 6개월 정도 더 비행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선조우 귀환캡슐 (Re-entry Vehicle/Capsule)은 러시아의 소유즈 귀환캡슐과 모양이 거의 비슷하지만 크기는 13%가 더 크다. 최대 3인이 탑승할 수 있고, 소유즈와 동일한 낙하산과 착륙 역추진 장비를 갖추고 있다.
서비스 모듈 (Service Module) 역시 소유즈보다 더 크고, 태양전지판은 24 m2의 크기로 0.87 KW의 발전을 하며 소유즈와는 달리 최대 발전을 하기위해 회전이 가능하다. 중심축선상에 로켓엔진이 있어 회전 (Roll)과 도킹을 위한 기동을 가능하게 한다. 선조우를 발사하는 발사체는 창정 (長征) CZ-2F로서 기존의 창정 CZ-2E를 개량한 것이다. CZ-2F는 3단형이며, 중국 발사체가 주로사용하는 연료는 상온보관이 가능한 액체인 Hypergolic Nitrogen Tetroxide (N2O4)와 Un-symmetrical Dimethyle Hydrazine (UDMH) 혼합체이다. 당초 독성이 없는 액체 산소와 등유 (Kerosene)를 사용하려고 했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취소하였다.

<중국의 기술 수준>


중국의 우주기술은 아직은 미국과 러시아에 뒤떨어져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미국은 정교한 전자장비, 소프트웨어와 원거리 통신 그리고 무인 원격조정 기술에 기초한 고성능의 최적의 우주선과 장비 개발에 큰 강점이 있다. 특히 수년간 장기간 운영하는 지구 저궤도의 고해상도 첩보위성, 우주왕복선 개발과 운영 기술, 우주인의 안전을 보장하는 안전보장 기술, 그리고 화성, 목성 등의 심 우주 (Deep Space) 탐사에 아직 견줄만한 국가가 없는 확실한 우위를 지키고 있다.
러시아는 정교한 전자기술은 미국에 뒤쳐지지만 간단하고 확실한 설계로 우주시스템을 개발하는 기술, 장기간 우주에 체공하는 능력, 그리고 발사체의 신뢰성 분야에서 미국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가 받고 있다.
중국의 현 선조우 유인우주선 개발기술은 분명히 러시아의 소유즈 기술을 복사한 것으로 아직은 양국에 비하여 기술 수준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의 유인우주선 발사 성공으로 관련 기반기술은 모두 러시아로부터 습득하여 자국의 기술로 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발사체의 신뢰성, 정밀 궤도진입기술, 추적/회수 기술, 도킹과 궤도변경 등의 정밀 궤도비행 기술, 그리고 생명유지기술은 일본과 유럽을 단 숨에 앞지른 것으로 평가된다.
발사체의 신뢰성과 궤도 비행기술 그리고 회수기술은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미국과 러시아에 비하여 90% 정도로 5-10년 정도 뒤쳐진 것으로 보이나, 전자장비와 소프트웨어 기술은 70-80% 정도로 10 년 정도 뒤쳐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빠른 IT 산업의 발전은 단시간 내에 이러한 격차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유인우주개발계획>


일반인들은 중국의 유인우주선발사,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 (MD) 구축 그리고 일본의 대형 로켓개발 등을 그저 남의 나라 이야기로 흘려듣고 우리는 경제규모도 작은데 소규모로 인공위성이나 몇 년에 한 번 개발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들을 하는 것을 보는데, 이는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주변국들이 우월한 힘을 갖추게 되면 한국에 선택을 강요하게 되지 평화롭게 살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벌써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북한의 노동 미사일의 위협, 미국으로부터 MD에 참여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고, 중국은 한국에게 MD에 참여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우리의 선택은 무엇인가? 자주적인 그러나 개방적이고 유연한 유인우주개발의 추진이다. 유인우주기술은 우주기술의 바로메터이다. 유인기술이 있으면 무인인공위성 기술과 미사일 방어 등의 국방안보 기술도 자동적으로 해결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추진하려는 유인우주계획은 무엇인가? 한국은 중간 규모의 국가로 미국, 러시아 그리고 중국처럼 대규모로 국위선양이나 전략적인 안보를 위해 유인우주개발을 당장 시작하기는 불가능하며 그럴 필요도 없다.
독자들이 중국의 이러한 선조우 발사 성공에 즈음하여 한국의 유인우주계획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한국의 유인우주계획은 이미 “국가우주개발중장기기본계획”에 2015년까지의 계획이 세워져있으며 이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이 기본 계획에 따르면 유인우주계획은 우주환경의 산업적 활용에 중점을 두고, 비용 대 효과를 최대로 얻기 위해 독자추진보다는 국제공동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기본 전략으로, 이를 위해 국제우주정거장 참여하고 우주비행사를 양성하도록 되어있다.

한국의 유인 우주개발은 NASA와의 협력, 그 중에서도 국제우주정거장 참여가 가장 중요한 근간을 이루고 있다. 1996년 과학기술부가 NASA와 우주과학과 지구과학분야에 협력 의향서 (LOI; Letter of Intent)를 체결한 이래로 양 기관은 꾸준히 기초과학 분야에 공동 Project를 수행하여 왔는데, 양국에 보다 실질적으로 이익이 되는 대형협력사업을 수행하고자 하는 공통인식하에 한국의 국제우주정거장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한 기본전략은, 초기 (2000 ~ 2007년)에는 기반이 되는 유인우주기술을 습득하여 국제우주정거장 활용기술을 확보하는 것이고, 이후 (2008 ~ 2015년)에는 국제우주정거장을 이용한 신물질, 신의약 개발 연구를 하는 것인데, 이와 병행하여 우주인을 선발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1999년부터 항공우주연구원은 NASA와 한국이 참여가능 한 분야를 찾고 있었는데, 2003년 7월 과학기술부의 차관이 NASA 본부를 방문하여 협의한 결과 한국이 참여 가능한 Item들을 도출하였다. 여기에는 우주에서 정밀하게 무게를 측정하는 우주저울, 승무원 주거시설, 우주실험장비 그리고 디지털 캠코더와 HDTV 등이 포함되어있고, 금년 중 적당한 Item을 선정하여 NASA와 구체적으로 개발을 협의할 예정이다. 과학기술부가 관련 예산을 2004년 중에 확보하면 2005년부터 개발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것이 한국의 유인우주계획의 초기로서 1단계 (2000 ~ 2007)인 “우주정거장 활용기술 확보단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 2단계 (2008 ~ 2015)는 “국제우주정거장 활용” 단계로서, 우주인을 양성하여 직접 우주공간에서 우주실험을 수행하게 된다. 한국 우주인 선발은 2001년부터 기초적인 준비를 시작하여, 일본 NASDA (현 JAXA)와의 협력을 통하여 우주인의 선발기준과 훈련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였다.

우주인의 선발은 여러 국가의 예를 볼 때 전 국민적인 관심을 끄는 이벤트로써 탑승자체에 더 중점을 둘 가능성이 있는데, 한국은 이보다는 실질적인 임무를 가지고 우주에서 실험을 수행하는 것에 더 중요성을 둘 것이다. 우주실험의 주된 목표는 우주의 미세중력 (Micro-gravity)를 활용한 새로운 약품과 반도체 소재 등의 제품개발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우주인도 이러한 분야를 전공한 과학자 중에서 선발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이후에 한국은 유인우주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우주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우주공장을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하고 본격적인 우주환경의 산업활용에 나설 것이며, 2020년도에 예상되는 달기지 건설, 2030년대의 유인 화성탐사에도 우주선개발과 한국 우주인의 동참 등으로 적극적인 참여를 하게 될 것이다.

한국은 중간 규모의 국가로서, 유인우주계획을 강대국인 미국, 러시아나 중국처럼 국력의 과시와 전략적인 안보를 추구하는 수단으로써 대규모로 추진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유인우주계획을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추진할 필요는 크다고 여겨진다. 무인 위성개발에서 얻어진 기존의 우주기술을 한 단계 향상시키고, 우주 미세중력 (Micro-gravity)를 이용한 산업은 물론 우주관광 및 홍보 산업 등의 새로운 21세기형 우주산업을 국내에서 일으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유인우주산업은 기존의 재래산업에 기초를 두고 있어 자동차, 전자, 화공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는 빠른 시일 내에 유인우주개발 강국의 지위에 오를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주산업의 성공여부는 시장경제 Mechanism보다는 국가의 전략적인 판단과 투자에 거의 전적으로 좌우되는 특징을 갖고 있음으로, 국가의 정책적인 배려와 지속적인 투자가 있어야 Critical Mass를 갖추어 새로운 우주산업으로 자생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경제적 기술적 타당성을 갖추는 시기에, 우주실험용 유인우주선을 국제공동으로 개발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결론>


국가의 생존전략에 맞춘 전략수립과 국가의 추진의지가 중요 : 우주개발전략은 자동차나 반도체와는 달리 시장경제에 좌우되지 않으므로 국가의 전략적인 판단에 의해 추진되는 특징이 있다. 한국의 우주전략도 큰 틀의 한국의 국가 생존과 발전전략의 일부이어야 한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우리의 힘이 약할 때 침략을 자주 당해왔다. 그 뿐만 아니라 한국이 전장 터가 되어 주변국들도 전란에 휘말리곤 했다. 가깝게는 6.25와 청일전쟁 그리고 임진왜란이 그것을 말해준다. 반대로 한반도에 힘 있는 국가가 존재할 때는 한반도는 물론 주변국들도 평화를 누렸던 것이다. 그러나 그 힘은 자주적인 군사력뿐만 아니라 주위의 정세를 자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개방성과 유연성을 함께 갖추어야 함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우주개발 전략도 이러한 국가적 생존전략의 틀 속에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새로운 21세기형 산업으로 육성 : 기술은 하루아침에 한탕주의로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또한 전략은 한 발 빠른 선택과 포기를 의미한다. 모든 것을 다하려고 한다든지, 능력에 과분한 일을 추진한다든지, 상황을 무조건 기다린다든지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한국은 집중해야 할 유인우주개발 분야 선택하여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캐나다가 우주 로봇팔에 집중하여 성공을 거둔 예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국은 국내 산업체의 강점을 감안하여 비행과 통신관련 컴퓨터, IT, 전자장비, 생명유지장비, 정밀 기계가공 등의 우주선개발 분야와 우주활용실험/생산, 우주관광, PR 그리고 영화 등 우주활용 분야 중 한 두개 Item에 전력하여 국제적으로 비교우위를 갖추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중요한 것은 유인우주산업이 기존의 전통산업들과 깊은 연관이 있어 이를 십분 활용해야하고 이에 강점이 있는 한국으로서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유인우주개발은 상당기간 국가의 투자에 전적으로 의지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Critical Mass를 갖추어 자생할 수 있는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앞으로 예상되는 초대형 국제공동 사업 즉 국제우주정거장의 건설과 유지보수 (2020), 유인 달기지 건설 (2020) 그리고 유인화성 탐사 (2030) 등에 한국의 산업체가 수주를 받아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경제적 기술적 타당성을 갖추는 시기에 (2020년 예상), 우주실험용 유인우주선을 국제공동으로 개발하는 것도 예상해야 할 것이다.

다양하고, 유연하고, 개방적이며 과감한 국제협력 : 지금까지의 논의에서 우리는 한국의 유인우주개발이 필요하지만, 한국은 아직 유인우주개발에 필요한 기반 기술을 많이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유인우주기술은 각국이 전략적인 기술로써 이전을 꺼리고 있기 때문에 자체 개발도 중요하지만, 비용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다양하고, 개방적이며 과감한 국제협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미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른 국가와의 협력도 추진해야 하며, 국제사회로부터 무기개발의 의심을 받지 않도록 개발 Program을 개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중국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필요한 유인우주기술을 얻기 위해 국가원수가 나서고 상대국에 필요한 지원을 하는 것,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에 개발되는 저렴한 발사체, 우주항공기 등 신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것 같은 유연하고 과감한 국제협력의 추진이 절실하다.

한국형 유인우주선의 국제공동 개발: 장기적으로는, 경제적 기술적 타당성을 갖추는 시기에, 우주실험용 유인우주선을 국제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을 고려해야한다. 향후 20년 내에 우주제품생산과 관광 등의 수요가 급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예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국제우주정거장은 다목적이고 16개국이 참여하여 활용절차가 복잡하고 오랜 시간 기다려야하는 단점이 있을 것이 예상된다.
따라서 이러한 다목적의 거대한 우주정거장보다는 한 목적만을 수행하는 유인우주선을 개발하면 그 비용은 매우 저렴할 것이므로, 이러한 우주선을 국제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은 10-20년 내에 경제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한국인들은 야심 차지만 실현 가능한 분명한 목표가 있을 때 큰 힘을 발휘하는 예를 88올림픽이나 2002 월드컵 등에서 종종 보아 왔다. 따라서 유인우주개발에서도 이러한 목표가 필요한데 2010녀까지 한국우주인의 국제우주정거장 탑승과 우주실험 수행, 2020년까지는 유인우주선 국제공동개발이 유인우주계획에 있어 한국이 도전해 볼 만한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국가 안보의 획기적인 강화 : 이미 한국은 북한 노동 미사일로부터의 위협, 미국으로부터 MD에 참여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고, 중국으로부터는 MD에 참여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력을 받고 있는 중이다. 중국이 선조우 (神舟) 유인우주선 개발하는 것은 미국의 MD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것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따라서 한국이 일정한 정도의 유인우주개발 능력을 갖추면 이는 주변국의 우주로부터의 위협에 대응능력을 보유하게 되는 것으로 국가안보강화에 있어서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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