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못하면 졸업하기 힘들어진다
영어못하면 졸업하기 힘들어진다
  • 구성미 독자리포터
  • 승인 2003.12.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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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학번 이상 공인영어시험 일정점수 넘어야
본교는 2000학번 이상 졸업요구조건에 공인영어시험(토익, 토플) 성적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공인영어시험의 졸업요구조건 반영은 영어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가의 일반적인 추세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영어성적만을 반영하는 졸업요구조건이 획일적이라는 지적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본교 졸업요구조건에 따르면 본교에 재학 중인 00학번 이상 학생은 토익 550∼870점, 토플PBT470∼570점, 토플CBT 150∼220점 등 각 단과대별로 명시한 공인영어성적을 넘어야 한다.

37대 안암총학생회에 당선된 Happy Together 선본도 ‘졸업요구조건에 공인영어성적 반영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Happy Together 선본 백종성(법과대 법학98) 씨는 “각 단과대별 전공지식이 아닌 토익점수로 졸업요건을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솔직히 법과대나 기타 일부 학과처럼 영어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학과도 있는데 토익점수로 재단하고, 각 학과의 창의적인 교육을 막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측은 국제화에 발맞춰 본교생의 졸업요건에 일정수준의 영어능력을 지속적으로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교무지원부 김종원 과장은 “현재 각 기업에서 국제적 자질과 컴퓨터 사용 능력을 중시하고 있는 만큼 졸업 후 본교생의 국제적 능력을 키우고 취업을 강화하기 위해 졸업요구조건에 공인영어성적을 포함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본교에서 강력하게 추진 중인 글로벌 프로젝트에 발맞춰 본교 내에서 영어의 중요성은 더욱 커 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문과대학 제2외국어 학과들도 점차 졸업요건과 관련, 졸업시험 대신 각 학과 어학관련 공인시험의 점수반영을 확대하는 추세다. 그 예로 문과대 중어중문학과의 경우, 2000학번부터는 졸업시험 대신에 HSK 7급을 취득해야 졸업을 할 수 있다. 이재훈(문과대 중어중문학과) 교수는 “각 기업체에서 점차 높은 수준의 외국어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며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 그 정도 수준의 외국어능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외국어 기준 성적을 더 강화하는 것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졸업요구조건 강화는 제2외국어 학과의 학생들로서는 이만저만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순복(문과대 서문01) 씨는 “DELE보다 졸업시험이 더 쉽기 때문에 졸업시험을 볼 예정이다”며 “DELE 기준점수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상당량의 학습이 필요한데, 솔직히 너무 어렵다”고 고충을 밝혔다.

또, 졸업요구조건 중 공인영어성적과 관련해서는 “토익점수를 졸업요건에 포함시켜 학생들을 너무 획일화시키는 것 같다”며 “영어에만 매진하게 해 다른 분야를 더 공부하려는 애들을 막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학생들의 불만이 지나치다는 반론 또한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졸업요구조건을 묻는 글에 답변을 단 한 학생은 “솔직히 그 정도의 토익 점수는 본교생 수준이라면 조금만 공부해도 맞을 수 있다”며 “불평만 하지말고 공부를 해라”고 말했다.

본교처럼 졸업요구조건에 영어성적을 반영하는 학교로는 서울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이 있다. 성균관대학교가 그 대표적인 경우인데, 성균관대는 전 학생이 인성품, 국제품, 정보품의 3가지 품을 따야 졸업을 할 수 있다.

국제품은 토익이나 토플이 일정점수를 넘어야 주어지고, 인성품은 봉사활동을 30시간 이상 할 경우, 정보품은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딸 경우에 주어진다. 성균관대 어학원 이이도 과장은 “예전에는 본교가 국제화에 뒤떨어졌다는 말이 많았으나 현재 본교는 학생들의 능력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서울대의 경우도 TEPS 500점 이상이 되어야 졸업이 가능하고, 한양대도 졸업자격조건에 토익이나 토플 등의 영어 성적을 반영하고 있다.

반면, 연세대나 서울교대 등의 학교에서는 아직까지 졸업요구조건에 공인영어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연세대 학적과 관계자는 “실용영어회화 등의 기본 과정을 이수하는 것 이외에 졸업요구조건으로 토익이나 토플 성적을 반영하지는 않는다”며 “대신에 토플 성적이 높은 경우 학점을 대체해 주는 제도가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취업과 취업 후 사회활동 등에서 계속 큰 기준이 될 영어능력. 영어능력이 중시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졸업요구조건에 영어능력이 포함된 것은 어쩌면 아주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순히 토익 점수 몇 십 점으로 학과의 특성을 구분하는 것 보다 조금 더 전공과 연계성을 갖고 졸업생들의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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