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8 17:14 (화)
10년 내 나노반도체 실용화 전망
10년 내 나노반도체 실용화 전망
  • 이상훈(이과대교수 · 반도체나노기술)
  • 승인 2002.05.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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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분의 1m 크기 양자점 이용하면 1조 비트급 집적 기대

‘나노기술’이라는 단어는 요즈음 과학잡지나 언론 매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말 중의 하나일 것이다. 따라서 과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잡지나 언론매체에 접해본 사람이라면 굳이 전문가가 아닐지라도 이 단어에 익숙해져있고 대략의 의미는 알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어 회자되고 있는 나노기술은 물질을 10억 분의 1m(나노미터: nm) 크기인 원자나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고 조작하는 기술로서, 이 기술을 이용하면 소자의 크기를 극소화 할 수 있어 모든 과학 기술에 활용이 가능한 21세기의 핵심 기술이다.

나노기술은 당초 반도체소자의 극소화 방안으로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현재 나노기술이 가장 앞선 분야 역시 반도체 분야로서 10년 내에 반도체 나노소자 실용화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도체를 이용한 트랜지스터가 개발된 이후 90년대 말까지 전자시스템에 사용되어온 반도체 집적회로 내부 소자들의 크기가 계속 작아지면서 마이크론  m(10만 분의 1m) 크기의 소자들로 구성된 대규모 집적회로가 양산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것이 지난 20세기 전자문명의 시대를 주도한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micro electronics)이다. 하지만 더 이상 작아지기 힘든 반도체소자가 앞으로 몇 년 안에 한계에 부딪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러한 반도체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연구가 현재 활발히 진행중이며 그 핵심 기술이 바로 반도체 나노기술인 것이다.

반도체 양자구조가 최대의 관심


반도체 나노기술 중 연구자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바로 반도체 양자구조이다. 양자구조는 반도체구조를 이용해 전자들을 2차원 평면(양자우물)에, 1차원 선(양자선)에, 더 나아가 0차원 점(양자점)에 가두는 저차원구조로서 고전적인 이론(뉴턴역학)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양자현상’이 나타나는 구조이다. 특히 양자점은 전자를 가두어둘 수 있는 아주 작은 공간을 의미하며, 인간이 만들 수 있는 반도체 양자구조 중 가장 작은 크기의 반도체구조로서 몇 나노미터 정도의 크기를 갖는다. 이처럼 작은 공간 속에 갇힌 전자들이 가지는 에너지 준위는 특정한 양으로 양자화가 되며, 양자점 속에 갇힌 전자가 가지는 많은 물리적 현상은 양자역학을 사용해야만 설명할 수 있다.
 

반도체를 이용한 양자점구조의 제작은 원자 한층 한층의 성장을 제어할 수 있는 결정성장방법인 에피성장 기술을 이용해 가능해졌다. 현재는 이러한 결정성장방법을 이용해 10nm (원자 30여 개가 늘어선 길이) 지름의 양자점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특히, 이 정도 크기의 양자점구조는 전자의 에너지 준위가 마치 원자의 에너지 준위와 흡사하여 ‘인공원자’로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양자점은 전자들을 바깥 세계와 차단하기 때문에 양자점과 바깥 세계의 전자 이동은 오직 전자의 터널링 현상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때 외부전압을 사용, 양자점의 포텐셜 에너지를 변화시킴으로서 양자점과 바깥 세계간 전자 하나 하나의 터널링을 제어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단일전자 트랜지스터(single electron transistor)의 원리다. 단일전자 트랜지스터를 이용한 메모리 및 논리회로에서는 전자 하나의 변화가 논리레벨을 결정하도록 할 수 있다. 현재 2백50메가비트급 D램 셀에서 논리레벨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약 10만개의 전자 이동이 필요하다. 하지만 10nm이하 크기의 양자점을 이용할 경우 테라비트급(1조 비트) 이상의 집적도를 이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기부의 지원을 받은 테라급나노소자사업단이 이러한 반도체 나노구조를 이용한 테라비트급 소자 개발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신개념소자 ‘나노스핀트로닉스’


반도체소자의 나노화와 더불어 반도체 연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는 전자소자의 개념을 뛰어넘은 신개념소자의 창출이다. 현재 연구되고 발전되어 온 반도체 나노구조를 이용한 반도체소자(단전자 트랜지스터 포함)는 전자의 전하의 특성을 이용, 전자의 이동을 제어하는 방식으로 소자가 작동되는 것이다. 하지만 전자는 전하라는 물리량뿐만 아니라 스핀이라는 기본 물리량을 동시에 갖고 있으며, 이 스핀의 특성을 이용한 반도체소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20세기까지 전자소자에서 무시되어온 스핀의 특성을 이제 반도체소자에 이용해 보자는 연구가 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전자의 스핀과 전하를 동시에 이용하는 소자창출을 연구를 하는 분야를 ‘스핀트로닉스’라 하는데 이는 스핀과 일렉트로닉스를 합성한 신조어이다. 전자의 스핀 상태 즉, 스핀업(spin-up ↑) 전자와 스핀다운(spin-down ↓) 전자를 구분하여 전자의 이동을 제어하는 신개념의 기술인 것이다.  이것은 반도체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할 수 있으며 여기에 나노기술이 합쳐지면 나노스핀트로닉스가 가능해진다. 20세기가 전자의 전하를 이용한 반도체기술로 전자문명을 주도해 왔다면, 21세기에는 전자의 스핀정보를 이용한 스핀트로닉스 기술이 신문명의 시대를 이끌어 갈 것이다. 즉, 21세기는 양자물리학에 뿌리를 둔 새로운 개념의 기술문명이 꽃피는 시기가 된다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나노 및 스핀소자기술은 양자물리현상을 실생활에 응용하는 기초적인 도구로서 아무리 강조해도 그 중요성은 지나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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