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보름여로 다가왔으나 16강을 염원하는 월드컵 분위기에 휩쓸려 학생들의 정치참여 목소리는 유례없이 조용하기만 하다. 일부에선 월드컵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타고 혼탁 선거가 판을 치기 시작했다고도 하고, 또 일부에선 유권자의 얼마가 투표권을 행사할지 염려스럽다고도 한다. 하지만 상아탑은 그런 목소리들에서조차 비껴 있는 듯 좀처럼 예년의 정치 열기를 확인할 수가 없다. 본보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40%에 가까운 학생들이 해당 선거구의 후보를 모르거나 선거가 있는지조차 모른다고 답했다.

2000년 지방선거에서 학생들이 정치참여를 선언하며, 낙선운동, 후보 지지운동을 이끌었던 모습은 이제 기대하기 힘들게 되었다. 젊은 세대들이 기성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한 그 나라의 정치 미래는 결코 밝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젊은 층의 정치 무관심 현상을 개선하고 대학생들에게 합법적인 정치 참여의 통로를 열어주기 위한 제도적 방법이 적극적으로 모색되어야 할 시점이다. 학생들에게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보장되어야 하고, 또 정당에도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고 수용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민주노동당과 사회당 등 이미 대학별 학생위원회를 두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진보 성향의 군소 정당은 그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또한 대학 내에 일명 '노사모'와 같은 정치 동호인 모임이 활성화돼 기성 정치에 활력을 불어넣고 대학이 자연스럽게 정치 학습의 장이 되어 미래의 정치 일꾼을 양산할 수 있는 터전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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