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19 13:56 (화)
보상금 문제로 진통…조합 측 “올해 내 착공 목표”
보상금 문제로 진통…조합 측 “올해 내 착공 목표”
  • 김태훈 기자
  • 승인 2019.01.2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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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앞둔 용두제6구역

  어머니 대성집이 터를 옮긴다. 식당이 위치한 용두제6구역이 재개발 대상지여서다. 본교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용두제6구역은 과거 본교생의 주요 생활권이었다. 어머니 대성집 박연웅 사장은 근처로 옮기긴 하겠지만 50년 동안 고대생들과 쌓은 추억이 사라진다고 아쉬워했다.

  현재 용두제6구역은 현금청산자의 이주가 예상보다 늦어진 상태다. 현금청산자와 조합이 현금청산금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박연웅 사장을 비롯한 여러 현금청산자는 현금청산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재개발조합 측은 보상금은 우리가 임의로 정할 수 없다적법한 절차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공익을 위한 재개발반대하는 사람도

  도시정비법 제2조에 따르면, ‘정비기반시설이 열악하고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지역등에서 공익을 위해 재개발 사업이 이뤄진다. 낙후한 주택이 많은 용두제6구역도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재개발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투미부동산 오영미 실장은 용두제6구역은 상하수도시설이 낡아 녹물이 나오는 집도 있다전반적으로 주거기반시설이 열악해 재개발 요구가 컸다고 말했다.

  용두제6구역 재개발조합(조합장=김주진)은 토지등소유자 75.33%의 동의를 얻어 2008년 설립인가를 받았다. 2018년 관리처분계획(변경)에 따르면 사업비는 총 4331억원으로 추정된다. 예상 수익은 5454억원이다. 정비구역 면적은 총 53371이며 근린생활시설, 주민공동시설이 각 2400정도 들어설 계획이다.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엔 총 1048세대가 입주할 수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래미안)이 시공을 맡았다.

  용두제6구역은 이주절차 중이지만 계획보다 일정이 늦어졌다. 현금청산자가 현금청산금에 만족하지 못해서다. 재개발조합이 설립되면 토지등소유자는 3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토지등을 제3자에게 팔거나, 현금청산자가 돼 현금을 받고 조합에 토지등을 매도해야 한다.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선 추가분담금을 지불해야 한다. 23일 투미 부동산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용두제6구역에 들어서는 삼성래미안 아파트 25평의 조합원분양가는 약 4억 원 선이다. 조합원이 소유한 토지등의 권리가액이 2억 원이라면 추가분담금 2억 원을 내야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다. 50년 이상 용두제6구역에서 거주했다는 A씨는 돈 없는 사람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호소했다.

  집을 팔고 근처로 이사하기도 어렵다. 재개발 인근 지역은 재개발의 수혜를 간접적으로 누려 전·월세가와 매매가가 오르는 경우가 잦다. 재개발 지역에서 넘어오는 사람이 인근 주택 수요를 늘리기도 한다. 분양을 받지도 집을 팔지도 않은 원주민은 현금청산자가 된다. 하지만 현금청산금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조합과 진통을 겪고 있다.

 

  “보상금 적다” VS “적법한 절차 거쳤다

  용두제6구역 재개발은 현재 이주절차에 있다. 토지등소유자 463명 중 현재 약 75%가 이주했지만, 일부 현금청산자가 이주를 거부하고 있다. 현금청산금으론 주변에 비슷한 크기의 집을 구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2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자료에 따르면 인근 20평형 빌라가 325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반면 용두제6구역의 한 25평형 빌라는 종전자산평가액(1차 감정평가)이 약 19000만원으로 계산돼 평당 약 90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30여 년간 용두제6구역에서 거주한 B씨는 토지보상금으론 주변에서 비슷한 크기의 집을 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적은 영업손실보상금으로 골머리를 앓는 상인도 있다. 상인은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생기는 피해를 영업손실보상금명목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영업손실보상금은 상점의 4개월 치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과거에는 3개월 기준이었지만 용산참사 이후 4개월로 늘었다. 하지만 용두제6구역 상인 C씨는 영업손실보상금으로 2000여만 원이 나왔다똑같은 규모와 설비로 가게를 열려면 1억 원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개발조합은 임의로 보상금과 영업손실보상금을 높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재개발조합 측은 법에 정해진 대로 수차례에 걸친 감정평가와 지방토지수용위원회,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보상금이 결정된다조합이 직접 현금청산자와 보상금을 조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보상금이 커지면 재개발조합장이 조합원에게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우려도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법무법인 센트로 김향훈 재개발 전문 변호사는 재개발조합이 보상금을 과도하게 부담하면 조합장이 배임·횡령 혐의로 조합원에게 고소당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재개발조합이 부담해야 하는 보상금은 약 980억 원이다.

  재개발조합은 사업 초기에 2018년까지 이주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보상금에 불복한 현금청산자의 이주가 늦어 일정이 지연되는 상황이다. 재개발조합 측은 아파트분양 진행 전까지는 수입이 없어 자금 대부분을 시공사나 금융기관에서 조달한다이주가 늦어져 이자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감정평가로 확정되는 보상금

  전문가들은 감정평가 특성상 보상금이 적게 산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토지보상법 제70조에 따르면 보상금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하지만 공시지가는 대개 실거래가격보다 낮다. 조정흔 감정평가사는 감정평가 과정에서 실거래가격이 고려되지만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말했다. 재개발은 공익사업이기에 개발이익도 고려할 수 없다. 재개발로 인한 지가상승은 보상금 산정 기준에서 배제되는 것이다. 감정평가사가 감정평가액을 무작정 높게 측정하기도 어렵다. 조 감정평가사는 사업비가 과도해지면 재개발 자체가 무산될지 모른다이에 부담을 느끼는 감정평가사가 많다고 설명했다.

  ‘10%이 부족한 감정평가액이 나오는 데 이바지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재개발 과정에서 이뤄지는 감정평가는 복수의 감정평가사에 의해 이뤄진다. 2차 감정평가에는 현금청산자 측 감정평가사도 참여할 수 있다.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17조에 의하면 하지만 감정평가사들의 최저평가액과 최고평가액의 차이가 10%를 넘으면 안 된다. 감정평가사가 임의로 감정평가액을 산정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정이다. 조정흔 감정평가사는 “10%룰 때문에 현금청산자 측 감정평가사가 감정평가액을 높이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제2차 감정평가 이후 지방토지수용위원회가 수용재결을 하면 보상금이 우선 확정된다. 보상금에 불복한 사람은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다. 김향훈 변호사는 최종 보상금이 확정되면 최초보다 10% 내외로 증액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다만 현금청산자들은 이런 인상 폭도 적다는 주장이다.

  재개발조합은 서울토지수용위원회가 수용재결을 내린 토지등의 소유자에게 명도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수용재결이 난 토지등의 소유권은 재개발조합에 넘어간 것이다. 지방·중앙토지수용위원회가 보상금에 만족하지 못한 현금청산자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도 수용재결의 효력은 유지된다.

  명도청구소송에서 승소한 곳에선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재개발조합 측은 서울시 지침에 따라 동절기 강제집행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올해 내로 착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글ㅣ김태훈 기자 foxtrot@

 

용어설명 BOX

수용(收用): 공익사업을 위해 토지등의 소유권을 제3자나 국가에 넘김.

명도(明渡)청구소송: 적당한 권리 없이 토지, 건물을 점유한 사람을 퇴거시키기 위한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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