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교육 MAP인포 출처 : 고려대 SW중심대학 홈페이지

  2017학년도부터 본교 신입생들은 ‘정보적 사고’ 강좌를 필수교양으로 이수해야 한다. 정보적 사고는 2015년에 본교가 SW(Software) 중심대학 사업에 선정된 후, SW비전공자들에게 정보활용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 개설한 과목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학생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시험 답안을 공유하거나 검색해 시험 문제를 풀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답을 검색하는 온라인 수업, 얼룩진 강좌의미

  본교 SW중심대학사업단에 따르면 정보적 사고 수업의 목표는 ‘컴퓨터 사이언스의 전반에 대한 이해’와 ‘프로그래밍 실습을 통한 정보 활용 능력 배양’이다.

  총 16차시로 이뤄진 강의는 크게 세 주제로 구분된다. 첫 번째 주제에서는 디지털 사회의 특징과 사회 패러다임 변화를, 두 번째에서는 HTML과 미디어아트 등 디지털 기술을, 세 번째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디지털 사회의 핵심이슈를 다룬다. SW중심대학사업단은 학생들이 세 주제의 강의를 수강한 후 ‘사회에 흩어진 각종 정보와 데이터를 이용해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기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학습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수강생들은 강의 영상을 시청 한 후 온라인 시험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응시하는 등 강좌 내용을 적극적으로 학습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작년 9월 21일 본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과 고파스에는 정보적 사고 강의의 시험답안이 적힌 게시물이 올라왔다.

  정경대 18학번인 최 모씨가 16차시의 온라인 시험을 모두 응시한 후 직접 제작한 답안이었다. 정보적 사고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정보창의교육 연구소는 수강생들 사이에서 답안이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후 답안을 바꾸는 방식으로 조치했다. 본교 정보창의교육 연구소 장윤재(정보대학 컴퓨터학과) 연구교수는 “문제 수를 늘려 학생 각각이 다른 문제를 풀도록 했다”고 말했다.

 

  형식적인 학습 내용과 평가 방식

  본교의 비전공자를 위한 SW기초소양교육은 다른 SW중심대학에 비해 활용성이 낮은 실습내용을 강의한다. 타 대학에서는 데이터 분석, 기계학습, 학술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파이썬 프로그래밍 언어를 중점적으로 배운다. 반면 본교는 16차시의 강의 중 실습을 중심으로 구성된 4차시동안 HTML로 웹페이지 설계, 앱 만들기 등 실생활과 관련된 간단한 기술을 강의한다. 나머지 강좌에서는 디지털 사회의 전반에 대한 지식을 다룬다.

  SW교육센터 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서정연 서강대 대외부총장은 “파이썬과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통해 컴퓨팅 능력을 실제로 구현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HTML이나 웹페이지 설계만으로는 컴퓨터를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확실히 키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적인 경험 없이 온라인 강좌로만 SW교육을 받고 다지 선다형 시험을 보는 정보적 사고 강좌 형식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수십 년 동안 대학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를 가르친 대명컴퓨터학원 최재명(남·53) 원장은 “SW능력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질문지형 시험보다는 학생들이 프로그래밍을 학습한 후 이를 직접 활용해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김현철 교수는 “SW중심대학 모임에서도 비슷한 지적을 받았다”며 “학생들에게 실효성 있게 SW교육에 동기 부여할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 밝혔다. 실제로 사업단은 실습수업의 비중을 늘리고자 2017년과 2018년에 ‘정보적 사고 주말 오프라인 특강’을 개최한 바 있다.

 

  실습 특강 확대와 효율적인 수업형식 모색 중

  정보적 사고 강의는 SW비전공자가 소프트웨어에 흥미를 느끼고, 이후 학부별로 특화된 핵심·선택 교양을 수강하거나 SW경진대회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설계됐다. 나아가 보건과학대학에 개설된 ‘의공학 프로그래밍’ 전공 강좌와 같이 각 전공에 맞게 세분화된 컴퓨팅적 사고 과목을 학생 스스로가 선택하게 하는 것이 사업단의 최종 목표다.

  SW중심대학사업단은 SW비전공 학생이 학점, 학습 과정 중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정보적사고’ 강좌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개선책을 고민 중이다. 장윤재 교수는 “영상 시청 여부를 확인하고 문제 수를 다양화해 학습에 대한 강제성을 높일 예정”이라 전했다. 더불어 사업단은 실습 경험을 학생들에게 폭넓게 제공하기 위해 오프라인 특강 분야를 4개에서 8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SW중심대학사업단은 학생 의견을 수렴해 2학기에 개설될 ‘정보적사고’ 강좌의 수업 형식을 개선할 계획이다. 김현철 교수는 “학생 자문위원단을 구성해 학생들과 소통할 것”이라며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게 강의방식을 개선하려한다”고 밝혔다. 또한 게임 형식의 새로운 수업방식도 시도할 계획이다. 많은 학생들이 부담 없이 재미있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배워보고 싶어해서다. 최영환(생명대 생명공학부18) 씨는 “게임형식처럼 재밌는 실습위주로 교육을 받는다면 소프트웨어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김현철 교수는 “직접 개발한 게임 기반 파이썬 학습도구인 ‘에브리 코딩’을 활용할 수 있다”며 “학생 수요가 많다면 정보적 사고 강좌 내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최현슬 기자 purinl@

인포그래픽|이시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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