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남북의학용어사전 편찬 사업을 위한 포럼이 개최됐다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남북의학용어사전 편찬 사업을 위한 포럼이 개최됐다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남북의학용어사전> 편찬 사업 추진을 위한 포럼’이 17일 오후 6시에 개최됐다. 본교 민족문화연구원(원장=김형찬 교수)과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이사장=문용자)이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에는 40여 명의 관련 전문가와 학생이 참석했다. <남북의학용어사전> 편찬은 분단 기간 동안 달라진 남북의 서로 다른 의학 용어를 통합해 정리하기 위한 사업으로, 양국 의료인 간 원활한 소통을 목표로 한다.

  행사는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의 개회사와 김영훈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운영위원장의 기조 발제로 시작됐다. 김영훈 위원장은 “북한의 5세 미만 사망률이 남한의 14배에 달한다”며 “남북의 보건의료 수준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의료 분야를 통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사업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특히 전문 용어에서 남북의 언어 차이가 크다”며 “남북 의료 전문가들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용어 통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정 토론에는 백형환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실무위원회 위원, 조영욱 대한의사협회 학술자문위원회 위원, 최정훈 본교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원, 홍윤표 전 겨레말큰사전 남측 편찬위원장, 강현화 세종학당재단 이사장이 패널로 참석해 사전 편찬의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백형환 위원은 남한의 의학용어실무위원회 내에서도 용어를 선정하고 통일하는 데 이견이 많은 현 상황을 지적했다. 백 위원은 “콩팥과 신장의 사례처럼 한자어와 우리말이 상충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의학용어의 정리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영욱 위원은 “대한의사협회에서 발행한 의학용어집 5판 수정판의 7만 6000여 단어 중 약 10%가 통일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자어에 익숙해진 의료인들의 저항이 심해 용어 통일이 쉽지 않다”고 고충을 전했다.

  이후 사전 편찬의 방향성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최정훈 연구원은 “사전 편찬 과정에서 북한의 의학용어를 조사하며 열악한 북한 의료 현실을 직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 의료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사업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강현화 이사장은 “현장에서 쓰는 용어부터 통일해 실제 남북 보건의료 교류에서 활용될 수 있는 실용적 사전이 돼야 한다”며 <남북의학용어사전>의 바람직한 역할을 제시했다.

  포럼이 마무리된 후 박수빈(문과대 국문18) 씨는 “사전 편찬이 단순한 용어 통합에서 벗어나 환자와 의료인 간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논의까지 이뤄져 유의미했다”고 말했다. 한준희(대학원·통일보건의학) 씨는 “남북 간 의료 용어의 차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북한과 조금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사전 편찬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글|박성수 기자 fourdollars@

사진|전남혁 기자 m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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