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19 13:56 (화)
시험발사체는 성공, 다음 과제는 한국형발사체
시험발사체는 성공, 다음 과제는 한국형발사체
  • 전남혁 기자
  • 승인 2019.01.29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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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1월 28일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발사체의 시험발사체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151초간 엔진 연소에 성공한 시험발사체는 엔진 연소 목표치인 140초를 넘겼고, 고도 209km까지 도달한 후 제주도 남쪽 공해상에 떨어졌다. 이번에 발사된 시험발사체는 2021년 발사될 한국형발사체(누리호)에 사용될 75톤급 액체엔진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은 시험발사체 엔진의 정상 작동으로 미국, 러시아, 일본, EU, 중국, 인도에 이어 7번째로 자체 발사체 엔진 개발국이자 보유국이 됐다.

 

  우주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핵심 요소, 발사체

  우주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주요소, 지상요소, 발사요소가 필요하다. 우주요소는 인공위성과 탐사선이 대표적인 예로, 우리나라는 현재 고도 500~600km에서 지상을 관측하는 다목적 실용위성과 적도면 상공 3만 6000km에서 기상관측이나 통신 임무를 수행하는 정지궤도위성 등을 운용하고 있다. 지상요소는 지상에서 우주 임무를 지원하는 부분으로 인공위성에서 수집한 정보를 수신·처리하는 지상국, 발사체의 발사를 수행하는 우주센터, 각종 정밀시험을 수행하고 우주 환경을 모사할 수 있는 우주환경시험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위성체나 탐사선을 우주에 투입시키는 발사요소, 즉 우주발사체는 아직 개발 중인 단계로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해외 발사체에 위성을 실어 우주 궤도에 올려왔다. 탑재물은 우리 기술로 만들었지만, 그것을 실어 나르는 운송수단은 해외에 의존했던 것이다. 노태성(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인공위성 기술이나 이를 활용한 정보통신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에 있지만, 이것을 궤도에 올릴 발사체를 보유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발사체 개발에 성공한다면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릴 수 있는 체계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2021년 독자 기술로 제작한 한국형 발사체에 1.5톤에 달하는 탑재체를 지구 상공 600~800km에 쏘아 올릴 계획이다. 한국형 발사체는 3단의 로켓이 다단으로 연결되는데, 각 단의 핵심 부품은 로켓 엔진으로 1단에는 4기의 75톤급 액체엔진이, 2단과 3단에는 각각 1기의 75톤급 액체엔진과 7톤급 액체엔진이 구성된다. 작년 11월 발사에 성공한 시험발사체는 한국형 발사체의 핵심 요소인 75톤급 액체엔진의 성능을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주용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선임연구원은 “실제 비행 시험결과 75톤 엔진 자체의 성능과 엔진작동을 통한 전체 발사체 제어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며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발사체의 작동과 운용에 필요한 절차를 성공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형발사체 엔진을 구성하는 원리

  한국형 발사체의 1단 로켓은 고도 55km에서 초속 1.7km의 상대속도를 가진 뒤 분리되고, 2단은 고도 243km에서 초속 4.1km의 상대속도를, 3단은 고도 701km에서 초속 7.6km의 상대속도를 가진다. 이런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발사체를 위로 올리는 강한 힘과 발사체의 무게 조절이 필요하다. 강력한 힘을 내기 위해 로켓 엔진 내에서 고온·고압의 가스가 분출될 때 생기는 힘에 대한 반작용인 추력(推力)을 높인다. 무게 조절을 위해 발사체는 일정 고도에서 단을 분리하며 무게를 덜어낸다.

  추력을 발생시키는 고온·고압의 가스는 로켓 엔진 내의 연소실에서 연소를 통해서 만들어지는데, 연소를 위한 연료로 케로신(등유)이, 산화제로는 액체 산소가 사용된다. 추진제를 고체가 아닌 액체로 사용하는 이유는 액체추진제가 고체추진제에 비해 1kg당 1초 동안 만들어낼 수 있는 추력인 비추력(比推力)이 더 높기 때문이다. 고주용 선임연구원은 “액체 추진제는 고체 추진제에 비해 비추력이 더 높고, 추력 조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비추력이 케로신보다 더 높은 액체수소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액체수소는 밀도가 작아 부피를 많이 차지하고 관리와 수급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 한국형발사체는 케로신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소를 위해서는 로켓의 추진제를 높은 압력으로 연소기로 보내야 한다. 추진제를 연소기로 보내는 방식은 가압식과 터보펌프식으로 나뉜다. 가압식은 추진제 탱크에 설치된 가압 장치가 연료와 산화제를 연소기로 밀어내며, 터보펌프식은 추진제 탱크와 연소기 사이에 터보펌프를 장착해 고압을 만들어낸다. 가압식은 추진제 탱크에서 직접 압력을 가하는 방식이기에 압력을 버틸 수 있는 무거운 탱크를 만들어야 하지만, 터보펌프식은 추진제 탱크를 무겁게 만들 필요 없이 별도의 터보펌프만을 장착해 더 가벼운 무게를 가질 수 있다. 터보펌프가 가동되려면 가스 발생기가 필요한데, 한국형 발사체가 채택한 가스발생기 사이클은 가스발생기에서 발생한 배기가스를 외부로 분출하게 된다.

 

  추력을 발생시키기 위한 필수적 장치, 노즐

  높은 추력을 얻기 위해서는 연소기에서 배출되는 가스의 높은 속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 가스를 가속해 높은 속도를 만들어내는 노즐이 필수적이다. 연소실 끝에 위치한 노즐은 점차 그 단면적이 줄어드는 수축부와 가장 단면적이 좁은 부분인 노즐목, 다시 단면적이 팽창되는 팽창부로 이뤄져 있다. 유체가 좁은 곳을 통과하면 속도가 빨라지므로 가스의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노즐 목 부분에서 가스는 음속에 도달한다. 하지만 음속에 도달한 가스는 더이상 속도가 빨라지지 않는다. 이때 필요한 부분이 팽창부로, 음속에 도달한 가스는 팽창부를 거치면서 음속보다 빠른 초음속을 가지게 된다.

  로켓 엔진의 추력은 분출되는 가스 운동량의 반작용으로 생기는 운동량 추력과 노즐 내·외부의 압력 차로 생기는 압력 추력의 합으로 나타난다. 운동량 추력은 매초 소모되는 추진제의 양과 노즐에서 배출되는 가스의 상대속도의 곱으로 구해지며, 압력 추력은 노즐 출구의 압력과 대기압의 차에 노즐 출구 단면적을 곱한 힘이다. 결국 추력은 가스 속도, 출구 압력과 단면적에 수식상으로는 비례하지만, 노즐 출구 단면적을 노즐목 단면적으로 나눈 팽창비가 커지면 배출되는 가스의 속도와 노즐 출구 단면적은 커지고 출구 압력은 감소하게 된다. 대기압의 영향을 받는 1단 로켓의 경우 출구 압력과 대기압이 같을 때 추력이 최댓값을 가지며, 이때의 노즐을 최적 팽창 노즐이라고 한다.

  한국형 발사체는 출구 압력을 대기압보다 약간 낮게 설계하는데, 로켓이 상승하면서 대기압이 급격히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구 압력을 낮추기 위해 팽창비를 너무 크게 가져가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고주용 선임연구원은 “노즐의 단면적을 넓히면 내부 압력이 낮아져 내부와 외부의 압력 차에 의해 가스가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박리가 나타날 수 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2단과 3단 엔진의 경우 대기압이 거의 존재하지 않기에 가스 속도를 높이기 위해 팽창비를 1단 엔진보다 크게 만든다. 한국형발사체의 1단 엔진은 12, 2단 엔진은 35, 3단 엔진은 94.5의 팽창비를 가진다.

 

  한국형 발사체, 그 필요성은

  한국형 발사체의 2단에 해당하는 75톤급 액체엔진의 성능은 시험발사체 성공을 통해 성공적으로 검증했지만, 1단과 3단의 로켓에 대한 연소시험과 전체 발사체의 발사 시퀀스를 검증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노태성 교수는 “로켓 엔진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결국 관건은 위성을 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가의 여부”라며 “개발에 성공한 75톤급 액체엔진을 4개로 묶고, 3단으로 발사체를 완성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발사체를 자력 기술로 개발하는 것은 자국의 위성을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궤도로 쏘아올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한국형 발사체를 사용하는 것보다 이미 수차례 발사를 통해 검증된 해외의 발사체를 이용하는 것이 신뢰도, 경제성 면에서 유리할 수 있지만, 보안이나 기술 유출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고주용 선임연구원은 “해외의 발사체를 이용할 경우 위성 관련 정보와 기술의 보안이 유지되지 못할 수 있다”며 “우리의 발사체를 가지고 있어야 우주 개발 선진국들과 기술협력을 도모하는 테이블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발사체 개발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우주 개발의 경제적 타당성 확보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발사체 개발은 우주산업을 확대하는데 큰 기여를 할 전망이다. 김은정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정책팀 선임연구원은 “1960년대 이후 우주개발은 안보, 국격 제고, 지적 호기심 충족, 신기술 창출 등의 목적으로 진행됐지만, 최근 경제적 타당성 확보가 중요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우주산업이 더욱 활성화되는 미래에는 위성,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우주 운송수단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 | 전남혁 기자 mike@

그래픽제공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추력(推力) : 추진체가 연료를 연소, 분사해 고속으로 발생하는 가스에 작용하는 힘에 대한 반작용으로 작용하는 힘. 단위는 킬로그램힘(kgf)

비추력(比推力) : 추진제 1kg이 1초 동안에 소비될 때 발생하는 추력. 단위는 초(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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