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시 교양관, 2교시 과학도서관. 빠른 걸음으로 15분 안에 해결한다.’ 이중 전공이나 융합 전공을 하는 학생들은 인문사회계캠퍼스와 이공계캠퍼스를 오가며 수업을 듣는다. 하지만 이동이 불편한 장애학생들은 이런 수업 시간표를 소화하는 데 애를 먹는다. 본교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들의 학교생활을 돕기 위해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는 매 학기 개강 전 장애학생 도우미를 모집하고 있지만, 홍보가 잘 되지 않아 인원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필기부터 생활보조까지 돕는 도우미들

  장애학생지원센터는 본교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들을 위해 개강 전 한 달 동안 전문 도우미와 일반 도우미를 모집한다. 속기사와 같이 일정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는 전문 도우미와 달리 일반 도우미는 학부와 대학원 재학생 및 휴학생이 모집대상이다.

  일반 도우미 모집은 장애학생이 이전 학기에 함께한 학생이나 지인을 도우미로 지정하는 직접 매칭이나 본교 포털을 통해 지원한 학생 중에서 선발하는 간접 매칭으로 이뤄진다. 장애학생지원센터 직원 김새울 씨는 소득분위와 상관없이 직전 학기 성적 C학점 이상의 재학생 및 휴학생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동성을 원칙으로 하고 필기 도우미는 동일 과목 수강생을 우대한다고 모집 요강을 설명했다.

  매 학기 80명 정도가 선발되는 일반 도우미는 역할에 따라 필기·이동·생활보조 도우미로 나뉜다. 전체 도우미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필기 도우미는 강의나 시험 시간에 대필이 필요한 지체 및 시각 장애학생들을 돕는다.

  이동 도우미는 장애학생들의 등·하교 지원이나 강의실 이동을 비롯해 학생 개개인의 필요에 맞춰 도움을 준다. 작년 2학기에 이동 도우미로 활동한 문과대 17학번인 전 모씨는 지체 장애를 가진 학생이 교양관에서 정경관까지 휠체어로 이동하는 것을 도왔다수업 시작 전에는 장애학생 전용 책상과 가방을 옮기는 등 담당한 학생이 강의를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다양한 보조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장애학생의 요청에 따라 개설되는 생활보조 도우미는 기숙사 생활 전반을 돕는 역할을 하며, 다른 도우미에 비해 수가 많지는 않다.

 

  개인 특성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도우미 시스템을 통해 장애학생이 필요한 도움을 충분히 받기 위해서는 도우미와 장애학생 간의 원활한 소통이 중요하다. 각 장애학생이 가진 개인적 특성에 따라 도우미의 역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20151학기부터 20172학기까지 필기 도우미로 활동한 이초현(생명대 환경생태12) 씨는 도움 받는 입장에서는 요구하기가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먼저 장애학생이 원하는 방식을 여러 차례 물어봤다한 번은 장애학생이 수업 때는 따로 앉고 이후에 필기 내용만 건네받고 싶다고 얘기해서 그렇게 진행했다고 경험을 전했다.

  사전교육이 담당 장애학생의 개인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 돼야 실질적인 도움이 이뤄질 수 있다. 현재 장애학생인권센터는 장애학생 도우미들을 대상으로 개강 직전이나 학기 초에 2시간가량의 오리엔테이션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교육이 담당하게 될 장애학생의 특성에 맞춰 이뤄지기보다는 장애인 기본법이나 활동금 부정수급 사례 등 이론 위주로 이뤄져 아쉽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서문기(간호대 간호13) 씨는 사전교육에서 담당하게 될 장애학생의 특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듣지 못했다활동 시작 전에 담당 학생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주의사항을 자세하게 공지 받았더라면 좀 더 활동이 수월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학 모집만으로는 도우미 수요 충족 힘들어

  장애학생지원센터는 방학에 이뤄지는 도우미 모집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학기 중에도 여러 차례 추가모집을 하고 있다. 장애학생지원센터 직원 김새울 씨는 여러 번 추가모집을 해야만 필요 인원을 확보할 수 있다개강 전에 도우미 선발이 완료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김 씨는 특히 이동 도우미의 경우에는 하루라도 비면 장애학생들이 큰 어려움을 겪게 돼 최대한 빠르게 도우미 선발을 완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양과목보다 상대적으로 수업내용이 어려운 전공과목은 필기 도우미가 잘 구해지지 않아 장애학생들이 난감해 하기도 한다. 장애학생지원센터 직원 김새울 씨는 이번 학기부터는 각 단과대 학생회장들에게 필기 도우미가 필요한 과목을 수합해 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 우리 학교는 장애등급 4~6급에 해당하는 경증 장애인들도 특별전형으로 선발해 다른 학교보다 장애학생 수가 많은 편이라며 그래서 더 많은 수의 도우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선영 장애인권위원장은 “2017년보다는 작년에 도우미 제도가 훨씬 잘 운영되고 있다고 느꼈다면서도 장애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원만히 할 수 있도록 학내 구성원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초현(생명대 환경생태12) 씨는 도우미를 하며 장애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많은 학생이 한 번씩이라도 도우미를 경험해봤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박성수 기자 fourdollars@

일러스트조은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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