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정진택 총장이 취임하면서, 고려대학교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전 고려대구성원의 기대와 응원을 받으면 출범하는 정진택 총장체제의 건승을 기원한다. 앞으로의 4년이 114년을 지켜온 고려대의 전통과 영예를 계승하고, 미래시대를 선도하는 세계대학으로 고려대를 안착시키는 역사가 되길 소망한다.

  정진택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사람 중심의 고려대, 창의적 미래인재 양성, 세계를 변화시키는 대학을 주요 비전으로 제시하였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창의고대, 통합과 통섭, 도덕적 인간 양성을 제안하였다.

  고려대 발전을 위한 정진택 총장의 비전과 제안이 고려대 구성원의 지지와 동참으로 구현되고, 개교 150주년 개교 200주년까지 이어지는 초고속도로가 되길 바란다.

  국내의 여러 대학, 국내의 여러 영역과 마찬가지로 고려대학교 또한 위기와 변화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먼저 지식의 역할과 교육의 방식이 달라졌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미디어와 플랫폼이 새로워지고 있다. 이를 매개로 하는 교육의 방식, 의미, 경험이 달라졌다. 이러한 기술변화와 교육혁신 속에서 지식의 생산, 유통, 심화의 과정 또한 지난 세기의 관성을 벗어나고 있다.

  둘째로 이미 실현된 미래인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입학자원은 줄어들고, 취업시장의 축소로 대학교육의 효용성에 대해 의구심이 국민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 대학의 시대적 필요성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후속세대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그 대학의 존재자체가 소멸되는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셋째로 10여 년간 지속된 반값등록금 체제와 국가장학금 시스템으로 대학의 재정에 대한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게다가 기업경영의 효율화와 자본시장의 투명화로 과 거처럼 특정기업에 대규모 지원을 받는 것도 싶지 않아졌다. 그럼에도 교육환경의 개선과 연구역량의 확충을 위해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대학이 보유한 지식자산의 사업화를 도모하지만, 현실 기업의 부침을 볼 때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니다.

  넷째 통섭과 융합을 내세우고, 이해와 소통을 강조하는 대학사회이지만, 역설적으로 막상 당사자가 될 때는 그 실천을 주저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학문적 경계를 가로지르며 학생들이 탐구한다면, 학과별 경계로 나뉜 등록금이라는 부담도 다시 계량돼야 한다. 대학이 변화를 추구할수록 부담이 더해지고, 관심이 덜해지는 분야가 나올 때마다 조정하는 진통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정진택 신임총장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고려대를 강조하고 있다. 그 새로운 가치는 특정하게 명명된 가치가 아닌 고려대 구성원 각자의 고민과 헌신의 산물로서 가치를 의미한다. 그러한 각자의 새로운 가치는 어쩌면 구성원 간에 상충되는 가치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신임총장은 고려대 구성원들이 가치를 만들도록 추동하고, 다양한 가치를 전체적으로 조정하고 포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위기와 변화를 시대를 지나는 고려대학교가 교육구국의 건학이념과 자유·정의·진리의 고대정신을 21세기에도 발현시킬 것이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