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2019시즌 K리그가 화려하게 개막했다. 다수 팀이 겨울 이적시장에서 알찬 보강을 한 만큼,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한 시즌이 예상된다. 특히 디펜딩 챔피언 전북현대모터스(전북)의 아성을 넘을 팀이 있을지가 관점 포인트다. 전북은 올해도 막강한 전력을 갖춰 우승 후보 1순위이지만 약점이 없진 않다. 붙박이 주전수비수로 활약한 김민재가 중국 슈퍼리그의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하면서 수비 뒷문이 헐거워졌기 때문이다.

  김민재 선수의 이적은 전북 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가대표 팬들에게도 아쉬운 모양새다. 출중한 실력으로 일찍이 A대표 주전을 꿰찬 김민재 선수가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기를 많은 이들이 바랐기 때문이다. 중국 리그로 이적한 선수들이 국가대표에서 슬럼프에 빠진 모습을 자주 보였기에 김민재 선수도 기량이 저하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이런 아쉬움은 도를 넘어 김민재 선수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민재 선수와 관련된 기사 대부분에서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댓글 1~4위가 ‘진’, ‘민’, ‘짜’, ‘이’다. 이어붙이면 김민재 선수의 이름을 중국어로 발음한 것이 되는데, 이번 이적을 비꼬는 의도다. 각 댓글의 답글엔 ‘중국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국가대표에 뽑아선 안 된다’, ‘도전의식 없고 돈만을 좇는 선수일 뿐’ 등이 다수다. 이번 이적 하나로 국가대표 수비수가 마치 나라에 큰 죄를 지은 선수가 된 듯하다.

  국민의 사랑이 기반인 국가대표는 격양된 애정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것이 국가대표의 무게감이라고 할지라도 김민재 선수를 향한 앞선 비난은 너무 가혹하다. 김민재 선수는 여전히 국가대표 주축 선수다. 이적 이후 A매치가 열리지 않아 기량이 저하했는지도 판단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태극기 마크를 달고 열심히 뛴, 앞으로도 뛸 선수에게 심한 비판과 비난은 성급하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김민재 선수를 볼 수 없어 아쉽지만, 국가대표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기를 바라며 응원의 메시지가 필요할 때다. 혹시 국가대표에서 멋지게 활약하면 그 팬들이 바라던 유럽 무대로 옮겨갈지도 모르니까.

 

김인철 사회부장 char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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