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중·고교 국어 교육과정을 이수한 고려대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 이상 공부해본 ‘이육사’ 시인의 ‘광야’이다. 간단하게나마 이육사 시인의 생애를 소개해보면 일제강점기에 많은 문학인들이 변절하여 친일문학으로 민족반역에 앞장섰지만 그는 끝까지 민족의 양심을 지키고 조국의 독립을 ‘저항시’로 노래하며 일제에 죽음으로써 항거한 독립운동가이자 저항시인이다. 이 시는 시사적으로도 의의가 있는 시다.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인데,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이육사 시인의 대표적인 시인 ‘광야’를 보며 일제강점기에 민족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투쟁한 독립운동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학우 여러분들이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육사 시인은 이 시를 통해 본인의 평화롭고 신성한 조국에 일제의 가혹한 침략이 닥치고, 자칫하면 우리 민족정신마저 빼앗길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가혹한 현실을 이겨낼 생명의 의지를 뿌리겠다고 다짐하며 독립운동 의지를 확고히 하였다. 또한, 본인의 희생으로 이 땅의 후손들이 마음껏 독립된 조국을 누릴 수 있으리라는 강렬한 항일독립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개강 후 봄의 완연한 기운을 느끼면서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3·1운동의 의미, 조국의 독립을 위해 노력하신 여러 애국지사 분들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개인의 영달보다는 조국의 무궁한 발전에 기여하는 고대생이 되길 바란다.

 

김동진 (보과대 보건정책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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