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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인의 서재] 나는 미쳐 있는가
[고대인의 서재] 나는 미쳐 있는가
  • 고대신문
  • 승인 2019.03.1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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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불급, 미쳐야 미친다

 

  고등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은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분 중 한명이다. 대학입시를 앞두고 가치관이 혼란스러울 때 방향을 잡아주셨고 독서하는 취미도 갖게 해주신 분이다. 고등학교 졸업식 때 선생님에게 이 책을 선물받았다. 책장 속에 박혀 있던 책을 최근 이사하며 다시 발견하게 되었다. 이 책 또한 내 가치관을 더 견고하게 해주었고 깨달은 것이 많아 그 내용과 감상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특징은 그 당시 사회에서 주류가 아닌 비주류의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다. 남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묵묵히 밀고 나갔으며, 후대에 재평가된 인물들이 많다. 조선의 지식인이었던 김득신은 평생 잠시도 쉬지 않고 독서에 미쳤던 사람이다. 한 사람이 성실과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한계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사마천 사기(史記)<백이전> 부분을 113000번을 읽었다는 김득신은 둔재였음에도 끝없이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줬다. 그 시대 뛰어났던 수많은 선비들의 이름은 전하지 않지만 김득신의 이름만은 지금까지 후대에 기억되고 있다. 그의 끝없이 노력하는 자세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규장각을 통해 초계문신제를 시행하였던 정조는 천문학자였던 김영을 과거시험 없이 등용하였다. 이를 시기하던 무리들은 정조가 세상을 떠나자 김영을 물어뜯기 시작했고 그의 천재적인 천문학적 재능은 오히려 족쇄처럼 그를 옭아맸다. 과연 김영에게 천재적인 재능이 없어서 등용될 일이 없었더라면 그는 더 행복했을까? 김영은 관직에서 쫓겨나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죽을 때까지 천문학 공부에 매진하였고 학문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았다. 모자란 것들의 시기와 질투는 학문을 통해 얻는 즐거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이다. 이렇듯 꼭 공부가 아니어도 한 분야에 미칠 수 있는 열정이 너무 부러웠다.

  김득신과 김영을 비롯하여 이 책은 다양한 인물들을 소개한다. 절망 속에서도 성실과 노력으로 일관한 삶의 태도를 지녔던 사람, 이름 밖에서 그 사람과 만나고자 했던 진실한 사귐을 찾던 사람, 출세에 보탬이 되든 말든 혼자 뚜벅뚜벅 걸어가는 정신을 지닌 사람 등. 그들이 살았던 시대를 고달프게 견뎌낸 사람들이다. 주변에 어려운 시험이나 자격증을 취득한 친구들을 보면 모두 독하고 치열하게 공부하였다. 주변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고달픈 시기를 버텨내야 달콤한 열매를 맛 볼 수 있기에 불광불급의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차정훈(문과대 영문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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