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2병’. 대학 입학의 설렘은 잦아들고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며 내뱉는 자조적인 단어다. 생애설계 주체로서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는 저학년 학생들을 위해 본교는 다양한 경로로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개강 초 대2병의 기미가 보인다면, 경력개발센터와 인재개발원의 문을 두드려보자.

 

  몰입과 소통의 장, ‘커리어리더십캠프’

  4.18기념관에 자리한 학생처 경력개발센터는 취업 준비생뿐 아니라 본격적인 구직 전 직업인으로서 자아탐색을 시작하는 학생들에게도 활짝 열려있다. 현재 경력개발센터는 기업 또는 현업 종사자와 학생을 연결해주는 ‘네트워킹’과 ‘진로상담 및 구직 역량 교육’이라는 두 가지 목표 아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중 저학년 진로지도 캠프인 ‘커리어리더십캠프’는 학생들이 삶과 직업의 우선 가치를 발견해 자기 이해를 도모하도록 기획됐다.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뤄진 생애 설계가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게 캠프의 최종 목표다. ‘커리어리더십캠프’는 3박 4일간 합숙 일정을 포함해 총 5일 동안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김인기 경력개발센터 과장은 “본교 진로교육 과정 중 일부는 교육자와 학습자 모두가 일관된 맥락으로 몰입해야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합숙교육이 일정 부분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다양한 커리큘럼 중 미래를 상상하고 이를 마치 실제 일어난 일처럼 자서전으로 작성해보는 Life Book Chapter(LBC)는 커리어리더십캠프의 핵심 활동이다. 자신의 인생을 구체적으로 서술한 후 타인과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참여자들은 스스로 세운 목표가 실현 가능할지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지 재고할 수 있다.

  작년 겨울방학 프로그램에 참여한 손숙영(문과대 한국사18) 씨는 “5일 동안 집중적으로 스스로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또래와 나누는 경험이 특별했다”고 전했다. 확실한 꿈을 찾던 중 선배의 추천으로 참가했다는 배근우(사범대 교육18) 씨도 “직업적 가치뿐 아니라 몰랐던 삶의 우선 가치를 탐색할 수 있었다”며 “직업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다양한 경로도 알게 돼 좋았다”고 말했다.

 

  전문가와 함께하는 개인맞춤 진로진단

  경력개발센터는 심리상담사 또는 상담/심리학 석사(급) 상담원이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바로 커리어 관련 주요주제에 맞춰 진행하는 ‘커리어 워크숍’과 개별 학생의 상황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1:1 커리어 전문상담’이다. 상시 운영하는 이 서비스를 통해 학생들은 구직자로서 자기이해와 직업정보에 대한 이해도를 증진하고, 실제 구직활동에 필요한 기술(자기소개서, 면접 등) 등에 대해서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소그룹 집중교육으로 이뤄지는 ‘커리어 워크숍’은 자기이해영역, 직업정보탐색영역, 구직스킬영역으로 구성돼 있다. 학생들은 경력개발센터에서 상담 후 각자의 진로탐색 역량에 따라 추천받은 영역을 등록할 수 있다. 자기이해영역 워크숍은 가치카드 선택을 비롯해 각자의 자아실현에 가까운 직업적 삶을 찾아가도록 돕고 있다. 직업정보 탐색영역에서는 직업탐색을 최초로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직업박람회 등 신뢰성 있는 경로가 안내되며 직업정보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즉 정보 리터러시에 관한 교육이 이뤄진다.

  ‘1:1 커리어전문상담’에서는 개인별 맞춤 커리어 상담이 진행된다. 개개인의 진로 개발에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학교에서 제공하는 관련 커리어 자원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조언을 제공한다. 김인기 경력개발센터 과장은 “저학년 학생들은 본인이 어떤 삶과 직업 가치를 중시하는지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동시에 그 실현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자신의 역량과 가치를 찾는 과정에서 전문가와 함께하며 타인의 객관적인 조언을 받아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과목으로 설계해보는 삶

  본교는 2016학년도부터 정규 교과목을 통해서도 학생들의 진로 설계를 돕고 있다. 인재개발원이 개설한 ‘생애설계와 자기이해’는 생애설계와 진로탐색에 관심 있는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선택교양 과목이다. 생애와 진로의 관점에서 개인의 흥미, 가치, 역량과 사회문화적 요인을 숙고하고 진로정체성을 형성하게 하는 것이 수업의 궁극적 목표다.

  8주 동안 진행되는 수업에서는 이론 중심의 강의와 이를 직접 응용하는 소집단 활동이 번갈아 이뤄진다. ‘생애설계와 자기이해’를 담당하는 양은주(문과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기 탐색 과정은 교수자의 일방적인 강의보다는 서로 간의 대화를 기반으로 한 상담적 접근이 더 효과적”이라며 수업 방식의 의의를 설명했다.

  강의에서는 개인차, 진로생애발달, 진로의사결정을 포함해 진로발달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다양한 요인들에 관한 이론을 다룬다. 소집단 활동은 경험적 학습을 통한 자기탐색 과정이다. 일례로 학생들은 전 생애에 걸친 사회적·정서적·신체적 변화에 따라 진로발달도 함께 변화한다는 ‘진로생애발달 이론’을 각자 삶에 적용해 보며 개인의 과거-현재-미래의 역할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 볼 수 있다.

  강의로 주요 이론을 학습하고 소집단 활동을 통해 경험적 학습을 거친 학생들은 앞선 활동에 대한 자기성찰로 진로 탐색을 마무리한다. 특히, 학생들은 과제로 제시되는 ‘진로흥미에 대한 자기이해 리포트’를 통해 자신의 진로흥미유형이 실제 생활에서 어떤 양상으로 발현되는지 성찰하며 심리검사 결과와 자기 모습의 연결을 시도해볼 수 있다. 양은주 교수는 “진로 고민은 단순히 어떤 직업을 선택할지를 넘어 어떠한 삶을 살기 원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라며 “이런 고민을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할지 막막한 학생들에게 진로탐색 교과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글│김예정 기자 breeze@

일러스트|장정윤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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