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19 13:32 (금)
[시론] 윈윈으로 나가는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
[시론] 윈윈으로 나가는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
  • 고대신문
  • 승인 2019.03.11 2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석수 교양대 교수·한국외대
김석수 한국외대 교수

 

  19921222일 수교 이후 한국과 베트남은 27년간 그 범위와 내용적 측면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해 오고 있다. 양국은 상호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역사적 문제에 대한 평가를 뒤로 하면서 이념적 차이와 사회 시스템의 간극을 극복하고 있다. 한국은 냉전시대에 베트남의 적국이었으나 양국은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mutual strategic cooperative relationship)를 강화하는 중이다. 이것은 한국과 베트남이 윈윈전략(win-win strategy)을 채택하는 것이 상호이익이라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에 베트남을 감동시킨 박항서 축구 감독에 대한 열풍이 한국에 대한 베트남 국민들의 인식을 크게 개선시켰다. 축구는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특히 남성들이 열광하는 종목이다. 베트남의 젊은 층과 여성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음악, 음식, 화장품 중심의 한류가 한국인 박항서 감독을 통해 스포츠로 영역이 확장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베트남의 인식 변화의 배경에는 박 감독의 역할도 크지만 베트남 경제에서 한국 기업이 차지하는 역할이 지대하다. 2018년 말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숫자는 7000개가 넘는다. 베트남 수출의 35%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다. 주한 미군이 한국 안보의 핵심인 것처럼 베트남은 삼성전자를 경제 안보의 핵심으로 인정하고 자부심을 갖고 있다.

  베트남은 자조와 생존전략을 위해 ‘3불정책을 최우선 대외정책으로 설정했다. ‘3불정책의 핵심은 강대국과 동맹관계를 체결하지 않고, 자국 영토에 외국군을 주둔시키지 않고, 더 나아가 다른 국가를 침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베트남은 역사적·지정학적 위협 세력인 중국, 전쟁을 치렀던 미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 등의 경제력을 활용하는 편승전략(bandwagon strategy)을 쓰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위협에 대비한 국가안보를 위해 적대국이었던 미국, 한국, 일본, 호주, 인도 그리고 러시아를 관여시킨 균형전략(balancing strategy)을 펼친다. 이를 통해 경제 성장과 안보 확보를 이뤄나가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 놓인 50년 묵은 과거사의 앙금은 박 감독의 매직도 완전히 씻어내지는 못한다. 물론 베트남 축구 대표팀의 선전으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베트남 사회의 이미지가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한국의 베트남전 참전과 민간인 학살에 대한 상처, 베트남 결혼 이주자에 대한 냉대와 폭력 그리고 베트남 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 등으로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전히 남아 있다. 베트남 정부는 한국과 미국의 베트남 전쟁에 대한 사과는 자신들이 승전국이기에 공식적인으로 받아들이진 않는다. 하지만 베트남은 민간과 개인 차원의 사과와 보상은 기꺼이 인정하고 있다. 국제정치에서 경제 분야의 교류가 왕성해지면, 그 다음은 그 지역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느냐가 관건이 된다. 현재 젊은 베트남 사람들이 꼭 방문하고 싶은 국가가 한국이고, 베트남의 중부 도시인 다낭은 이제 한국인의 국민 관광지가 되었다. 베트남에 온 한국인들이 경제적 수준 차이를 이유로 현지인들을 간혹 노골적으로 무시하곤 한다. 이제 이 같은 태도는 근절돼야 할 행동이다.

  20183월 한·베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양국 사이의 불행한 역사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한국 대통령의 사과 표시 발언에 베트남의 쩐 다이 꽝 주석은 한국 정부의 진심을 높이 평가한다’ ‘과거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더 노력해주길 바란다그리고 베트남 사람들에게 그 과거는 선명하게 기억되고 있는 현재라고 답변했다. 베트남 국민이 지난 27년간 한국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면서 한국과 한국인을 향한 깊은 애정이 자라나는 것은 확실하다. 이제 한국과 베트남 관계는 역사적 경험을 넘어서 필연적으로 개선될 수밖에 없다. 박 감독이 그 발전 시기를 크게 앞당긴 것도 사실이다. 베트남인 사이에서 한국인은 마음이 따뜻하고 근면·성실하며, 가족 친화적이고 의지가 강하며, 열정적인 국민이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는 중이다. 베트남과 한국은 지금의 우호적인 기세를 살려 더욱 윈윈의 관계로 나가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