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도우미 체험 교육이 154.18기념관 지하 2층 소극장에서 열렸다. 이론 중심이었던 도우미 사전 교육에 이번 학기부터는 휠체어를 직접 타보고, 안대를 쓴 채 계단을 올라가는 체험 교육이 추가됐다. 교육에는 올해 1학기에 활동하게 될 15명의 장애학생 도우미가 참여했고, 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 박철현 주무관이 2시간 동안 교육을 진행했다.

 

  사소한 장애물도 큰 어려움일 수 있어

  장애학생의 일상을 체험하기에 앞서 시각장애인 지팡이 사용법’, ‘휠체어 이동법등의 기초 교육이 이뤄졌다. 우선 시각장애인을 위한 지팡이 사용법에 대한 설명으로 교육이 시작됐다. 이후 휠체어를 높은 턱 위로 넘기는 방법을 알려주는 박철현 주무관의 설명이 이어졌다. “양 손잡이를 잡고 누름대를 발로 누르며 작은 바퀴를 올리고, 허벅지로 큰 바퀴를 올려야 합니다.” 체험 교육을 위한 기초 안내는 1시간가량 진행됐고, 도우미들은 박 주무관의 마지막 당부를 끝으로 기본교육을 끝마쳤다. “도우미 활동에는 정답이 없어요. 그저 장애학생들의 요구에 맞춰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예요.”

  이후 소극장 밖 복도에서 이뤄진 휠체어 체험 교육에서는 대부분의 학생이 경사로를 올라갔다 내려오는 데 애를 먹었다. 핸드림(바퀴를 움직이는 손잡이)을 밀며 씩씩하게 출발한 송민석(생명대 식자경18) 씨는 하마터면 경사로 입구에서 뒤로 넘어질 뻔했다. “근로장학생분이 잡아주신 덕에 위기를 면했어요. 이동이 힘든 지체장애인들께는 가벼운 경사로도 큰 어려움이라는 걸 절실히 깨닫습니다.” 전태현(경영대 경영17) 씨도 휠체어 체험에 진땀을 흘리긴 마찬가지다. “경사로를 내려올 때, 휠체어 무게중심을 잡기가 특히나 어려웠어요. 이 체험을 통해 장애인 분들을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지 알게 됐습니다.”

시각장애 체험 중인 도우미 학생이 안내인에 의지해 천천히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시각장애 체험 중인 도우미 학생이 안내인에 의지해 천천히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 이제 안대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21조로 줄 서주세요.” 박철현 주무관의 안내와 함께 지하 2층 계단 앞에서 시각장애 체험이 시작됐다. 2명씩 짝지어 줄 선 학생들은 각자 장애학생과 안내인 역할을 나눠 맡았다. 안내인 역할을 맡은 학생은 체험 학생의 반 보 앞에 붙어 계단 오르는 것을 도왔다. ! ! 땅을 두드리는 지팡이 소리와 함께 안대로 눈을 가린 학생들이 조심스럽게 걸음을 내딛었다.

  “2m 전방에 계단 있어요.”, “앞 사람과 바짝 붙어 있어서 조금만 천천히 갈게요.” 안내인 역할을 맡은 학생들은 체험 학생이 다치지 않게 끊임없이 말로 안내했다. 이번 학기 처음 도우미로 활동하게 된 김소진(문과대 사학17) 씨는 눈을 가리고 시각장애 체험을 했던 게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앞이 안 보이니까 계단 오르기가 훨씬 더 무섭더라고요.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 몸으로 겪는 건 역시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고정관념 없이 장애 인식하는 자세로

  체험 교육 이후에는 장애 인식 개선교육이 이어졌다. 박철현 주무관은 편견이 차별로 발전한다애초에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장애인 중 88.1%가 후천성 장애인이라며 장애가 누구한테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장애학생들을 긍정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에 참가한 도우미들 사이에서는 이론과 체험이 결합된 이번 사전 교육이 장애학생들을 이해하고 도우미 활동을 하는데 좋은 지침이 됐다는 의견이 나왔다. 휠체어를 처음 타 봤다는 하태희(문과대 국문16) 씨는 사전 교육에서 활동 보고서와 같은 문서 작성법만 가르쳐주는 줄 알았다장애학생들의 일상을 잠깐이나마 경험함으로써 도우미 활동을 어떻게 할지 방향성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송민석 씨는 시각장애 체험을 할 때 저를 안내해 준 학생 분이 친절해서 마음 편하게 믿을 수 있었다도우미 활동을 할 때, 좀 더 성실하고 친절하게 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박성수 기자 fourdollars@

사진조은비 기자 juli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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