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중앙광장 지하에 위치한 GS25 중앙광장점 매대에 부착된 AAC 상징판의 모습
본교 중앙광장 지하에 위치한 GS25 중앙광장점 매대에 부착된 AAC 상징판의 모습

  편의점 매대 앞, 점원에게 향하는 발걸음이 못내 무거운 사람들이 있다. 발화를 통한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들이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 일상적인 순간에도 부담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 본교생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바로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대체의사소통수단을 고민하고 있는 프로젝트 CommA’.

 

  모두가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CommA’‘Communication Able’의 줄임말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본교 사회공헌실전경영학회 인액터스(enactus)’에 속한 5명의 학생이 기획한 프로젝트 CommA’AAC(Augmentative Alternative Communication, 보완대체의사소통)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제도적, 사회적 기반의 마련을 목표로 한다.

  AAC, 즉 보완대체의사소통이란 발화를 이용한 소통이 힘든 사람들이 말을 대체해 사용할 수 있는 여러 형태의 의사소통 방법을 뜻한다. 간단한 몸짓을 사용하거나, 그림과 문자로 표현된 의사소통 상징판, 음성까지 결합된 전자도구를 활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프로젝트 구성원인 김혜원(보과대 보건정책17) 씨는 현재 AAC에 대한 이해가 높은 핀란드, 일본 등의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AAC 사용에 있어 물리적 여건과 인식적 기반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AAC의 제반 여건이 충분하지 못한 국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프로젝트 CommA’AAC가 자유롭게 활용될 수 있는 공간인 ‘AAC ZONE’을 확장하는 사업을 중심으로, 지난해 9월부터 활발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국내 최초 AAC 전문기관인 사람과 소통과 힘을 합쳐 마포구 일대 편의시설에 AAC 상징판을 배포하고, 다양한 상징 표현들이 세세히 정리된 책을 특수학교에 배포하는 등 ‘AAC ZONE’ 설치에 참여했다.

 

  우리학교 편의점은 ‘AAC ZONE’

  ‘프로젝트 CommA’는 교외 차원의 활동뿐 아니라 학내와 학교 근처의 편의시설에서도 AAC가 이용되록록 노력중이다. 학생들이 많이 찾는 ‘GS25 고대중앙광장점을 포함한 교내외 편의점에 AAC 상징판을 부착해 편의점 직원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간의 소통을 돕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부착을 시작해 현재 본교 민주광장, 교육관, 안암역에 위치한 편의점 등 교내외 10곳에 AAC 상징판이 비치돼있다.

  현재 부착돼 있는 상징판에는 가격을 묻는 것부터 영수증 전달, 비닐봉지 제공, 교통카드 충전 등 편의점 이용에 필요한 간단한 대화들이 그림과 문자로 표현돼있다. 만약 영수증을 버려달라고 말하고 싶을 때는 영수증 버려주세요라고 적힌 부분을 손으로 가리키기만 하면 된다. 또한 사용자가 발화가 힘든 장애인임을 감안해 ’, ‘구급차’, ‘경찰등 위급상황에 필요한 대화들도 함께 적혀있고,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을 고려해 영어, 중국어로 번역된 상징판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번에 AAC 상징판을 부착한 ‘GS25 고대민주광장점사장 장광일(·50) 씨는 영어를 못해 외국 학생들을 대할 때 힘든 점이 있었다상징판이 간단한 그림으로 구성돼있어서 앞으로 장애 학생이나 외국 학생과의 의사소통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선영 본교 장애인권위원회 위원장은 교내에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 학생은 소수지만, 소수 속의 소수는 더더욱 소외되고 필수적인 도움이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장애 학생 스스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는 것은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CommA’ 측은 비록 학내에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 학생들이 많지는 않지만, 외국인을 포함해 의사소통이 어려운 모든 이들을 위한 의미 있는 시도를 학내에서부터 시작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학생식당, 학내 패스트푸드점, 학교 행정실에서 안암 상권까지 ‘AAC ZONE’을 확장할 계획이다.

 

글 | 이선우 기자 echo@

사진 | 조은비 기자 juli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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