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거리제가 열리고 있는 농심국제관 앞 중앙광장의 모습
동아리거리제가 열리고 있는 농심국제관 앞 중앙광장의 모습

 

  농심국제관 앞 중앙광장에서 락 밴드 동아리 무단외박의 어쿠스틱 기타 선율이 들려온다. 다음 수업을 위해 빠르게 걷다보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가오나시 분장을 한 학생이 뽑기를 권유하며 다가오기도 한다. 12일과 13, 39대 세종캠 동아리연합회(회장=이창민, 동연) ‘두드림이 기획한 동아리 거리제가 열려 캠퍼스엔 축제와 같은 광경이 펼쳐졌다.

  올해 동아리 거리제에 참여한 23개의 동아리는 신입회원 모집을 위해 각 동아리의 성격을 반영한 특색 있는 활동들을 준비했다. 삼삼오오 중앙광장을 지나가던 19학번 신입생들은 행사에 관심을 보이며 부스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관심 있는 동아리를 찾은 학생들은 그 자리에서 입회신청서를 쓰기도 했다.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부스는 서예화, 사군자, 캘리그래피 작업을 하는 동아리 서화회였다. 서화회 부원들은 신입생들의 입학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입학원서를 직접 펜으로 써서 나눠줬다. 캘리그래피로 이름 시, 예쁜 문구, 좌우명 등을 적어주기도 했다. 이름 시가 적힌 종이를 받은 양희서(글로벌대 중국학19) 씨는 캘리그래피 글씨가 너무 예뻐서 동아리에 가입해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맞은편에 위치한 농구 동아리 고농회의 부스도 게임에 참여하려는 학생들로 붐볐다. 고농회는 작은 미니 농구 골대에 테니스공을 넣으면 소정의 상품을 증정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테니스공 한 개를 넣어 상품을 받은 최정민(과기대 자유공학19) 씨는 작은 골대에 공을 넣는 게 힘들긴 했지만 하나라도 성공하니 기쁘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번 동아리 거리제에 참여한 신입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박희정(글로벌대 글로벌학부19) 씨는 동아리 방에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광장에서 여러 동아리의 정보를 알 수 있어 편했다고 말했다. 이어진(과기대 식품생명19) 씨는 다양한 동아리들이 무슨 활동을 하는지 한 번에 볼 수 있어 동아리 선택에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날씨는 동아리 거리제를 도와주지 않았다. 행사 전날 비가 내려 평균 기온이 4도가량 떨어졌고, 행사 당일에는 강풍이 불어 부스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비가 내린 첫날 오후에는 부스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추위에 떨며 행사를 즐겨야 했고, 각 동아리 부원들은 바람에 날아가는 종이벽보를 잡거나 위태롭게 흔들리는 천막을 지탱하는 데 힘써야 했다.

   천체관측 동아리 별빛항해회장 최안나 씨는 달과 별을 학생들이 직접 망원경으로 관측하는 관측회를 열려 했으나 날씨로 인해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불교 동아리 고불당회장 박태건 씨도 날씨를 미리 감안해 야외에 부스를 설치하기 보다는 학생회관에서 홈 파티와 같은 형식으로 행사를 진행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창민 동연회장은 날씨로 인해 부스 운영에 차질이 생겨 아쉽다이번 주가 동아리를 홍보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시기라 판단해 흐린 날씨에도 행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김군찬 기자 al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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